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서비스 업계의 차별과 까다로운 결제로 어려움 겪는 섹스 업계에 ‘코인’ 공개하려는 블록체인 개발자 몰려

섹스 업계는 오래 전부터 금융 서비스 업계의 차별과 번거로운 결제 구조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 시장 진출을 노리는 블록체인 개발자들로 암호화폐 커뮤니티가 요즘 벌겋게 달아올랐다. 대표적으로 ‘인티미트 코인’이라는 새 토큰(암호화폐)을 판매하는 최초코인공모(ICO,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본조달)가 올 후반 실시된다. 이 웹사이트는 업계 사전판매가 시작되는 11월까지는 허가 받은 이용자에게만 열려 있다.

모네로 같은 익명의 토큰 또는 비트코인과 이더(ether)처럼 널리 통용되는 암호화폐를 이용하기 시작하는 성노동자가 나날이 증가한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전용 토큰 ICO를 실시하기 시작하면서 한 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성노동자에게 실제로 그들만의 암호통화가 필요할까?

에스코트(보통 성매매가 포함되는 동반 서비스) 앱 렌데뷰의 호주인 창업자이자 인티미트 프로젝트의 공동 창설자인 류벤 코파는 IB타임스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섹스업계 전용으로 특별히 설계된 토큰을 이용해 그들을 위한 결제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인티미트 재단이 시스템 구현(implementation, 컴퓨터 시스템 구축의 완성 단계) 비용을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다. 우리가 나서서 그들을 대신해 시스템을 통합하고 이 토큰으로 비용도 지불할 계획이다.” 지금껏 이 프로젝트의 사전판매를 통해 200만 달러가 조달됐다.

토큰 자체는 아직 개발 중이다. 고객과 노동자 모두에게 맞추기가 까다로운 프라이버시 기능이 많기 때문이다. 포르노 플랫폼부터 독립 연기자와 에스코트까지 모두에게 편의를 제공하도록 만들어진다. 코파 창업자는 “개인 아이디의 측면들을 성노동자에게 증명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것은 자신이 따르고자 하는 규칙에 좌우된다. 예컨대 만일 런던의 에스코트라면 이런 규칙이 될 수 있다. ‘이들 관계 당사자가 당신의 아이디에 접근해 공개하기로 결정할 수 있는데 그런 상황에선 이만큼이 공개된다’.”

이용자의 허가를 받아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한 이 이더리움 기반 토큰을 통한 거래는 모두 비공개에 익명으로 이뤄진다. 예컨대 에스코트는 아마도 고객이 다른 여러 에스코트를 상대하면서 어떤 신고된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하고자 할 것이다. 그녀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이용해 고객이 구체적으로 누구를 방문했는지는 모른 채 이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토큰 소유자의 블록체인 기반 정보는 필요한 경우 지역 경찰이나 성노동자 스스로 검증할 수 있다. 반면 웹캠 연기자는 아이디 기능을 활성화할 필요가 없다.

이들은 왜 그냥 비트코인을 이용하지 않을까? 비트코인은 거래 수수료가 높아 소액결제에는 비효율적이다. 웹캠 사이트와 성인 콘텐트 제작자들은 종종 소액결제에 의존한다. 대다수 암호통화의 거래 수수료 알고리즘에선 수요가 증가할 때 가격이 상승한다. 설립 예정인 인티미트 재단이 토큰 수수료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책임을 맡게 된다.

그러나 또 다른 암호화폐가 필요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성노동자도 있다. 성노동자 세라 스티븐스는 “성노동자에게 정말로 특정한 토큰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IB타임스에 말했다. “그들의 웹사이트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면 현금이나 사용 가능한 다른 것으로 또 다시 전환해야 한다. 왜 추가적인 단계를 거쳐야 하나? 내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통화로 결제를 받는 편이 더 쉽다.”

스티븐스는 렌데뷰의 북미 경쟁자인 출시 예정 모바일 앱 핑크 개발사의 창업 멤버이기도 하다. 그녀는 비트코인이나 현금 결제 방식을 선호한다. 코파의 ICO 프로젝트 고문이며 성노동자로 오래 일한 영국인 샬럿 로즈는 섹스 산업에 새 암호통화가 필요한지 “100% 확신하지 못한다”고 IB타임스에 말했다.

반면 새로운 솔루션이라면 거의 무엇이든 환영 받을 정도로 성노동자의 현 상황이 심각하다. 최근 페이트리언도 성인 콘텐트 제작자를 배척하는 정책을 명확히 천명했다. 페이트리언은 연기자가 창업 프로젝트 자금을 조달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소수 크라우드펀딩(불특정 다수 대상의 자금조달) 플랫폼 중 하나다. 현재 은행과 기업에 차별당하는 성노동자가 많다. 로즈는 “지금으로선 업계 내에서 어떤 형식의 추가적인 결제 방식도 환영”이라고 IB타임스에 말했다.

로즈는 한번도 암호화폐를 사용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개방적인 태도를 취한다.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아직도 대체로 남자가 주류를 이룬다. 암호화폐 정보 업체 코인댄스의 구글 어낼리틱스(웹사이트 분석 도구) 보고서에선 비트코인 커뮤니티 활동의 공식 참가자는 97.16%가 남자이고 여자는 2.84%에 그쳤다. 커뮤니티 공간에선 때때로 온라인 희롱이 횡행한다. 급성장하는 ICO 시장에선 지금껏 극소수 예외적인 사례 말고는 여성 지도자가 거의 없는 비슷한 패턴을 따라 왔다.

한편 성노동자 중 대다수는 여성과 성소수자(LGBTQ) 공동체 구성원이다. 특정업계 전용 토큰이 착취를 피하도록 성노동자에게 도움을 줄지 또는 단순히 이면의 관리 업무를 복잡하게 만들면서 반짝 흥행에 그칠지 판단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다. 미국인 에스코트이자 성인 연기자 리아라 루는 ICO 팀들이 성노동자를 고용할 때 고문역 이상의 역할을 맡기는 게 중요하다고 IB타임스에 말했다.

루는 “기업이 시장에 접근하려 할 때 그 그룹의 대표자가 전혀 없으면 그 시장에 해를 끼친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말했다. “그리고 코딩을 아는 연기자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이사회나 의사결정의 핵심부 가까이에 성노동자를 두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다른 사람들은 알아차리지 못하는 단호한 ‘반대의사’를 성노동자 입장에서 본질적으로 이해하는 상황이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인티미트 프로젝트는 다른 많은 ICO들처럼 업계 전반을 활용하려 하는 대신 개별 성노동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로즈는 “독립 컨설턴트로서 기회를 제공하고 내부에서 관계구축을 도우며 가능한 한 많이 개입하고 싶다”며 “아울러 그것은 섹스 업계가 더 전문적이고 정규화된 산업으로 보일 기회를 더 많이 부여한다”고 말했다.

- 리 쿠엔 뉴스위크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