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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몰리는 오피스텔 시장 - 원룸은 대학가, 투룸·쓰리룸은 신도시 유리

돈 몰리는 오피스텔 시장 - 원룸은 대학가, 투룸·쓰리룸은 신도시 유리

3월 15일 서울 마포 한강 2차 푸르지오 오피스텔 견본주택을 찾은 투자자들. / 사진:중앙포토
지난 3월 서울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3구역에서 분양한 센트라스. 센트라스는 아파트와 오피스텔로 이뤄진 단지다. 이런 경우 보통 오피스텔은 아파트 전이나 후에 따로 분양한다. 아파트에만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센트라스 분양팀은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동시에 내놨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오피스텔 ‘센트라스 비즈’는 243실 모집에 하루에만 5000여건의 청약이 접수됐다. 이른바 대박이 난 것이다. 분양 관계자는 “최근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 모험을 했는데 예상한 것 이상으로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지난 3월 서울 마포구 합정동 일대에 분양한 ‘마포 한강 2차 푸르지오’ 오피스텔은 448실(전용면적 23∼25㎡) 모집에 6000여명이 몰리면서 평균 13.7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상도종합건설이 최근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역 7블록에 선보인 총 512실(전용면적 19㎡) 규모의 ‘은평 미켈란’도 한 달도 안 돼 100% 계약을 마쳤다.
 분양 열기에 기존 오피스텔 가격도 올라
오피스텔의 인기가 오르면서 늦은 밤 시간에 오피스텔 견본주택에서 상담 받는 직장인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새로운 풍경이다. 서울 은평구의 한 오피스텔 분양 관계자는 “최근 분양한 오피스텔의 경우 전체 계약자 가운데 30대의 비율이 20∼30%에 이른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아파트보다 저렴한 오피스텔을 사서 임대수익을 얻으려는 젊은층, 특히 직장인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이쯤이면 열풍이라고 해야 맞겠다.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1%대로 내리면서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신규 분양 단지엔 뭉칫돈이 몰리고, 기존의 낡은 오피스텔은 몸값이 쑥 올랐다.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제부터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지난해 4분기보다 0.12% 올라 2012년 1분기 이후 3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수도권은 서울이 0.1%, 경기가 0.24% 각각 상승했다. 지방 역시 부동산 열기가 뜨거운 대구(0.62%)와 부산(0.2%)이 많이 올랐다. 매매가격이 오르는 데는 월셋값 상승이 한몫했다. 오피스텔 월세 가격은 0.07% 올랐다. 수도권에서는 경기(0.16%)·인천(0.03%)·서울(0.02%) 순으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셋값도 0.48%나 상승했다. 오피스텔 시장에서는 임대인들이 월세를 선호하기 때문에 월세 위주로 매물이 공급되고, 이 때문에 오피스텔 전셋값은 연일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분양도 잘 되고 기존 오피스텔 몸값도 오르고, 임대료도 상승 중이지만 임대수익률은 하락세다. 투자 대비 임대수익률은 여전히 약세다. 지난 1분기 전국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5.78%로 전 분기(5.81%)보다 또 낮아졌다. 수도권에서는 인천(6.24%)·경기(5.79%)·서울(5.38%) 순으로 수익률이 높았고, 지방에서는 제주(10.79%)·대전(7.42%)·광주(7.23%)·대구(6.23%)·부산(5.89%) 순이었다. 저금리 시대에 5%대 수익률도 높은 편이지만, 각종 세금과 준조세, 중개수수료 등 부대비용을 더하면 임대수익률은 연 2~3%대로 확 떨어진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데 있다. 당분간 임대수익률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우선 공급이 많다. 당초 전망과 달리 올해 오피스텔 신규 공급물량이 지난해 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부터 3월까지 분양한 오피스텔은 9317실에 이른다. 1분기 기준으로 보면 2012년(8306실), 2013년(4166실)보다 많고 지난해(9508실)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러한 수치는 올해 초 오피스텔 공급이 다소 줄어들 것이란 전망과 배치된다. 오피스텔 공급이 이미 과잉 수준이기 때문에 올해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까지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 업계에서 지배적이었다.
 공급 줄어들지 않아 임대수익률은 주춤
하지만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공급량은 그다지 줄지 않은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오피스텔 공급은 아파트처럼 연간 계획이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개 분양 2~3달 전에 분양 계획이 확정되는데, 분양 경기가 좋으면 예상과 달리 분양 물량이 확 늘어나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1분기 추세라면 올해 오피스텔 신규 공급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늘어 날지도 모른다. 오피스텔 분양 물량은 2012년 3만7196실, 2013년 3만4989실, 2014년 3만3137실로 최근 몇 년 간 매년 3만실 이상이 공급돼 왔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올해 사상 최대 분양 물량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분양가도 뛰고 있다. 2010년을 정점으로 꾸준히 약세를 보이던 서울 오피스텔 분양가격은 지난해부터 주택 거래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올해 1분기 경기도 오피스텔 분양가는 계약면적 기준 3.3㎡당 평균 87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53만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도 193만원이 올라 3.3㎡당 평균 1343만원이었다.

기준금리가 1%대인 상황에선 수익률이 어쨌든 연 2~3%만 돼도 매력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2~3%대 수익이라도 얻기 위해선 좀 더 꼼꼼한 투자 계획이 필요하다. 특히 지역별 수급 상황과 오피스텔 크기별 장단점을 잘 파악해야 한다. 요즘 오피스텔 시장에선 초소형의 원룸뿐 아니라 투룸·쓰리룸의 소형이 많이 나온다. 과거엔 원룸이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엔 투룸·쓰리룸이 분양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그런데 이 초소형과 소형은 크기뿐만 아니라 성격이 달라 투자 때 유의 해야 한다. 임대수익률은 원룸인 초소형이 유리한 편이다. 보증금보다는 월세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가락동 A오피스텔의 경우 보증금 1000만원을 기준으로 원룸인 30㎡는 월세가 70만원, 투룸인 56㎡는 월세가 110만원 선이다. 매매가격은 30㎡가 1억5000만원 선, 56㎡가 3억1000만원 정도한다. 단순히 투자비 대비 임대수익률이 30㎡는 연 5.6%, 59㎡는 연 4.2%대인 셈이다.

투룸·쓰리룸의 임대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약세인 건 수요층이 ‘가족’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임대주택관리회사인 라이프테크 박승국 사장은 “세대를 이루고 있는 가족이라면 월세 지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투룸·쓰리룸은 원룸에 비해 보증금이 높고 월세가 낮게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임대 안정성에선 단기 임대가 많은 원룸보다 투룸·쓰리룸이 높은 편이다. 가락동 A공인 관계자는 “원룸보다 주거 만족도가 높고 가족 단위인 만큼 임대차 기간(2년)을 꽉 채우는 예가 많다”고 말했다. 그만큼 공실 부담이 적다는 얘기다. 이남수 신한금융센터 부동산팀장은 “원룸은 대학가나 업무시설 밀집 지역이, 투룸·쓰리룸은 신도시 등 주거 쾌적성을 갖춘 곳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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