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맥짚기] 악재 많지만 주가 더 떨어지진 않을 듯
[증시 맥짚기] 악재 많지만 주가 더 떨어지진 않을 듯

▎사진:연합뉴스
과거에도 낮은 주가로 하락이 막힌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8월이 대표적이다. 아시아 외환위기가 터지고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러시아가 국가부도를 선언했다. 주가가 300 밑으로 잠깐 내려갔다가 빠르게 회복됐다. 외환위기 와중에 주가가 낮아져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주가가 그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했지만 투자자들이 주가가 갑자기 싸졌다고 느끼는 건 비슷한 것 같다. 주식시장에서 가격이 낮아진 것만큼 호재는 없다. 추가 하락보다 반등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국내 상장사 이익 늘고 미국 시장도 강세

미국 시장도 지지선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주고 있다. 세계 시가총액에서 미국이 32%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 시장보다 15배나 크다. 이런 규모를 감안하면 미국을 빼고는 세계 주식시장을 얘기할 수 없다. 유럽 경제가 좋지 않음에도 해당 시장이 최고점 부근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도 미국 시장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지난 20년 간 우리 시장은 미국과 흐름을 같이해 왔다. 최근까지 둘의 움직임을 달라지게 만들 만한 변화도 없었다. 종합주가지수라도 높으면 우리시장과 미국 시장이 달리 움직일 텐데 그런 상황이 아니다. 미국 시장이 2000년 IT버블 때처럼 급락해 버리는 그림도 상정하기 힘들다. 일반적인 움직임에 비춰 생각해 볼 때 미국 주가 상승이 우리 시장의 저점 확보에 도움을 주고 있는 건 분명한 현실이다.
마지막은 유동성이다. 미국이 금융정책을 완화에서 긴축으로 바꾸면서 유동성이 줄긴 했지만 절대 수준은 여전히 높다. 주가를 올릴 수는 없어도 유지하는 건 어렵지 않은 규모다. 금융위기 이후 주가를 움직였던 동력 중에서 유동성의 역할이 가장 컸다. 시장이 박스권에 머물러 있을 때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주가가 저점에 도달할 때마다 매수가 늘어 저점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이런 흐름이 최근에 더 강해졌다. 종합주가지수가 고점에서 15% 넘게 떨어져 유동성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이 전환점에 도달했을 때 주가의 방향을 바꾸는 건 경제지표가 아니다. 투자심리다. 시장이 온통 약세 요인뿐이어서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했던 투자자도 주가가 하락하지 않고 버티는 모습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그런 투자자의 숫자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시장이 바뀌게 된다. 지금은 주가의 방향을 틀기 위한 예열 기간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르긴 하지만 주가가 바닥을 친 후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 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6~7월 주가 하락 때 여러 번의 반등이 있었지만 2400을 넘지 못하고 끝났다. 그만큼 2400에서 저항도 세다는 의미가 된다. 이런 세력 분포를 감안할 때 해당 지수대가 고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2250~2400 사이에서 새로운 박스권이 만들어지는 건데 주가가 연말까지 이 틀을 벗어나지 못할 걸로 보인다. 종목별 흐름은 답답해 진다. 종합주가지수가 움직이는 폭이 150포인트 밖에 되지 않는데 이 정도 간격에서는 어떤 종목도 시장을 오래 끌고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여러 형태의 순환매가 불가피하다.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적은 돈으로 주가를 움직일 수 있고, 많은 종목이 올라도 종합주가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종목들이다. 코스닥이 대표 주자인데 1월 고점 이후 15% 넘게 하락해 가격 부담이 없다. 코스닥이 얼마나 오를까는 시가총액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주가의 단기 흐름은 실적보다 가격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들에게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1월 고점 이후 많은 바이오 주식이 적게는 30%, 많게는 50% 이상 주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반등 이후인데 바이오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계속 하락하고 있어 지속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또 한 부류는 IT관련 중소기업들이다. 이익이 나쁘지 않고 주가도 낮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게 걸린다. 삼성전자의 이익 감소가 가시화된 상태라면 공포가 덜할 텐데 지금은 이익의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관련 중소형주 주가는 더 크게 하락할 수 밖에 없다. IT중소형주들이 힘을 쓰기 위해서는 업황 개선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주가 급락한 조선·철강株에 관심 둘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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