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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맥짚기] ‘코로나19 이후’ 주도 테마와 지켜봐야할 요소

[증시 맥짚기] ‘코로나19 이후’ 주도 테마와 지켜봐야할 요소

언택트 테마는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구조적으로 굳어질 가능성 높아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 코스닥 제약주의 최고점은 7586이다. 질병 확산 초기에는 제약주도 예외 없이 하락해 5544까지 떨어졌다. 거래일수 기준으로 9일 동안 26.9% 하락이다. 제약주 하락은 코로나19에 따른 공포심리 때문이기도 하지만 질병으로 인한 제약업종 영업환경 악화의 영향도 있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병·의원 환자수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46% 감소했다. 그 바람에 제약사 매출액은 1조8000억원 감소했다. 매출이 줄어 각종 연구개발과 투자 축소가 불가피해졌고, 여기에 환율 급등에 따른 외국산 원자재 가격 상승이 더해지면서 악영향이 커졌다.

제약주 주가는 하락 이후 급반등 했다. 주가가 바닥을 치고 6일 만에 직전 최고치를 넘어 섰다. 이 가운데 5일 연속 5% 넘는 상승을 기록할 정도로 속도가 빨랐다. 최근에 상승이 조금 주춤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다른 어떤 업종보다 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에 주목받는 제약주

코스닥 제약 업종이 빠르게 상승한 건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우리 의료체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본격 확산기에 환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던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는 공격적인 검사를 통해 확진자를 적극 찾아나서 질병을 다스리는데 성공했다. 국내외 모두에서 우리의 방역체계와 제약업계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이런 인식 변화는 제약사 주가에 긍정적이다. 씨젠은 코로나19 진단키트 기술을 재료로 연일 상승해 연초 주가의 3배가 됐고,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코로나19 치료제 위탁생산 계약을 맺을 거란 기대로 주가가 연초 대비 2배가 됐다.

코로나19 가 사람의 이동을 제한하는 사태로 발전한 이상 주가가 치료제 개발에 과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핵심적인 주식에서 부수적인 주식으로 상승 종목이 확대되는 것도 시장 원리상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진단키트와 시약, 치료제, 백신 등이 한데 묶여 하나의 테마로 발전했다. 모든 테마가 그렇듯 테마는 확대되면 확대될수록 대상 종목이 늘어난다. 나중에는 특별히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편입되는 종목까지 생긴다. 그래서 일정 단계가 되면 투자자들이 해당 종목이 정말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는지 따지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이 때 테마의 핵심이 아니거나 주가를 끌어올렸던 요인이 실적과 무관하거나, 새로운 제품 개발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없는 회사의 주가는 하락하게 된다.

많은 제약과 바이오 회사들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열에는 코스닥에 있는 작은 바이오 기업까지 참여했다. 해당 재료를 발표하는 날 주가가 크게 오르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세계적인 관심사이므로 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어 주가가 과잉 반응하는 게 당연하다. 문제는 최초 개발자만이 치료제와 백신 개발의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 이후 개발자는 비용만 치르고 수익은 얻지 못한 채 끝날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치료제와 백신 개발은 기술과 자본의 여유가 있는 세계적 제약사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모두가 이런 한계가 있음에도 코스닥시장에서 수많은 제약사가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거론한 건 주가를 부풀리는 과정일 수 있다.

우리 제약사는 개발 능력과 자금이 많지 않다. 진행되고 있는 신약도 잘 개발하고 여기에 코로나19 관련 제품까지 만들 능력이 거의 없는 상태다. 제한된 자원을 코로나19 관련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집중하다 개발 경쟁에서 밀려나거나 임상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 바이오 주식이 크게 오른 만큼 이제부터는 기업 내용을 꼼꼼히 따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테마는 한 번 지나가고 나면 다시 가격을 회복할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코로나19로 각광받은 또 하나의 테마는 비대면(untact) 관련주다. 질병이 전세계에 확산되자 여러 나라가 외국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형태로 대응에 나섰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질병이 창궐하는 지역을 폐쇄한 사례가 나왔다. 이런 극단적 경우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스스로 타인과 접촉을 피한다. 덕분에 코로나19로 대부분 업종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동안에도 언택트 관련주는 상승세에 올라탔다.

언택트라는 개념은 무인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코로나19가 퍼지면서 이 개념도 발전해 접촉(contact)을 피할 수 있는 모든 품목으로 확대됐다. 시장에서는 언택트 산업의 대표로 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이커머스, 온라인 교육, 원격의료를 꼽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언택트 산업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커진 건 코로나19가 확대되는 가운데에서도 미국시장에서 인터넷 등 비대면 관련 기업의 주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이 대표적인 예인데 아마존의 경우 시장이 하락을 끝내고 반등을 시작하는 초기에 이미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회복했다. 우리나라도 사정이 비슷하다. G마켓, 옥션, 11번가를 포함한 13개 온라인쇼핑업체의 3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3% 증가했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분기 이후는 그 경향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대면 테마 연관성 꼼꼼히 따져야
언택트 산업은 한 때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구조적으로 굳어질 가능성도 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비대면의 효용성이 입증된 데다 사회 발전 추세와도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을 비롯해 언텍트 산업을 뒷받침해주는 IT부문이 빠르게 발전해 기술 문제가 해소되고 있는 점도 중요한 요소다. 코로나19 치료제는 불분명한 테마인 반면 언텍트 테마는 비교적 탄탄한 기반 위에 있는 테마로 판단된다. 그만큼 테마의 생명이 길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시장의 속성이다. 테마의 내용이 사회 발전 과정에 맞더라도 연관성 없는 기업이 테마에 들어오는 등 테마 자체가 오염될 수 있다.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그 경향이 심해진다. 테마가 처음 만들어질 때에는 소수를 제외하고 이를 인식할 수 있는 사람이 시장에 없기 때문에 크게 수익을 내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그래서 테마가 커질 때마다 새로운 종목을 통해 수익을 올리려는 욕구가 커지고 결국 관련주의 범위가 넓어지는 일이 벌어진다. 환경 관련 테마가 처음 유행했을 때 전체 상장 주식의 4분의 1이 관련주로 분류됐던 것도 이런 속성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상황이 이 단계까지 발전해 테마에 대한 관심이 줄거나 높은 주가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순간 주가가 급락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이종우 증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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