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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따라가면 돈이 ‘술술’ 풀린다

축구 따라가면 돈이 ‘술술’ 풀린다

하이네켄, 2005년부터 시즌 당 시청자 42억 명에 달하는 챔피언스 리그 스폰서십을 통해 세계적으로 인지도 높여
챔피언스 리그 경기는 브라질에서 호주까지 세계적으로 1년에 9개월 동안 방송된다.
스포츠바에서든 경기장에서든 거실에서든, 축구와 맥주는 항상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바늘과 실에 비유하면 진부할지 모르지만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인 건 분명하다.

둘의 관계에는 또한 엄청나게 큰 이권이 걸려 있다. 맥주회사 하이네켄은 챔피언스 리그 스폰서십을 통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면서 다른 주요 스포츠 행사 스폰서 계약의 토대를 닦았다. 챔피언스 리그는 유럽 각국 축구 리그 상위팀들 간의 클럽 대항전이다.

하이네켄의 글로벌 스폰서십 본부장 한스 에릭 트위지트는 “챔피언스 리그와의 계약은 훌륭한 마케팅 파트너십”이라고 말했다. “챔피언스 리그 경기는 브라질에서 호주까지 전 세계에 연중 9개월 동안 방송된다. 후원사의 관점에선 무엇보다도 TV 광고 수익도 일정 비율 배분 받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완벽한 파트너십이다.”

2월 초 챔피언스 리그와의 계약을 2021년까지 연장한 하이네켄은 2005년부터 챔피언스 리그의 주요 파트너 중 하나였다. 하지만 둘의 관계는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하이네켄 브랜드 중 하나인 암스텔이 대회 스폰서를 맡았다.

유럽축구연맹(UEFA)의 기로랑 앱스뗑 마케팅 본부장은 “그런 경험 많은 파트너는 UEFA에는 더 없이 소중한 자산이며 우리의 클럽 대항전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계속 끌어올리고 홍보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원군이다”고 말했다. “그 과정의 초기 단계에서 하이네켄이 계약을 갱신했다는 사실은 UEFA 스폰서십의 플랫폼이 계속 탄탄하게 유지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최대 클럽 축구 대항전 스폰서십의 특권을 누리는 비용은 싸지 않다. 하이네켄은 새 스폰서 계약의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스포츠 마케팅 컨설팅업체 IMR의 추산으로는 챔피언스 리그 파트너들의 연간 지급액은 대략 7500만 달러에 달한다.
 TV 중계권 논쟁
하이네켄은 지난해 캐나디안 그랑프리 대회부터 포뮬라1 월드 챔피언십의 공식맥주로 선정됐다.
업계 통계에 따르면 챔피언스 리그의 시즌 당 전 세계 시청자는 대략 42억 명. 그러나 챔피언스 리그 경기의 최대 TV 시장인 영국에선 경기 중계가 무료 채널에서 유로로 넘어간 이후 시청자가 감소했다.

2013년 영국 BT TV는 8억9700만 파운드에 챔피언스 리그 독점중계권을 확보했다. 그에 따라 ITV와 BT 산하 스카이 스포츠 간의 파트너십에 종지부를 찍었다. 1992년 이후 처음으로 ITV에서 어떤 경기도 중계되지 않게 됐다는 의미다.

BT는 산하 ‘BT 스포츠 쇼케이스’ 채널에서 시즌마다 영국 팀 당 한 경기를 무료로 보여준다. 하지만 트위지트 본부장은 UEFA가 내년에 영국 중계권 계약을 재협상할 때 일부 경기의 무료 방송 TV 반환을 검토하라고 촉구해 왔다. “적어도 한 경기는 공중 TV로 방송돼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특정 경기를 할 경우엔 돈을 내고 보면 된다. 지극히 정상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최고 대회의 위상을 유지하려면 대중적인 어필이 중요하다.”

그것은 하이네켄에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그들의 마케팅 전략은 경기가 열리는 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홍보 이벤트가 요즘엔 몇 일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하이네켄은 2007년 이후 챔피언스 리그 트로피의 전 세계 순회 투어를 기획했다(지금껏 35개국을 방문했다). 팬들에게 그 ‘올드 빅 이어스(Ol’ Big Ears)’를 구경할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다.

그에 앞서 왕년의 스타 만남을 비롯해 갖가지 행사가 며칠 동안 계속된다. 물론 이 모든 이벤트 준비에는 시간이 걸렸으며 트위지트 본부장은 하이네켄 입장에선 챔피언스 리그가 학습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가 운동장을 바꿔놓았다
소셜미디어의 등장은 기업들이 잠재고객에게 접근하는 방식에도 혁명을 가져왔다. 2014년 하이네켄은 #ShareTheSofa라는 소셜미디어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글로벌 캠페인에 착수했다. 축구 스타들이 동영상 콘텐트 수백 편을 제작·공유하며 축구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트위터 라이브를 통해 방송했다.

결과적으로 약 4700만 명의 축구 팬이 하이네켄 광고를 시청하면서 챔피언스 리그 경기가 열리는 주에는 소비자의 관심이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그 광고 캠페인의 조회 수가 약 12억 건에 달하면서 하이네켄이 챔피언스 리그 스폰서십과 관련된 온라인상의 모든 대화 중 79%를 차지했다. 그에 따라 타깃 소비자층의 구매의사도 7% 증가했다.

트위지트 본부장은 “신기술이 스폰서십과 우리 홍보 역량의 역학관계를 바꿔놓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훨씬 더 폭넓게 어필할 수 있게 됐다. 잠재력을 파악하는 작업이 힘들었지만 준비를 잘하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해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 노력이 분명 열매를 맺고 있다. 축구를 핵심 기반으로 하지 않는 시장에서도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 세계적으로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일반의 인지도를 측정하는 브랜드인덱스(BrandIndex) 전반에서 하이네켄이 챔피언스 리그 스폰서임을 아는 미국인 수가 2013-14 시즌 준준결승과 준결승 기간 13%에서 16%로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다음 번 맥주를 구입할 때는 하이네켄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자 수가 같은 기간 동안 14%에서 17%로 증가했다. 두 통계 모두 미국 맥주 업종의 인지지수와 고려지수 평균(각각 11%와 12%)을 크게 웃돌았다.

챔피언스 리그 파트너십은 또한 다른 스포츠 종목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줬다. 하이네켄은 1995년 유럽 럭비 상위팀 클럽 대항전이 출범할 때부터 ‘하이네켄 컵’으로 타이틀에 이름을 올렸으며 2014년 대회명이 유러피언 럭비 챔피언스컵으로 변경된 뒤에도 주요 스폰서 자리를 지켰다.

하이네켄은 지난해 캐나디안 그랑프리 대회부터 포뮬라1 월드 챔피언십의 공식맥주로 선정됐다. 축구 이외의 다른 스포츠로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실천했다. 트위지트 본부장은 “럭비·포뮬라1과의 계약은 대단히 강력한 파트너십이며 세계적인 노출을 원하는 브랜드로선 큰 원군을 얻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스폰서 입장에서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1순위로 꼽을 만한 대회들이다.”

- 댄 캔시언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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