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제2의 전성기 기대감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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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제2의 전성기 기대감

코스닥, 제2의 전성기 기대감

코스닥 시장에서 최근의 700선은 의미가 깊다. 10년 가까이 어려움을 겪었던 코스닥 시장이 회복했음을 보여주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은행 직원이 달러화 묶음을 정리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와 개인 투자자들이 늘면서 일각에선 코스닥 지수의 상승세가 계속돼 700선을 넘어 1000포인트까지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뉴시스

▎은행 직원이 달러화 묶음을 정리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와 개인 투자자들이 늘면서 일각에선 코스닥 지수의 상승세가 계속돼 700선을 넘어 1000포인트까지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뉴시스

지난 7월은 코스닥 시장에 큰 의미가 있는 달이었다. 1996년 7월 1일 출범한 코스닥이 개설 20주년이 됐기 때문이다. 사람으로 치면 성년이 된 코스닥은 7월 21일엔 708.12의 지수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700선은 의미가 깊다. 10년 가까이 어려움을 겪었던 코스닥 시장이 회복했음을 보여주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코스닥 지수는 1996년 출범한 뒤 정보기술(IT) 종목의 호황에 힘입어 승승장구했다. 2000년 3월 10일엔 2834.40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IT 거품이 꺼지며 이후 급전직하했다. 2008년 1월에 700선이 무너졌다. 뒤이어 세계 금융위기의 영향과 기업 경영진 비위 사건이 잇따르면서 같은 해 10월 2일 사상 최저치인 261.20까지 하락했다. 이후 코스닥 지수는 500~600선을 맴돌며 침체에 빠졌다.

그러던 코스닥 지수가 700선을 회복한 건 지난해 4월 17일 703.45로 장을 마치면서다. 7년 3개월 만이다. 헬스케어와 바이오주의 선전 덕분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가 되면서 다시 지수는 급락했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국제유가가 급락에 따른 것이었다. 2월 12일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코스닥 지수는 다시 7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이런 역사 때문에 700포인트를 넘는 것은 업계에서 코스닥 시장이 회복됐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7월에 코스닥 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함에 따라 700선 돌파를 넘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코스닥 일일 거래대금 코스피 앞질러

일부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이 ‘제2의 전성기’를 맞는 것이 아닌가란 전망도 조심스레 하고 있다. 그 근거 중 하나는 늘어난 거래량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7월 21일 코스닥 시장에선 총 4조4104억원의 금액이 거래됐다. 같은 날 코스피 시장의 거래대금(3조8500억원)보다 약 5600억원이 많았다. 국내 증시에서 동생격인 코스닥 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이 ‘형님’인 코스피 시장을 앞지르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중요한 건 이 같은 현상이 최근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코스닥 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은 지난 6월 16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코스피 시장을 역전했다. 이후 지금까지 총 11차례나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7월 14일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4조6133억원)이 코스피(4조3189억원) 시장을 앞선 직후엔 7거래일 연속 역전 상황이 이어졌다.

지난 1월 1조 2000억원 가까이 되던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월별 일평균 거래 대금 격차도 7월엔 1400억원 가량으로 줄었다. 줄곧 3조원대에 머물던 코스닥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6월 3조9189억원에서 7월 4조798억원으로 4% 가까이 늘어난 반면, 5∼6월 5조원대를 기록한 코스피 시장은 7월 4조2225억원으로 전달보다 18.8%나 줄어들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그동안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이 코스피 시장을 넘어선 적은 단발적으론 있었지만 이처럼 여러 차례 지속되는 건 2000년대 초반 IT호황 때 이후 처음”이라며 “과거 코스닥 시장의 거래량 증가가 테마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대표 종목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코스닥 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시장이 투자자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의 충격이 줄어들면서 투자 심리가 회복되자 위험자산인 코스닥시장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커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시장도 지수가 2000선을 넘고 있지만 이는 삼성전자 한 종목의 힘”이라며 “반면 코스닥시장은 여러 종목이 한꺼번에 주가가 오른 덕에 거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그러면서 “지난해 중소형주가 크게 오른 이후에 중소형주 투자가 하나의 패턴으로 자리 잡고 있는 상태”라며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에 가까워지자 투자자들이 코스피 대신 코스닥 쪽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대외 변동성이 커지면서 전체 거래대금의 40%가량을 차지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대형주 보다 중소형주로 몰리는 분위기”라며 “브렉시트를 전후해 고평가된 제약·바이오주를 팔아 차익 실현하는 움직임도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이 증가한 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1000포인트까지 올라갈 것이란 전망도
일각에선 코스닥 지수의 상승세가 계속돼 700선을 넘어 1000포인트까지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드갭(기대수익률에서 금리를 뺀 값)으로 보면 현재 1.2%대인 3년만기 국고채 금리와 주식시장의 기대수익률이 같아지는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은 300조원 이상”이라며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이 210조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 코스닥 시장엔 50%에 가까운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완화됨에 따라 투자자금(유동성) 공급이 활발해 지면 코스닥 지수는 1000포인트에 진입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아직도 코스닥 시장에 불안요소가 많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더 심해진 개인투자자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크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7월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의 월평균 거래 비중은 약 91%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평균인 89.5%보다 2%포인트 높다. 반면 기관은 계속해서 코스닥 시장을 이탈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관의 코스닥 거래 점유율은 3.5%였지만 7월 들어 3.1%로 줄었다. 2014년(5.4%), 지난해(4.8%) 점유율 추이로 봐도 꾸준한 감소 추세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커지는 것은 코스닥 시장의 내구성을 약화시킨다. 작은 충격에도 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일이 빈번해질 수 있다. 특정 종목의 주가가 갑작스레 급등하거나 하락하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4월 내츄럴엔도텍의 주가가 ‘가짜 백수오’ 의혹으로 급락하자 코스닥 지수는 장중 한때 5% 넘게 폭락했다. 지난해 법정관리를 신청해 상장폐지 직전까지 갔던 코데즈컴바인 주가는 지난 3월 급등해 시가총액으로 2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열흘 만에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기관과 외국인이 코스닥 시장을 이탈하는 이유에는 적절한 시장 평균 수익률(벤치마크)이나 업종별 상황을 잘 대변하는 세부 지수가 부족해서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을 보면 펀드 중에서 코스닥과 연관된 펀드가 드물다”며 “국내 기관이나 외국인이 펀드 매매를 할 때 벤치마킹을 할 수 있는 기준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상장기업 정보 제공을 강화하며 신뢰를 구축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의 더 큰 문제는 빚을 내 투자하는 개인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은 아직 취약하므로 갑자기 신용융자가 늘어난 종목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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