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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맥짚기] 악재 많지만 주가 더 떨어지진 않을 듯

[증시 맥짚기] 악재 많지만 주가 더 떨어지진 않을 듯

코스피 지수 2250선에서 바닥 다지기…단기 고점은 2400선 전망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주식시장이 2250 부근에서 방어선을 만들고 있다. 하락이 멈춘 후 얼마나 오를지는 알 수 없지만 당분간 주가가 이 선 밑으로 크게 떨어지는 일은 없을 걸로 전망된다. 방어선을 만들기까지 네 부분이 역할을 했다. 먼저 주가 수준이다. 미·중 무역분쟁부터 터키 리라화의 갑작스런 절하까지 생각지도 않던 악재가 터졌지만 시장이 잘 막아냈다. 악재의 영향력이 약해서가 아니다. 악재가 나오기 이전에 주가가 먼저 떨어져 추가로 하락할 공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가가 한 단계 더 내려가려면 더 큰 악재가 나오든지, 투자자들이 낮아진 가격에 적응해 가격이 또 다시 비싸졌다고 느껴야 하는데 아직 그런 상황은 아니다.

과거에도 낮은 주가로 하락이 막힌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8월이 대표적이다. 아시아 외환위기가 터지고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러시아가 국가부도를 선언했다. 주가가 300 밑으로 잠깐 내려갔다가 빠르게 회복됐다. 외환위기 와중에 주가가 낮아져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주가가 그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했지만 투자자들이 주가가 갑자기 싸졌다고 느끼는 건 비슷한 것 같다. 주식시장에서 가격이 낮아진 것만큼 호재는 없다. 추가 하락보다 반등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국내 상장사 이익 늘고 미국 시장도 강세

지난 2년 간 이익이 늘어난 것도 하락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우리 상장기업은 세 번의 이익 전환점을 지나왔다. 첫 번째는 2004년으로 분기에 10조원 정도였던 영업이익이 15조원이 됐다. 두 번째는 2011년인데 영업이익이 25조원에서 35조원으로 늘었다. 그리고 지난해 영업이익이 50조원으로 올라가는 세 번째 전환이 있었다. 주가는 첫 번째 이익 전환 이후 3년 간 700에서 2000이 됐다. 두 번째 전환 때에는 이익이 늘었음에도 주가가 2000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에는 한때 2600까지 상승해 이익이 주가를 움직이는 동력임을 보여 주었다. 지난 2년 간 이익 증가와 2011년 이후 이익 증가는 내용이 다르다. 2011년은 삼성전자와 현대차 두 종목의 이익이 늘어나는 동안 다른 종목은 이익이 줄어들고 있었다. 이번에는 반도체 편중 현상이 벌어지는 동안에 다른 종목의 이익도 늘었다. 시장의 기초 체력이 과거보다 탄탄해진 건데, 이 부분이 높은 주가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시장도 지지선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주고 있다. 세계 시가총액에서 미국이 32%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 시장보다 15배나 크다. 이런 규모를 감안하면 미국을 빼고는 세계 주식시장을 얘기할 수 없다. 유럽 경제가 좋지 않음에도 해당 시장이 최고점 부근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도 미국 시장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지난 20년 간 우리 시장은 미국과 흐름을 같이해 왔다. 최근까지 둘의 움직임을 달라지게 만들 만한 변화도 없었다. 종합주가지수라도 높으면 우리시장과 미국 시장이 달리 움직일 텐데 그런 상황이 아니다. 미국 시장이 2000년 IT버블 때처럼 급락해 버리는 그림도 상정하기 힘들다. 일반적인 움직임에 비춰 생각해 볼 때 미국 주가 상승이 우리 시장의 저점 확보에 도움을 주고 있는 건 분명한 현실이다.

마지막은 유동성이다. 미국이 금융정책을 완화에서 긴축으로 바꾸면서 유동성이 줄긴 했지만 절대 수준은 여전히 높다. 주가를 올릴 수는 없어도 유지하는 건 어렵지 않은 규모다. 금융위기 이후 주가를 움직였던 동력 중에서 유동성의 역할이 가장 컸다. 시장이 박스권에 머물러 있을 때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주가가 저점에 도달할 때마다 매수가 늘어 저점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이런 흐름이 최근에 더 강해졌다. 종합주가지수가 고점에서 15% 넘게 떨어져 유동성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이 전환점에 도달했을 때 주가의 방향을 바꾸는 건 경제지표가 아니다. 투자심리다. 시장이 온통 약세 요인뿐이어서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했던 투자자도 주가가 하락하지 않고 버티는 모습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그런 투자자의 숫자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시장이 바뀌게 된다. 지금은 주가의 방향을 틀기 위한 예열 기간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르긴 하지만 주가가 바닥을 친 후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 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6~7월 주가 하락 때 여러 번의 반등이 있었지만 2400을 넘지 못하고 끝났다. 그만큼 2400에서 저항도 세다는 의미가 된다. 이런 세력 분포를 감안할 때 해당 지수대가 고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2250~2400 사이에서 새로운 박스권이 만들어지는 건데 주가가 연말까지 이 틀을 벗어나지 못할 걸로 보인다. 종목별 흐름은 답답해 진다. 종합주가지수가 움직이는 폭이 150포인트 밖에 되지 않는데 이 정도 간격에서는 어떤 종목도 시장을 오래 끌고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여러 형태의 순환매가 불가피하다.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적은 돈으로 주가를 움직일 수 있고, 많은 종목이 올라도 종합주가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종목들이다. 코스닥이 대표 주자인데 1월 고점 이후 15% 넘게 하락해 가격 부담이 없다. 코스닥이 얼마나 오를까는 시가총액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주가의 단기 흐름은 실적보다 가격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들에게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1월 고점 이후 많은 바이오 주식이 적게는 30%, 많게는 50% 이상 주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반등 이후인데 바이오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계속 하락하고 있어 지속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또 한 부류는 IT관련 중소기업들이다. 이익이 나쁘지 않고 주가도 낮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게 걸린다. 삼성전자의 이익 감소가 가시화된 상태라면 공포가 덜할 텐데 지금은 이익의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관련 중소형주 주가는 더 크게 하락할 수 밖에 없다. IT중소형주들이 힘을 쓰기 위해서는 업황 개선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주가 급락한 조선·철강株에 관심 둘 만
대신 조선·철강처럼 주가가 크게 하락한 종목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들의 수익성은 여전히 좋지 않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2000년대 중반에 기록했던 이익 규모를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현재 이익만 가지고는 상승을 설득하기 어려운 업종들이다. 그래서 초점을 주가에 맞춰야 한다. 조선업 같은 경우 해당 업종에 속한 모든 기업이 망할지 모른다는 가정하에 주가가 하락했다. 그만큼 주가가 변동이 컸고 수준도 낮아졌다. 이는 역설적으로 업황이 개선될 경우 주가가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일정 수준까지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걸림돌이 없는 상태다. 주가를 판단하는 데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기준이 적용될 수 있는데 당분간 실적보다 주가 수준에 초점을 맞추는 게 맞는 전략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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