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금융을 바라보는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의 시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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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금융을 바라보는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의 시각차

씨티은행 점포 폐쇄 과속하다 소매금융 정리 단행

 
 
서울 영등포 문래동에 위치한 영시티 건물 1층 모습. [이용우 기자]

서울 영등포 문래동에 위치한 영시티 건물 1층 모습. [이용우 기자]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다른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씨티은행은 최근 소매금융을 접는다고 밝히면서 업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같은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은 반대로 소매금융을 키우며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일각에선 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 원인을 당국 규제에서 찾고 있지만, 규제는 표면적 원인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씨티은행의 경영 실책이 이번 결정에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2017년 점포 대규모 통폐합 결정 이후로도 순익 악화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국 씨티그룹은 지난 15일 1분기 실적발표에서 한국을 포함한 13개 국가의 소비자금융 사업에서 출구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예·적금·대출·카드 등 소매금융 사업을 해당 지역에서 접겠다는 방침이다. 유명순 씨티은행장도 “이번 기회를 통해 기업금융 사업을 중심으로 한 한국 내에서의 사업을 재편·강화하고 이 과정에서 고객들을 충분히 지원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말했다.
 
금융업계에선 씨티은행의 이번 결정에 대해, 최근 3~4년 동안 씨티은행이 디지털 전환을 이유로 서둘러 지점 폐쇄에 나선 결과 소매금융 부문 경쟁력이 떨어진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씨티은행은 2017년 120여개에 달한 영업점을 단 3년 만에 30여개로 줄였다. 씨티은행의 계획은 고액자산가들을 위한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 집중과 비대면 거래를 통한 디지털 금융 선도에 있었다.  
 
이를 주도한 박진회 전 씨티은행장은 2017년 기자간담회에서 “지점 통폐합이 이뤄지게 되면 소매금융에서 일부 위축이 있을 수 있지만 이를 줄이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디지털로 이용자들을 유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점 폐쇄를 거부하는 이용자들도 소규모 있을 수 있지만, 이 때문에 디지털로의 전환을 안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씨티은행은 매년 대규모 점포 통폐합을 진행했지만 이익 개선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씨티은행 당기순이익은 연결기준으로 2018년 말 3078억원, 2019년 말 2941억원, 2020년 말 1875억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순익이 줄었다 해도, 지난해를 제외한 2018년, 2019년의 순익 감소 추세는 그대로였다.  
 
다만 씨티은행 관계자는 이번 소매금융 철수에 대해 실적의 문제는 아니라고 전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특정 국가의) 실적이나 역량 문제로 인한 결정이 아니라 씨티그룹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수익을 개선할 사업 부문에 투자 및 자원을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을 단순화할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방한한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회장(왼쪽)이 비대면 화상 시스템으로 대학생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SC제일은행 / 연합뉴스]

지난해 방한한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회장(왼쪽)이 비대면 화상 시스템으로 대학생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SC제일은행 / 연합뉴스]

SC제일은행, 온·오프라인 연계한 서비스 확대 등 투자 늘려

 
SC제일은행은 지금까지 씨티은행과 다른 영업 전략을 보였다. 온·오프라인 금융서비스를 증권과 연계해 자산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 인터넷은행 출범에도 투자하며 영업 전선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그룹 회장이 직접 한국을 방문, 내부 직원 독려만 아니라 사업 확장에도 관심을 보였다.  
 
SC제일은행은 현재 소매금융과 증권업을 결합한 형태의 복합 점포 개설에 힘쓰고 있다. 비대면만 아니라 대면 자산관리 비즈니스의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에 따라 SC제일은행은 올해 사업 목표로 디지털뱅킹만 아니라 중산층까지 확대한 자산관리 서비스 확대, 글로벌 기업금융 강화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이 중 자산관리 서비스가 소매금융과 증권을 결합한 복합점포 확대 등을 의미한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도 올해 온라인 신년 타운홀 행사에서 “은행 업무 일부가 빅테크 산업으로 점차 이전되고 있는데, 이런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증권 비즈니스와 결합한 복합점포 개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018년 말 2213억원에서 2019년 말 3144억원으로 42% 증가해 씨티은행의 순이익을 앞질렀다. 2020년 말 순이익은 25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대손충당금 증가액(860억원)을 제외하면 순이익은 늘어난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법인세도 1년 새 77.5%(512억원) 늘었다며 실적 하락 이유를 설명했다.  
 
SC제일은행은 복합점포 개설 외에도 인터넷은행 설립에도 투자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올해 제3호 인터넷은행으로 출범할 예정인 토스뱅크에 6.67%에 해당하는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번 토스뱅크 지분 투자는 지난해 8월 한국을 찾았던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 회장의 관심도 받았다. 당시 윈터스 회장은 이승건 토스 대표와 만나 토스뱅크 출범 진행 상황과 SC그룹의 해외 성공 사례, 협력 강화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윈터스 회장은 당시 토스만 아니라 카카오뱅크, NHN페이코 본사도 방문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씨티은행이 규제 때문에 철수한다는 것보다 시중은행 경쟁에 밀려 결국 소매금융을 접는 가능성이 더 클 것”이라며 “다른 은행들의 영업이익은 규제 속에서도 증가하고 있는데 씨티은행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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