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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달아오르는 청약 열기] 집값 들썩이자 분양권 ‘귀한 몸’

[다시 달아오르는 청약 열기] 집값 들썩이자 분양권 ‘귀한 몸’

8월부터 연말까지 전국 29만여 가구 분양 예정…시장 침체된 지방에서도 경쟁률 높아
2016년 11월 일반분양분 371가구에 1만1000여 명이 신청해 32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서울 마포구 대흥동 신촌그랑자이. 지난 6월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렸다. 분양가가 8억원 안팎이던 전용 84㎡ 분양권이 1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분양권 웃돈이 5억원에 가깝다. 1년 반 사이 50% 뛴 셈이다. 당초 계약자는 50% 분양권 양도세를 내더라도 손에 남는 돈이 2억5000만원 정도다. 2016년 12월 43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분양돼 신촌그랑자이와 비슷한 시기에 분양권 전매 제한에서 풀린 종로구 무악동 경희궁롯데캐슬. 5억5000만~5억8000만원에 분양된 전용 59㎡ 분양권이 8억850만원에 실거래 신고됐다. 웃돈이 2억원이 넘는다.

이처럼 근래 분양권 전매 제한에서 풀린 단지들에 억대 웃돈이 흔하다. 분양권 몸값이 치솟은 것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분양가를 억제하고 주변 집값은 많이 오르기 때문이다. 주변 시세와 분양가 차액 이상으로 웃돈이 형성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내 분양가를 1년 이내 최고 수준에서 제한하고 있다. 6월 말 기준으로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1년 새 0.4% 올랐지만 같은 기간 서울 기존 아파트값은 7.1% 상승했다. 강남구(10.9%) 등 강남권은 10% 넘는 상승률을 나타냈다. 집값이 뛰는데 분양가는 제자리인 셈이다. 이러다 보니 분양시장의 청약열기는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서울 1순위 청약경쟁률이 26.6대 1로 분양시장이 활기를 띤 2015년 이후 가장 높다.
 올해 서울 1순위 경쟁률 26.6대 1
분양시장 열기는 서울만이 아니다. 기존 주택시장이 가라앉은 지방에서도 웃돈이 기대되는 단지에는 청약자가 대거 몰린다. 대전도시공사가 7월 말 대전 갑천친수구역(도안 호수공원) 사업지구에 분양한 아파트는 642가구 모집에 15만여 명이 몰렸다(경쟁률 평균 241대 1). 분양권 웃돈이 1억원까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연말까지 전국에서 29만여 가구의 아파트가 분양할 예정이다. 수도권에서 절반이 넘는 16만여 가구가 나오고 지방 물량은 13만여 가구다. 6월 지방선거와 월드컵,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보증 심사 강화 등으로 미뤄졌던 물량이 넘어오면서 많아졌다. 현재까지 분양된 20만여 가구를 합치면 올해 전체 분양 예정 물량은 49만여 가구로 2015년(52만여 가구) 이후 가장 많다.

서울에서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쏟아진다. 총 3만여 가구 규모다. 건립 규모가 1000가구 이상인 대단지도 많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가장 시선을 끈다. 서초구에서 삼성물산이 서초동 우성 1차를 헐고 짓는 래미안 리더스원을 9월에 분양한다. 총 1317가구 중 232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이 단지는 강남역 근처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이고 이 일대에 래미안 브랜드 타운이 형성돼 있다. 우성3차를 재건축한 래미안서초에스티지와 우성2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서초에스티지S가 입주해 있다.

삼성물산은 강남구 삼성동에서도 상아2차래미안을 분양한다. 총 679가구 가운데 115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지하철 7호선 청담역과 9호선 삼성중앙역이 도보 거리에 있다. 현대건설이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3차를 다시 짓는 디에이치반포를 분양한다. 건립 가구 수는 835가구이고 일반분양분이 219가구다. 지하철 9호선 사평역과 맞닿아 있는 데다 3·7·9호선 고속터미널역, 2·3호선 교대역과 가깝다. 현대건설은 강남구 일원동 일원대우 재건축 아파트도 11월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 59~121㎡ 아파트 총 184가구인 소규모 단지로 일반 분양분이 63가구에 그치는 점이 아쉽다.
 강남 분양가, 시세보다 3.3㎡당 1000만원 넘게 저렴
방배동에서 방배경남을 재건축하는 방배그랑자이가 나온다. 총 759가구 중 일반분양분이 269가구로 많은 편이다. 지하철 2호선 방배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인근에 2·4호선 환승역인 사당역도 있다. 경부고속도로 서초IC가 가깝고 우면산과 매봉재산이 인접해 있다. 송파구에서 거여마천뉴타운 재개발 단지가 나온다. 2-1구역에 롯데건설이 짓는 1945가구 중 일반분양분은 748가구다. 지하철 5호선 마천역 역세권이고 위례신도시를 바로 옆에 둔 입지다. 지난해 말 2-2구역에서 e편한세상송파파크센트럴이 15.3 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분양가가 3.3㎡당 2380만원 선이었다. 거여마천뉴타운은 송파구 거여·마천동 일대 104만3843㎡의 노후 주거 지역을 재개발 사업을 통해 정비하는 사업이다. 1만3000여가구의 아파트촌으로 바뀐다.

강남권 단지들의 분양가가 초미의 관심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가 규제로 3.3㎡당 4200만~43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이 단지들 주변 시세는 3.3㎡당 5000만원이 넘는다. 래미안서초에스티지S 시세가 3.3㎡당 5300만원 선이다. 3.3㎡당 1000만원가량 차이 난다. 전용 84㎡ 기준으로 3억원 이상이다. 9월 말 삼호가든 3차 인근에 입주하는 삼호가든 4차 재건축 단지(반포센트럴푸르지오써밋)도 시세가 3.3㎡당 5000만원이 넘는다. 이 아파트 재건축조합이 장애인용 승강기 설치로 늘어난 추가 물량을 9월 초 경매로 분양하기로 하면서 정한 예정가가 3.3㎡당 5000만원을 훨씬 넘겼다. 전용 84㎡ 예정가가 3.3㎡당 5800만원 선인 20억원이다. 삼성동에 지난 4월 입주한 삼성동센트럴아이파크(옛 상아3차)가 3.3㎡당 6000만원이 넘는다. 전용 84㎡가 21억원 선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앞서 분양된 단지들도 ‘로또’였는데 그 사이 집값이 더 올라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로또’ 기대치가 더 올라가 청약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도에서 ‘준강남권’인 공공택지 물량이 잇따른다. 위례신도시와 과천지식정보타운, 성남 대장지구, 하남 감일지구 등이다. 위례에선 2014년 이후 4년 만에 아파트 분양이 재개된다. 계룡건설 등이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4년 전 위례신도시 분양가가 3.3㎡당 1800만원 정도였다. 현재 시세가 위례신도시 내 송파가 3.3㎡당 3000만원, 하남이 2700만원가량이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 속하는 단지는 무주택 세대주에 물량 대부분을 청약가점제로 분양하기 때문에 유주택자가 분양받을 문이 좁다. 청약가점제 물량이 전용 85㎡ 이하 100%, 85㎡ 초과 50%다. 유주택자는 절반을 추첨으로 뽑는 전용 85㎡ 초과를 두드리는 게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PB팀장은 “분양권 전매가 금지돼 있어 중도에 팔 수 없고 분양가 9억원 초과 주택은 중도금 대출이 안 된다는 점을 고려해 자금 마련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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