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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한국 정부 재정규율 시험대에 오를 것”

국가 신용등급 'Aa2' 유지…등급 전망 '안정적'
정부 부채 증가·고령화·대북 리스크는 부정적 요인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등급 전망을 유지하기로 했다. 한국의 은행들에 대해서도 안정적 전망에 변화를 주지 않기로 했다. 한국 생보사들의 자본적정성도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12일 무디스는 ‘한국 정부 및 금융기관 신용전망’ 세미나를 통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등급인 Aa2등급으로 유지했다. 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크리스티안 드 구즈만 무디스 이사는 “한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충격에서 탄력적으로 회복했다”며 “매우 우수한 펀더멘탈을 갖고 있기 때문인데 이번 전망은 이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가운데 Aa2등급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무디스 기준으로 일본과 중국의 신용등급은 A1등급으로 한국보다 두 단계 낮고 홍콩과 대만은 Aa3등급으로 한국보다 한 단계 낮다.
 
무디스는 한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전망치(3.1%) 대비 0.4%포인트 상승한 3.5%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에서는 높은 수요가 나타나고 있고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도 견조한 성장을 지지할 것이란 설명이다.
 
한국 국가신용등급의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 [자료=무디스]
 
긍정적인 전망에도 무디스는 한국의 정부 부채 증가와 고령화, 대북(對北) 리스크 등을 부정적 요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한국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지속됨에 따라 정부 부채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 예상했다. 한국의 GDP대비 정부 부채가 2021년 46.2%에 이를 것이며 이후에도 60%에 가까운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의 부채 상환 여력은 우수한 수준

 
한국 정부가 오랜 기간 지켜왔던 재정 규율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내다 봤다. 다만 한국의 재정수지는 동일 신용등급을 가진 선진국에 비해 우수한 수준이고 저금리 상황에서 부채 비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부채 상환 여력은 우수한 수준이라 평가했다.  
 
GDP 대비 부채비율 증가에 따른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구즈만 이사는 “신용등급은 다양한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판단해 결정되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높아지더라도 다른 요소들도 함께 고려된다”며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경제·구조개혁과 지정학적 리스크 감소 등은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은행들의 신용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안정적’ 전망을 유지했다. 다만 가계부채의 절대 규모는 물론 증가율도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경제적인 충격이 발생하거나 빠르게 금리가 상승할 경우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을 제약할 수 있다는 경고다. 무디스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를 넘어섰다.
 
기업 등 민간 대출 규모가 2020년 급증했다는 점도 부담스런 부분이다. 특히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부와 금융당국이 민간 대출에 상환을 유예해줬다는 점은 향후 은행들의 부실여신(NPL)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민간 대출 상환 유예는 오는 9월 종료될 예정이다.  
 

생보사 자본적정성 안정적

 
한국의 생명보험사들에 대해서도 무디스는 안정적인 자본적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정적인 언더라이팅 마진이 수익성을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잠재적인 운용자산 구성 변화 가능성은 리스크 요인이라 지적했다. 저금리 상황에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보험사들의 해외 투자 등 대체투자 비중이 늘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진전되면 다시 고위험 자산 편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김영 무디스 연구원은 “향후 보험사들의 위험 선호도에 따라 자산건전성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며 “다만 금감원에서 보험사들의 대체 투자와 관련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는 보험사 자산건전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밝혔다.  
 
황건강 기자·CFA  hwang.kun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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