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암호화폐 시장의 최신 트렌드 ‘코인 소각’

암호화폐 시장의 최신 트렌드 ‘코인 소각’

코인 인플레율을 둔화시키거나 코인 유통량을 줄일 목적으로 유통되는 코인 일부를 없애
코인소각은 실제로는 암호화폐 채굴자 또는 개발자가 사용되지 않는 비공개 키를 가진 특정 주소로 토큰을 보내는 과정을 가리킨다. / 사진:FLICKR
지난해 암호화폐 시장은 브레이크 고장 난 폭주기관차였다. 불과 12개월 사이 전체 암호화폐 가치가 6000억 달러 턱밑까지 급등했다. 퍼센트 기준으로는 3300%를 웃돈다. 어느 모로 보나 눈부신 한 해라 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암호화폐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집중조명을 받으면서 다수의 트렌드 사이클이 전면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하반기 투자자들이 제2의 비트코인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어떤 암호화폐든 이름만 다르면 모두 큰 인기를 끌었다.

그뒤 얼마 안가 암호화폐 시장에서 프라이버시 코인이 차세대 최고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다. 모네로·대시·버지 같은 프라이버시 코인은 암호화폐 거래의 알려진 익명성을 대폭 강화해 자금의 송수신자 신원뿐 아니라 송금액까지 완벽하게 은닉한다.

이제 암호화폐 공간에 새로운 트렌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바로 ‘코인 소각(coin burn)’이다.
 코인 소각이 가장 최근의 암호화폐 인기 트렌드
이름에서 라이터 기름과 성냥을 가진 투자자가 위험한 불장난을 하며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지 모르지만 코인소각은 실제 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가상화폐는 디지털 형태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코인소각은 실제로는 암호화폐 채굴자(고성능 컴퓨터를 이용해 작업증명 모델로 이행되는 코인 거래를 인증하는 사람들) 또는 사용되지 않는 비공개 키를 가진 특정 주소로 개발자가 토큰을 보내는 과정을 가리킨다. 알기 쉽게 말해 코인 인플레율을 둔화시키거나 코인 유통량을 줄일 목적으로 유통되는 코인 일부를 제거하는 수단이다.

왠지 들어본 느낌이 드는 건 상장기업이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개념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상장기업이 보유 현금으로 자사의 보통주를 매입할 경우 총 빌행주식수가 줄어들게 된다. 그럴 경우 남은 주식들이 전보다 더 희소해져 잠재적으로 주가가 상승하게 된다. 게다가 (적어도 상장기업 입장에서) 순이익을 나눌 발행주식수가 적기 때문에 주당순이익도 늘어날 수 있다.

이 개념은 코인 소각과 유사하다. 일부 코인을 없애 유통량을 줄이면 남은 암호화폐가 전보다 더 희소해졌다는 인식이 자리잡게 된다.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초래해 토큰을 오래 많이 보유하는 사람이 보상을 받게 된다.
 최근 코인소각을 실시한 암호화폐 2종
요 며칠 사이 비트코인 캐시가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여름 비트코인에서 분리해 나온 비트코인 캐시가 4월 23일 늦은 오후까지 한 주 사이 94% 상승했다. 대다수 투자자가 머리를 긁적이며 비트코인 캐시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궁금해 했지만 바로 코인 소각에 답이 있는 듯하다.

앤트풀은 현재 8% 남짓한 비트코인 캐시 거래를 인증하는 암호화폐 채굴 업체다. 그들이 지난 4월 20일 트위터에 올린 발표에 따르면 거래 인증에 대한 보상으로 받는 코인의 12%를 앞서 언급한 사용되지 않는 주소로 보내 없애버렸다. 채굴을 통해 새 코인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앤트풀의 조치는 비트코인 캐시(BCH)의 연간 인플레율을 둔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 같은 인플레율의 둔화가 BCH 토큰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그러나 비트코인 캐시가 대형 채굴업체의 코인소각 뉴스로 관심을 끌기 전부터 바이넌스 코인(BNB)은 코인소각 방안을 채택하고 있었다. 바이넌스 코인은 바이넌스 암호화폐 거래소의 공식 코인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바이넌스는 처음 2년 동안 BNB 코인으로 거래 수수료를 지불하는 이용자들에게 시차를 둔 수수료 할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바이넌스 코인은 지난 1월 중순 182만1586개의 BNB 코인을 소각했으며 4월 중순 다시 추가로 3000만 달러 상당을 소각했다. 앤트풀이 블록 보상으로 받은 코인 일부를 소각한다고 발표한 직후 비트코인 캐시가 보였던 반사적인 시세상승은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바이넌스 코인은 그래도 올 들어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암호화폐로 꼽힌다.
 코인소각에는 한 가지 분명한 위험이 따른다
한편으로는 코인소각을 암호화폐 개발자들이 마침내 토큰 투자자들의 웰빙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다는 신호로 보는 투자자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코인소각이 반드시 긍정적으로만 작용한다고 가정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코인소각의 가장 큰 문제는 언제나 유통되는 토큰 수가 줄어들며 이는 본질적으로 암호화폐의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는 가정이다. 디지털 토큰의 유통량은 대단히 유동적인 편이며 종종 차이를 알아보기가 힘들다는 점은 변함 없는 사실이다.

비트코인이 단적인 예다. 비트코인의 희소성 때문에 가격이 그렇게 높아졌다는 주장도 있을지 모른다. 비트코인의 희소성은 총 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정해져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암호화폐 분할(hard forks)을 통해 여러 차례 새 토큰을 만들었다. 말하자면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와 관련해 앞으로 어떤 길을 택해야 할지를 두고 개발자들 간의 이견으로 인한 암호화폐의 분할이다. 그런 식으로 비트코인 캐시, 비트코인 골드, 비트코인 프라이비트가 생겨났다. 앞으로도 비트코인 또는 다른 암호화폐의 또 다른 분할을 막을 방법이 없다. 바로 여기서 희소하다는 그릇된 인식이 비롯된다.

암호화폐의 희소성을 보장하는 어떤 방법이 있다면 기존 토큰 보유자 입장에서 코인소각은 잠재적으로 흥미로운 가치창출 방안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보장이 없다면 대다수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가치 창출과 토큰가격 상승 효과가 훨씬 떨어질 수 있다.

- 션 윌리엄스 모틀리 풀 기자



※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풀에 먼저 실렸다. ]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한국축구 40년만에 올림픽 좌절…홍준표, 한국축협회에 또 ‘쓴 소리’

2민희진 ‘노예 계약’ 주장에 하이브 반박 “논의 촉발, 보상 규모다”

3‘빅5’ 병원 ‘주 1회 셧다운’ 예고…정부 “조속히 환자 곁으로”

4尹대통령-이재명 29일 첫 회담…“국정 현안 푸는 계기되길”

5이부진 표 K-미소…인천공항 온 외국 관광객에게 ‘활짝’

6목동14단지, 60층 초고층으로...5007가구 공급

7시프트업, ‘니케’ 역주행 이어 ‘스텔라 블레이드' 출시

8데브시스터즈 ‘쿠키런: 모험의 탑’, 6월 26일 출시 확정

9‘보안칩 팹리스’ ICTK, 코스닥 상장 도전…“전 세계 통신기기 안전 이끌 것”

실시간 뉴스

1한국축구 40년만에 올림픽 좌절…홍준표, 한국축협회에 또 ‘쓴 소리’

2민희진 ‘노예 계약’ 주장에 하이브 반박 “논의 촉발, 보상 규모다”

3‘빅5’ 병원 ‘주 1회 셧다운’ 예고…정부 “조속히 환자 곁으로”

4尹대통령-이재명 29일 첫 회담…“국정 현안 푸는 계기되길”

5이부진 표 K-미소…인천공항 온 외국 관광객에게 ‘활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