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잡아먹는’ 암호화폐
‘전력 잡아먹는’ 암호화폐

▎“지구 온도 2℃ 상승을 피하려면 암호화폐 채굴에서 전력수요를 감축해야 한다.” / 사진:NEWSIS
투자자산뿐 아니라 결제시스템으로도 사용되는 가장 유명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에 주로 초점을 맞춘 하와이대학 논문에 따르면 그 암호화폐가 교통·주택·식품 관련 기술들과 비슷한 속도로 보급될 경우 30년 이내에 지구 온도를 2℃ 이상 높일 만큼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 있다.
비트코인의 과도한 전력소비는 그 암호화폐의 구입·발행·보안에 필요한 ‘채굴’이라는 과정 때문이다. 비트코인 채굴은 거래의 보안과 검증에 필요한 컴퓨터 작업과정이다. 블록으로 불리는 각 거래 묶음은 채굴자의 검증(보안)과정을 거치며 연속적으로 축적돼 블록체인이라는 사슬을 형성한다.
컴퓨터를 이용해 난이도 높은 작업증명(proof-of-work, 네트워크에서 스팸 메시지를 막기 위한 시스템 또는 프로토콜) 문제를 먼저 풀어내는 채굴자가 그 대가로 비트코인을 받는다. 그들은 그런 검증과정에서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비트코인 채굴자가 없다면 네트워크(블록체인)의 기능이 마비되고 안정성을 잃게 된다. 비트코인의 전력소비는 여러 가지 난제를 유발했으며 채굴설비의 지역적인 배치에 관해서는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거의 논의되지 않는다.
논문의 대표 작성자인 하와이대학(마노아) 사회과학대학 지리학과의 카밀로 모라 부교수는 “비트코인의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보급되는 속도가 다른 기술에 비해 아무리 늦더라도 기후변화에는 악재로 작용하며 사람과 동식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재앙의 소지가 있는 지구 온도 2℃ 상승을 피하려면 앞으로 암호화폐 개발에서 반드시 전력수요 감축을 목표로 해야 하는 건 분명하다.”
치아 네트워크의 브램 코언 공동설립자는 IB타임스에 보낸 이메일 답장에서 암호화폐 채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의 억제 또는 감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치아 네트워크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더 탈중앙화되고 안전한 암호화폐 개발을 목표로 하는 ‘공간과 시각 증명’ 기반 블록체인이다.파일 공유 서비스 비트토렌트의 프로토콜을 설계했던 코언 공동설립자는 IB타임스에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 풍부하게 존재하며 널리 분산된 잉여 저장설비를 이용해 전력사용을 최소화한다. 세부사항을 이행하는 데는 상당한 기술 도약이 필요하지만 가능한 일이다. ‘치아 영농(Chia farming, 낭비가 많은 채굴과는 다르다)’의 핵심 아이디어는 ‘농민’이 제공하는 저장공간 크기에 비례해 보상하는 것이다.”

▎지난해 비트코인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6900만t에 달했다. / 사진:J. DAVID AKE-AP-NEWSIS
소수의 제한된 인원이 암호화폐를 채굴해야 한다는 주장과 유엔 보고서에 관해 코언 공동설립자는 이렇게 말했다. “진짜 문제는 사용되는 전력량이다. 이는 채굴 과정이 분산됐다는 점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적은 전력을 소모하면서 같은 수준의 보안을 유지하는 편이 항상 바람직하다.”
하와이대학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비트코인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6900만t에 달했으며 ‘비트코인이 널리 보급될 경우 누적 배출량이 단 22년 만에 지구온도를 2℃ 상승시키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기술들의 평균적인 보급속도를 기준으로 할 경우 그 기간은 16년에 더 가까워진다.’
코언 공동설립자는 이런 추정이 미래 비트코인 시세에 관한 가정에 크게 의존하는 탓에 “완전히 추측일 뿐”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이든 어떤 암호화폐든 널리 사용되는 금융도구로 채택될 경우 확장성을 갖춰 주류 기술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업계에 대한 규제에 좌우되는데 현재로선 세계적으로 거의 규제가 마련되지 않았다.
- 란지타 샤스트리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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