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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기업 마케팅 책임자 자신감 잃었다

세계 기업 마케팅 책임자 자신감 잃었다

예산 3년 연속 증가했지만 북핵·브렉시트·허리케인 겹치며 올해부터 하락세로 … 디지털 광고 투자는 늘어나
올해는 글로벌 정치와 자연재해 둘 다의 측면에서 거시적 환경 변화가 컸던 만큼 기업 마케팅도 상대적으로 위축됐다. / 사진:GETTY IMAGES BANK
기업의 마케팅 예산은 근년 들어 꾸준히 증가했지만 최근의 산업 조사에서 성장세가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장조사·분석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기업의 마케팅 예산은 3년 연속 증가한 뒤 올해부터는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마케팅 예산은 지난해 매출의 12.1%에서 올해 11.3%로 떨어져 2015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가트너는 북미와 유럽에서 연간 매출 2억5000 달러 이상인 기업의 고위 마케팅 임원 3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중 대다수는 내년도에도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고 말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중 15%만이 마케팅 예산의 상당한 증액을 예상했다. 그에 비해 52%는 미미한 증가를 기대했고, 3분의 1 정도는 삭감되거나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트너의 조사국장 이완 매킨타이어는 “하락 폭이 아직 크진 않지만 이런 추세는 CMO에게 어려운 문제를 제기한다”고 말했다. “지난 3년 간의 예산 증액은 상당히 높은 목표(실적)를 지향했다.
그중 일부는 아직 달성되지 않았다. 이제 마케팅 책임자가 재정관리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때다. 재정적 제약을 받아들이고, 실적에 책임지며, 과거의 가정보다 미래의 예상 수익에 기초해 예산을 세우고, 어려운 선택을 하는 동시에 실적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가트너는 올해가 글로벌 정치와 자연재해 둘 다의 측면에서 거시적 환경 변화가 컸던 해였다고 지적했다. 북한 미사일·핵 도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과정 개시, 허리케인 하비·어마·마리아 등이 그 예다.

기업 마케팅은 그런 사건·사고에서 비롯되는 영향에 민감하다. CMO의 주의가 산만해졌다는 증거도 있다. 실적을 올리기 위해 영업과 전술적 수단, 또 아직 구체적인 혜택을 못본 고객경험(CX) 프로그램 같은 대규모 다기능 시스템에 과도하게 집중한 것이 그 원인이다.

매킨타이어 국장은 “CMO가 근시안적이어서 전략적이지 못하거나 지나치게 미래지향적이어서 마케팅 목표를 이루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CMO와 사업에 실질적으로 중요한 수치에 초점을 못 맞출 수 있다. 마케팅은 조직에 투자 수익을 올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다.”

그러나 가트너는 CMO의 67%가 디지털 광고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전통 미디어의 광고 수입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CMO의 절반 이상은 이벤트 마케팅과 온 ·오프라인을 연동하는 채널 마케팅 부분의 투자가 줄어들거나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고, 63%는 오프라인 광고 투자가 삭감되거나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와 대조적으로 웹사이트를 포함한 다양한 디지털 채널에서 투자가 늘고 있다(CMO의 61%가 투자 증가를 예상했다). 또 CMO들은 소셜 마케팅(사회적 목표 달성에 이바지하는 마케팅)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64%가 그 분야의 예산 증액을 예상한다고 응답했다).

- 가우라브 샤마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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