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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모으는 한·중·일 투자 펀드 - 신흥국·선진국 대표주자 묶음 투자

관심 모으는 한·중·일 투자 펀드 - 신흥국·선진국 대표주자 묶음 투자

3개 펀드 지난해 평균 수익률 11% … 올 들어선 마이너스 고전



신한금융투자는 2월 한국·일본·중국 3개 증시에 투자하는 ‘아시아포커스’ 롱숏 펀드를 내놨다. 롱숏은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을 매수하고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을 매도하는 전략을 말한다. 그동안 출시된 해외 펀드는 대개 신흥시장이나 선진국처럼 지역별로 묶었다. 이와 달리 신한금융의 이 펀드는 신흥시장과 선진국의 종목을 합쳐 운용한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부분 국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이를 담보로 주식과 스왑거래를 통해 롱숏전략을 구사한다. 펀드의 운용은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맡았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세 나라는 철강·전자·해운 등 모든 업종에서 경쟁 관계인 만큼 국가별로 롱숏 포지션을 조정해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중국 양적완화 축소 영향 제한적최근 한·중·일 3개국에 투자하는 펀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시아 국가 중 경제가 탄탄한 나라들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블룸버그 마켓에 따르면 올해 가장 투자 유망한 신흥국으로 중국과 한국이 각각 1위와 2위로 선정됐다. 일본은 선진국 중에 투자 유망한 나라로 미국·유럽과 함께 꼽혔다.

김의년 한국투자신탁운용 AR운용팀장은 “일본이나 중국은 현재 제로 금리 수준이어서 대차비용이 굉장히 싸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한국보다 시장규모가 5배 큰 일본, 4배 큰 중국으로 투자 범위를 넓히면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시간대에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월 13일 현재 설정된 한·중·일 펀드는 3개다. 3개 밖에 되지 않지만 수익률은 괜찮은 편이다. 이 펀드들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11%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2.4%)와 해외 주식형 펀드(-0.5%)보다 수익률이 훨씬 높다. 이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펀드는 신영자산운용의 ‘신영한중일밸류증권투자신탁(주식)Class A’로 14.7%의 수익률을 냈다. 이 펀드는 한국과 중국, 일본 3개국의 저평가된 가치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펀드의 가장 특징은 현지의 운용사와 제휴해 전문성을 높였다는 점이다. 일본의 대표 자산운용사인 스미토모미쓰이자산운용이 일본 주식 투자를, 중국 투자은행(IB)인 차이나인터내셔널캐피털(CICC)이 중국 증시 투자를 각각 전담하고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전무는 “해당 국가별 운용사들과 제휴를 통해 최적의 종목을 발굴하기 때문에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보다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 나라의 대표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유진자산운용의 ‘유진AIZ 한중일굿초이스 펀드’다. 2011년 일본에서 현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출시된 이 펀드는 유진자산운용이 위탁운용하고 있다. 이 펀드는 한·중·일 3개국의 동종 대표종목을 세트로 묶어 유망한 종목에 투자하는 ‘페어트레이딩’ 투자기법을 구사한다. 이를테면 한국 현대차와 일본 도요타, 중국 둥펑자동차 중에서 수익률 전망이 좋은 종목에 투자하고 상황이 바뀌면 갈아타는 식이다.

투자 비중은 그때그때 달라지지만 한·중 양국 기업 비중이 대부분 70%를 넘는다. 유진자산운용 관계자는 “올 들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여파로 연초 이후 수익률이 떨어지긴 했지만 각 나라의 대표 기업들로 성장 가능이 커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미국이 매월 750억 달러인 양적완화 규모를 2월부터 650억 달러로 추가로 줄이기로 하면서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 신흥국들은 금융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발표한 후 1월 한 달 동안 인도 주가는 3.1%, 태국은 4.2% 떨어졌다. 이와 달리 한국은 1.3% 하락에 그쳐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한국과 중국이 올해 아시아권에서 투자 전망이 밝다고 전망했다. 이웬 카메론 왓트블랙록 최고투자전략가는 “신흥시장 중에는 한국과 중국 주식이 매력적”이라며 “특히 한국은 세계 경제회복의 수혜를 받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실업률 6년 만에 최저중국도 꾸준한 경제 성장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많다. 리커창 총리는 3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7.5%로 제시했다.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는 3년 연속 같은 수치다. 최근 중국은 경제의 무게중심을 공공 부문에서 민간 부문으로 옮기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개혁 정책이 진행될수록 시장이 가격의 결정권을 갖게 되고 기업은 더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게 된다.

중국계가 인수한 증권사 크레디리요네(CLSA)는 “중국 경제는 성숙기로 진입하고 중국 시장 개방 폭이 넓어진 만큼 중국의 민간기업이 중국 경제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지난해 상반기 중국 공기업들은 전년 대비 5% 성장에 그쳤지만 민간기업들의 이익은 16% 증가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중국 경제의 최대 위험 요소로 꼽히는 과잉생산과 지방정부 부채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올 들어 일본은 한국·중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편이다. 일본의 일본은 경제회복을 위해 유동성을 시중에 푸는 금융완화 정책으로 지난해 엔화 가치가 20% 떨어졌다. 엔화 약세로 일본의 1월 경상수지는 1조5890억엔(약 16조412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통계를 작성한 1985년 이후 최대치다. 엔저(低)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는 미진한 반면 수입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서다.

또 지난해 40% 오른 일본 증시는 2월까지 10% 가까이 하락했다. 이에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 경기를 부양하는 아베노믹스의 성장 엔진이 꺼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아베노믹스 시행에도 민간소비나 투자가 별로 늘어나지 않으면서 일본 경제의 자생력이 회복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엔저 현상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최근 양호하게 발표되는 경제지표와 기업의 실적도 기대를 걸게 하는 요인이다. 주택 가격과 산업생산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1월 실업률은 3.7%로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파나소닉·도요타·히타치는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3개국이 유망하긴 하지만 투자할 때 유의할 점도 있다. 해외펀드는 대부분 세계 경제나 자국의 정치 상황에 영향을 받지만 한·중·일 펀드는 세 나라 관계의 특성상 특히 서로의 정치·경제·외교 관계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국 경제가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편인만큼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가 한국 경제에 위협 요소가 될 수가 있다.

톰 번 무디스 수석부사장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치인 7.5% 아래로 떨어진다거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을 밑돌면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는 제조업 동향과 변화를 측정하는 지표로 50 미만일 경우에는 경제 수축을 의미한다.

또 일본과 수출경쟁 관계인 한국의 전기전자·자동차 부문 대기업들이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 가격경쟁력에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달러당 엔화 가치가 100엔, 100엔당 원화 가치가 1000원이 됐을 때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2%포인트 줄어들고 경제성장률이 1.8%포인트 하락한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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