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제도 어떻게 바뀌나] 변동금리 선택하면 대출 규모 줄어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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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제도 어떻게 바뀌나] 변동금리 선택하면 대출 규모 줄어

[주택담보대출 제도 어떻게 바뀌나] 변동금리 선택하면 대출 규모 줄어

‘갚지 못할 사람은 미리 가려내서 갚을 만큼만 빌려주고, 빌리자마자 최대한 원금부터 나눠 갚게 한다’. 2016년 변경될 주택 담보대출 제도의 원칙을 요약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금융 당국은 ‘가계부채 관리방향 및 은행권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서울·수도권은 2016년 2월부터, 비수도권은 2016년 5월 2일부터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스트레스 DTI 80% 넘어서면 고정금리 대출만

이번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에서 중요한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거치기간을 없애고 원금과 이자를 분할 상환해야 하며, 대출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첫째, 매달 이자만 갚아나가고 원금은 갚지 않는 기간인 거치기간의 단축이다. 현재 거치기간은 3~5년가량 되지만 앞으론 1년 이내로 단축된다.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큰 대출의 경우에만 심사를 강화해 거치기간을 용인하되, 원칙적으로 1년 이내 분할 상환 대출 방식만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적지 않은 사람이 주택 담보 대출금은 가능한 많이 받고 일단 이자만 갚다가 집값이 상승하면 원금은 집을 팔아서 갚는 식으로 부동산에 투자했다. 거치기간이 끝나도 집값이 오르지 않으면 다른 은행의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타는 식으로 다시 이자만 내는 관행이 반복됐다. 하지만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 이자와 원금을 동시에 갚아나가야 하기 때문에 대출을 지금처럼 쉽게 받을 수 없다.

둘째, 변동 금리 대출 비중을 낮추기 위한 제도인 일명 ‘스트레스 금리(stress rate)’ 도입이다. 스트레스 금리는 대출 시점 이전 3~5년 간 금리에 앞으로의 금리 인상 리스크를 반영한 지표다. 2016년 스트레스 금리는 연 2.7% 안팎으로 예상된다. 스트레스 금리를 토대로 이를 총부채상환비율(DTI)에 적용한 ‘스트레스 DTI(상승가능금리)’가 적용될 경우 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 2016년부터 스트레스 DTI가 80%를 넘어설 경우, 대출 규모를 80% 이하로 줄이거나 고정금리 대출만 가능하다. 여기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라는 지표도 도입된다. 현행 DTI는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에 기타 대출 이자 부담을 합쳐 산정하는데 비해, DSR은 기타 부채의 원금 상환 부담까지 고려해 산출하는 지표다. 신용대출, 자동차할부 등 다른 대출금 규모도 합산해 연소득 대비 상환 부담을 따진다. 때문에 DTI보다 DSR 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금융위원회는 대출 심사 과정에서 DSR을 직접적인 지표로 사용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새로 만들어지는 지표인 만큼 대출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셋째, 주택 대출의 심사 원칙이 담보 능력 심사에서 상환 능력 심사 위주로 변경된다. 그간 주택담보대출의 대출 규모는 주택의 가격이 상당히 큰 영향을 미쳤다. 주택 가격이 비쌀수록 대출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대출받는 사람의 소득이나 채무 상환 능력을 보고 대출 규모를 결정한다. 만약 담보 주택의 가치가 높더라도 대출자의 소득이 낮으면 대출 한도가 줄어들거나 고정금리 대출만 가능해진다. 쉽게 말해 돈 갚을 능력을 보겠다는 의미다. 따라서 소득 증빙이 까다로워진다. 그간 신용카드 사용액이나 임대소득 등을 입증하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원천징수영수증·소득금액증명원 등 객관적 자료로만 소득 입증이 가능하다. 불가피할 경우 신용카드 사용액 등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이럴 경우 거치기간 1년 이내의 분할 상환 대출만 가능하다. 신규 주택 구입이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 60% 이상인 고부담 대출도 1년 이내 분할 상환 대출만 가능하다. 또한 주택 두 채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이 또 다시 세 번째 주택에 대출을 신청하더라도 1년 이내 분할 상환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겠다는 의도다.

이렇게 주택담보대출을 강화한 이유는 가계부채 부담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주택담보대출 관행이 가계부채를 늘리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이번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실제로 가계 부채는 2015년 9월 말을 기준으로 1102조원에 이른다.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 현재 연간 신규 주택담보대출 규모인 약 126조원의 20%가량인 약 25조원 정도가 강화된 주택담보대출의 적용을 받을 것이라는 게 금융위원회의 추산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결국 주택담보대출을 받기가 더 까다로워졌다. 예컨대 연소득 3000만원인 직장인이 3억원짜리 주택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10년 만기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2억1000만원을 받는 상황(금리 연 2.5%)을 가정해보자. 첫째, 현재로선 원금 일시 상환이나 분할 상환 방식 중 선택할 수 있지만, 2016년부터는 원금과 이자를 분할 상환하는 비거치식만 선택할 수 있다. LTV가 60% 이상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예외 조항도 확인해야

둘째, 현행 DTI비율은 79.2%지만, 스트레스 DTI가 적용되면 DTI 비율은 89.9%로 증가한다. 이렇게 될 경우 대출 한도는 2억1000만원에서 1억8700만원으로 감소한다. 스트레스 DTI가 80%를 초과하면 그 이하로만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도 스트레스 금리인 연 2.7% 안팎으로 조정될 수 있다. 여기에 소득 증빙 역시 충실하게 준비해야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이런 조항을 전부 적용받는 건 아니다. 집을 담보로 단기 목적 생활 자금을 대출받는 사람이나, 대출이 낀 집을 상속받는 경우 예외 조항을 적용받는다. 아파트 분양을 받으면서 집단대출을 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집단대출은 LTV가 60%를 초과하더라도 DTI가 30% 이하라면 만기일시 상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쉽게 말해, 3억원을 집단대출 받는 경우 연소득이 5800만원 이상이라면 DTI가 30% 이하기 때문에 만기일시상환 방식으로 대출받는 게 가능하다. 이 밖에도 이미 거치식 분할상환대출을 받는 사람이 거치 기간을 연장하려고 대출을 갈아탈 경우 거치기간을 3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이번 대책이 주택담보대출 급증세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며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합동 대응팀을 구성해 여신대출 가이드라인 적용 관련 민원과 질의에 신속히 대응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 문희철 기자 moon.heechul@joins.com

☞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사람의 연간 소득에서 원리금과 다른 대출의 이자가 차지하는 비율. 현재 수도권 주택에 한해 DTI는 60% 이하로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을 받으면 DTI는 70% 이하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주택 가격 대비 대출금의 비율. 현재 LTV는 70% 이하로만 대출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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