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호화빌딩, 위험한 베팅일까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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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호화빌딩, 위험한 베팅일까

초고층 호화빌딩, 위험한 베팅일까

방콕 최고층 주상복합 건물이 역사적 개장을 눈앞에 뒀다. 태국의 부동산 거물 소라포즈 테칵라이스리가 최상위층 외국인을 겨냥해 감행한 6억 달러의 도박은 어떤 결과를 얻을까?태국의 유명 부동산 사업가 소라포즈 테칵라이스리(Sorapoj Techakraisri ·38)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때 방콕 최고층 건물의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최고층 건물은 방콕 아파트에 수백만 달러를 지불할 수 있는 부유층 외국인을 주요 고객으로 삼았다. 사람들은 테칵라이스리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가 30대의 젊은 사업가란 사실은 의심에 무게를 더했다.

그러나 77층짜리 마하나콘(MahaNakhon) 건설 프로젝트는 현재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9월에는 레지던스 첫 입주도 시작된다. 태국의 부유층 지구 실롬(Silom)/사톤(Sathorn)에 위치한 빌딩은 픽셀로 부서진 것처럼 보이는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유리 커튼이 내려진 것처럼 반짝이는 건물 외관은 층마다 반사와 색이 달라 부드러운 나선이 요동치는 듯 보인다. 벌써부터 각종 건축상을 휩쓸었고, ‘세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건물’ 순위에서 확실한 자리를 확보했다. 방콕 스카이라인을 장식하는 최고층 마천루 마하나콘에는 140만~1000만 달러까지 다양한 가격표를 붙인 리츠칼튼 레지던스 209실과 함께 매리엇 인터내셔널의 5성급 에디션 호텔(Edition Hotel), 화려한 부티크, 고급 레스토랑 등이 들어선다.

테칵라이스리가 마하나콘(‘방콕’의 태국어 이름)에 투자한 금액은 6억 달러다. 그는 방콕이 대대적 변신을 앞두고 있다고 믿는다. 태국 경제가 고전을 면치 못할 때에도 그의 이런 믿음에는 변화가 없었다. 방콕이 싱가포르의 뒤를 이어 동남아시아 메콩 지역의 금융허브가 되면, 마하나콘이 제공하는 초호화 편의시설을 이용할 최고 부유층 외국인이 밀려 들어올 것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신시장이 형성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그가 말했다. “최고 부유층은 쓸 돈도 많고 쓰려는 의지도 강하다. 우리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그렇다.”

테칵라이스리의 부동산 개발업체 페이스 개발(Pace Development)은 방콕에서 200㎞ 떨어진 해변 도시 후아힌(HuaHin)에서도 컨츄리 클럽 및 빌라 ‘마하사무트르(MahaSamutr)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들 외국인 계층의 수요를 충족시키려 한다. “우리 프로젝트 전에는 태국에서 이 정도 초호화 럭셔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금은 우리가 그 시장을 만들었다.” 그는 마하나콘 계약자들이 입주를 시작하면 페이스가 방콕 호화 부동산 개발시장에서 선두 굳히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블랙 수트에 화이트 셔츠를 깔끔하게 차려 입은 테칵라이스리의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보면 지난 7년의 불안한 세월이 상상도 가지 않는다.

태국의 정치경제 불안은 중저가 부동산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었지만, 고급 시장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내가 태어나고 벌써 7번째 쿠데타”라고 테칵라이스리가 한숨을 쉬었다. 그의 가족은 대대로 부동산 개발사업을 해왔다. “장기 투자자들은 정치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 이들은 태국의 미래가 밝다고 믿으며, 그 미래에 투자한다.”

실제로 방콕 초호화 부동산 시장은 호황을 맞이한 걸로 보인다. 포시즌스나 산시리(Sansiri), 만다린 오리엔탈, 세인트레지스 등 경쟁업체 또한 페이스의 뒤를 따라 고급 콘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가격 범위는 평방미터당 8400~9900달러로 비슷하다. 부동산 중개업체는 2019년까지 초호화 아파트 2400호가 방콕에서 입주를 시작할 것이라 추산했다. 부동산 개발업체 CBRE 타일랜드의 알리와사 팟나다부트르 전무이사는 구매자 대부분이 태국인이며, 이 중 다수는 이전의 30년 임대 갱신 계약과 달리 새로 부여된 콘도 자유 보유권 혜택에 이끌려 침실 2~3개를 갖춘 콘도를 매입하려는 젊은 세대라고 말했다. 이들 젊은 세대는 어렸을 때 자라난 전통가옥보다 서구식 콘도에 거주하는 걸 선호한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건물’ 완공
그러나 페이스 개발은 외부 부동산 중개업자의 판매 대행 제안을 무시하고 처음부터 외국인 투자자를 염두에 두고 분양을 시작했다. 싱가포르와 홍콩, 두바이 등지에서 로드쇼를 하며 계약금 및 인지세 인상으로 부동산 과열을 막으려는 각국 정부 규제를 피해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이들을 대상으로 홍보를 했다. 마하나콘은 지금까지 70%가 분양됐다. 이 중 3분의 1은 국내 투자자이고, 나머지는 싱가포르, 홍콩, 유럽이 차지한다. 이들보다 비중은 작지만, 중동과 북미, 대만 투자자도 있다. 페이스 개발은 공사가 완공되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나머지 물량은 완공 이후 매도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 홋카이도에 초호화 콘도 2개 단지와 리조트 단지 1개를 건설 중이다.)

테칵라이스리의 비전은 21세기 초입부터 시작됐다. 태국 유명인사를 취재하는 잡지 기사에 정기적으로 등장하며 유명해진 그는 좋은 입지를 확보해 훌륭한 건축가와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프로젝트를 맡기면 부유층은 비싼 가격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의 가족은 중저가 부동산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L.P.N 개발을 운영하고 있다. 아버지 수멧을 최대 주주로 두고 어머니 유파와 외가쪽 친척 두 명을 이사회 임원으로 둔 L.P.N 개발은 2008년 포브스 아시아가 꼽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연매출 10억 달러 미만 기업 중 최고 상장사 순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편안한 자리를 마다하고 나와 2003년 독립 사업체를 세웠고, 최종적으로는 마하나콘 빌딩으로 모습을 갖춘 개발 계획을 시작했다.

테칵라이스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고급 부동산 개발 시장에서 자신만큼 유명인사였던 독일 건축가 올레 쉬렌(Ole Scheeren)을 섭외해 마하나콘 설계를 맡긴 것이었다. 올레 쉬렌은 베이징의 아이콘이 된 CCTV 건물을 설계하며 베이징에서 유명세를 얻은 스타 건축가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건설 계획은 수없이 지연됐고, 착공은 2011년이 되어서야 시작됐다. 2년 뒤 단기 투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그는 과감하게 IPO를 결정했다. 타이밍은 좋지 않았다. 정치 가두시위로 주가는 상장 첫날 13% 하락했다. 그런데 2014년 3월 페이스는 숨통을 틀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토지 자유보유권 매입에 성공한 것이다. 덕분에 회사 주가는 3배나 급등했고, 지지부진했던 분양도 순조롭게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테칵라이스리는 거침 없이 나아갔다. 2014년 미국 식품 체인점 딘앤델루카(Dean & Deluca)를 인수한 것이다. 리스크가 컸지만 테칵라이스리는 그 전해 12월에 있었던 아세안 경제공동체(ASEAN Economic Community) 창설에 용기를 얻었다. 경제공동체가 자리를 잡으면 아세안 10개 회원국간 재화와 서비스, 노동, 자본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6억 명의 소비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는 방콕이 아세안 경제공동체의 대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태국과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외국인 고위 경영진이 방콕을 본거지로 삼을 거라는 예상이었다. 그는 말했다. “동남아시아는 다른 어떤 지역보다 눈부신 성장을 할 것이다. 정치가 안정되면 방콕은 동양의 중심지로 자리잡을 것이라 믿는다.”

랜드스코프 타일랜드는 방콕을 본거지로 삼는 외국인 경영진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확인해 주었다. 낮은 비용과 편리한 접근성 덕분이다. 바트화 가치 하락으로 부동산 가격이 저렴해진 것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반길 일이다. 일례로, 싱가포르에 있는 리츠칼튼 레지던스는 방콕 리츠칼튼보다 가격이 5배나 높다.
 미국 식품 체인점 딘앤델루카도 인수
그러나 부동산 개발 중개업체와 외부 컨설턴트들은 태국으로 올 외국인 중 초호화 콘도를 구매할 여력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 지 의문을 제기한다. 기업에서 제공하는 외국인 주재원 지원책 중 마하나콘급의 초호화 부동산 비용이 포함된 기업은 아직 많지 않다고 브리엔스앤파트너스(Vriens & Partners) 태국 사무소 컨설턴트 다니엘 자일스는 말했다. “동남아시아에서 실질적 사업체나 공장을 둔 외국인 경영진보다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부유한 국제금융 전문가들이 입주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CBRE의 팟나다부트르는 말했다. “이들은 콘도를 제 2, 제 3의 집으로 활용할 것이다. 자산가치 상승으로 인한 투자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2014년 11월 1억4000만 달러를 주고 딘앤델루카를 인수한 그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전세계 식품애호가에게 맞는 글로벌 브랜드를 구축하는 동시에 그의 회사 페이스 개발의 수익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테칵라이스리는 딘앤델루카가 마하나콘 입주자에게 호화롭고 시크한 생활 환경을 제공해주며 “삶을 더욱 즐거운 경험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 표현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결과만 보면 그 반대다. 영업이익을 내고 있긴 하지만, 채무금 상환과 높은 개점 비용 때문에 전반적으로는 계속 적자다. 적자 경영은 2018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브랜드 인수로 8개국 매장 42개(직영점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가맹점)도 테칵라이스리의 손에 들어왔다. 지금은 그 수도 50개로 늘었다. 이 중에는 태국 6개, 일본 25개, 서울 3개, 싱가포르 2개, 필리핀 1개 매장이 포함되어 있다. 테칵라이스리 예상보다는 성장 속도가 느리지만, 2018년까지 15개 이상 국가에서 95개 전문매장을 두겠다는 목표가 있다. 다양한 크기의 100개 델리 식품 매장의 미국 개장, 온라인 쇼핑몰 런칭, 뉴욕 증시 상장도 계획에 있다. 미국 내 브랜드 인지도 강화를 위해 6년간 PGA 골프 대회 후원에도 나섰다.

- JANE A. PETERSON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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