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겹친 부동산 시장] ‘공급과잉+금리인상’ 주택 시장 경착륙 우려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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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겹친 부동산 시장] ‘공급과잉+금리인상’ 주택 시장 경착륙 우려

[악재 겹친 부동산 시장] ‘공급과잉+금리인상’ 주택 시장 경착륙 우려

저금리로 밀어올린 집값 약세 전망 … 1~2년 뒤 본격 악영향 끼칠 듯

주택시장에 연이어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한때 소나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잇따라 시장을 강타하며 충격을 주고 있다. 악재의 릴레이다. 분양시장 과열을 식히기 위한 11·3 부동산 대책에 이어 예상치 못 한 트럼프 리스크가 불쑥 튀어나오더니 이젠 금리 인상이 어른거린다. 금리 인상은 잇단 악재로 고꾸라지고 있는 주택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약세장에서 금리 인상은 더욱 강한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기존 주택시장과 분양시장을 주도해온 강남권 등을 겨냥한 11·3 대책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커지던 시장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켰다. 분양권 전매제한·청약자격 강화 등을 담은 이 대책은 분양시장에 초점을 맞춘 것이지만 기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1·3 대책의 표적인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경기도 과천 등은 재건축을 중심으로 분양시장과 기존 시장이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이다.
 11·3 대책 뒤 집값 약세로 반전

올해 이들 지역이 수도권 집값 상승세를 주도했다. 올 들어 11·3 대책 전인 10월까지 강남 4구 아파트값은 서울 전체 평균 상승은(2.53%)의 1.5배가 넘는 3.58% 올랐다. 강남구는 5.77%에 달했다. 이 기간 과천은 2.84% 상승했다. 경기도 상승률은 1%에 못 미치는 0.82%다. 부동산 중개업계 관계자들은 “올 들어 재건축 단지 일반분양분이 예상보다 비싼 가격에도 잘 팔리면서 투자성이 좋아져 주변 재건축 추진 아파트들의 몸값이 치솟았다”고 입을 모았다.

11·3 대책은 기존 주택시장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강남 4구 아파트값은 11월 들어 하락세로 돌아서 0.13% 내렸다. 지난 3월 이후 8개월 만의 하락세다. 과천도 11월 0.02% 내렸다. 집값 선두주자의 힘이 빠지면서 11월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10월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12월 연말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강남 4구 하락폭은 더욱 커지고 있고 그나마 전반적으로 아직 ‘플러스’인 서울과 수도권 변동률도 납작 엎드렸다. 12월 첫째 주 강남 4구 아파트값 주간변동률이 -0.05%로 시장에 강한 냉기가 돌던 연초 수준으로 돌아갔다. 주택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1월 강남 4구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2462건으로 10월 3146건보다 22% 줄었다. 신고일 기준이어서 11월 거래량에 10월 계약분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실제 11월에 계약된 물량은 이보다 훨씬 적다.

여기다 대통령 탄핵 정국,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으로 국내외 정치·경제의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있다. 불확실성은 소비 심리를 움츠러들게 하고 주머니를 닫게 하기 때문에 주택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이 2%대로 경제의 맥박이 느려지고 있는 마당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악화된 경제환경이 정부 규제의 약발을 더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규제 말고도 주택시장 내부에서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는 변수가 있다. 내년부터 이어지는 대규모 입주다. 공급이 넘쳐나면서 정부 대책, 경제 환경 등으로 몸을 사리고 있는 주택시장을 더욱 흔들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적으로 입주예정인 아파트가 약 37만 가구다. 1998년 이후 최대물량이고 올해(28만여가구)보다 29%나 많다. 수도권 증가율은 36%에 달해 올해 12만여 가구보다 4만3000여 가구 더 많을 것이다.

입주 러시는 내년에 그치지 않고 2018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기준으로 입주 예정 물량이 2017년 수준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2년간 75만~80만 가구가 들어서게 되는데 이 같은 물량은 예년 기준으로 3년치에 해당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한해 40만 가구에 가까운 물량이 소화되려면 매매 거래량이 서너 배 돼야 하는데 주택경기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만큼 거래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 영향 시간 지날수록 증가”
이처럼 부정적인 변수로 가득한 주택시장 앞날에 금리 상승은 설상가상이다. 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2014년 이후 주택 시장이 회복세를 보인 데는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대폭적인 규제 완화 등 주택경기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조치가 저금리로 제대로 효과를 본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00년대 초·중반 부동산경기 활황기 때 집값 버블(거품)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저금리를 꼽았다. 2000년 5.25%였던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004년 3.25%까지 내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당시 보고서에서 2005년 상반기 기준으로 당시 전국 집값 버블의 크기가 17%였고 이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11.6%가 저금리로 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뿐 아니라 당시 집값이 크게 오른 미국·영국도 금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금리 상승은 반대의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저금리로 늘어난 유동성은 호수의 불어난 물이 배를 밀어 올리듯 자산가치를 높이지만 고금리로 유동성이 줄면 호수의 물이 빠지는 셈이다. 지금 금리가 워낙 낮아 금리 인상 효과는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현재 기준 금리가 1.25%인데 0.25%포인트만 올라도 대출이자 부담은 20% 늘어나게 된다.

금리 상승 효과는 시차를 두고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금리 인상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연구에서 콜금리가 0.5%포인트 오를 경우 4분기까지 아파트값이 4.1% 내리고, 8분기까지 14.1%, 12분기까지 26.1%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금리 상승 뒤 1~2년 사이에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또한 금리 상승폭이 클수록 아파트값 하락폭이 커졌다. 콜금리가 0.3%포인트 오르면 하락폭도 줄어 8분기까지 9.1% 내리는 것으로 추정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은 “금리 상승 이후 10분기까지는 통화량이 금리보다 집값에 더 큰 영향을 미치지만 11분기부터는 이 관계가 역전돼 금리 인상이 장기적으로 주택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내년부터 입주물량이 쌓여 소화불량에 걸릴 가능성이 큰 가운데 금리까지 오르면 주택 매매시장의 동맥경화 현상은 심해질 게 뻔하다. 2018년 이후에는 이 모든 악재가 합쳐진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앞서 2003년 1%까지 떨어진 기준금리를 2007년 5%까지 단계적으로 올렸다. 국내 기준금리도 2003년 3.75%까지 내려갔다가 2007년 5%로 상승했다. 그리고 1년 뒤인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했고 주택시장은 가라앉았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각종 악재에 금리인상까지 추가되면 주택시장이 경착륙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는 이런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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