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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열 리얼 포커스] “우리 집 반으로 분리해주세요”

똘똘한 한 채 전략으로 ‘한 지붕 두 가구’ 세대 분리형 아파트 시대

세대 분리형으로 설계한 아파트 평면 구조. [자료 GS건설]

세대 분리형으로 설계한 아파트 평면 구조. [자료 GS건설]

 최근 한 지붕 두 가구로 불리는 세대 분리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대 분리형 아파트는 1990년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분 임대 아파트’라는 개념으로 처음 도입했다. 당시에는 세입자와 집주인이 자주 마주칠 수 있는 사생활 문제와 명확하지 않는 관리비 책정 때문에 인기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세대 분리형 아파트의 인기는 분명 과거와 다르다. 정부가 다주택자를 겨냥해 세금을 늘리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른바 ‘똘똘한 한 채’인 대형 아파트의 가치가 커졌다. 게다가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시대적 분위기가 뒷받침되면서 세대 분리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급등하고 있는 탓이다.  
 
최근 들어 대형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는 다른 규모의 아파트보다 압도적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전국 대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9억4937만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4월에는 11억 3983만원으로 1년간 1억9000만원이나 올랐다. 같은 기간 중대형 아파트는 1억4900만원 올랐고, 중형 1억1000만원, 중소형 8300만원, 소형 5000만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부동산 매매 투자가 불안해지자 내 집에서 얻을 수 있는 임대수익이라는 장점을 활용, 신 부동산 재테크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세대 분리형 아파트는 주택법상 1주택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해당 아파트 매매가격이 9억원이 넘지 않는다면, 임대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주택을 처분할 때에는 분리해서 팔 수 없다.  
 
층간을 오가는 계단을 설치한 세대 분리형 아파트 실내. [중앙포토]

층간을 오가는 계단을 설치한 세대 분리형 아파트 실내. [중앙포토]

새 아파트 옵션에도 ‘세대 분리’ 항목 추가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우성 아파트 2차를 리모델링 해 2014년 입주한 대치래미안하이스턴은 전국 최초로 세대 분리형 리모델링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기존 354가구를 리모델링해 전용면적 84㎡를 전용면적 110㎡로 확장하면서 3가구를 세대 분리형으로 만든 것이다. 집주인이 거주하는 전용면적 69㎡와 임대용 주택인 전용면적 41㎡로 각각 나눴고, 임대용 주택은 거실을 갖춘 투 룸으로 만들었다.  
 
리모델링한 대치래미안하이스턴 세대 분리형 아파트는 명문 학군과 투룸 세대 분리형 아파트인 희소성으로 매물을 내놓지 않아도 입소문 만으로 임대차를 구할 수 있을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전세 시세는 7억5000만원, 반전세는 보증금 6억원에 월세 50만원 수준인데 이마저도 입주 경쟁이 벌어지면 월세가 치솟아 정해진 가격이 없다는 업계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런 세대 분리형 아파트는 대부분 대형 아파트의 쪼개기 형태에서 나타난다. 최근에는 국민면적으로 불리는 33평형대에서도 나타나면서 세대 분리형 아파트의 인기가 커졌다라는 것을 재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 분양하는 아파트에서는 옵션선택 사항에 세대 분리형을 항목을 넣어 분양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세대 분리형 아파트는 주택법상 1주택으로 인정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매매가격이 9억원이 넘지 않으면 임대소득세가 없다. 세입자 입장에서도 오피스텔이나 원룸보다 보안과 안전설비가 뛰어나다. 다만, 모호한 관리비 책정 기준, 소음·주차 문제, 높은 임대료 등이 단점으로 꼽힌다.   
 
세대 분리형으로 설계한 서울 강남 대치동의 래미안 하이스턴 전경. [사진 삼성물산]

세대 분리형으로 설계한 서울 강남 대치동의 래미안 하이스턴 전경. [사진 삼성물산]

1인 가구 늘어 세대 분리형 아파트 수요도 증가

 
이처럼 세대 분리형 아파트가 인기를 누리게 된 것은 1인 가구가 빠르게 급증하는 것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주거형태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에만 하더라도 1인 가구수는 540만 가구로 27.9% 비중이었지만, 2019년에는 1인 가구수가 615만 가구수로 3년간 13.8%나 증가했고 1인가구 비중도 30.2%로 껑충 뛰어 올랐다.  
 
세대 분리형 아파트는 집주인뿐만 아니라 세입자들 사이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1인 가구가 주로 거주하는 오피스텔이나 원룸보다 세대 분리형 아파트가 보안과 안전설비가 뛰어나고, 무엇보다 아파트 내 커뮤니티 공간과 편의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선호도는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세대 분리형 아파트도 분명한 단점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관리비 책정이다. 전기료 등의 관리비를 집주인과 세입자가 나눠서 부담해야 되는데 이 기준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또한, 1주택에 두 가구가 살아야 하기 때문에 소음에 대해서도 취약할 수 밖에 없고, 세대수 증가에 따른 주차문제와 구조 부실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세입자 입장에서는 기존 주택보다 높은 임대료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럼에도 세대 분리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임대를 주지 않더라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있기 때문이다. 노부모를 부양하거나 성인이 된 자녀에게 독립적인 생활 공간을 제공할 수 있고, 최근에는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서 업무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취미 공간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똘똘한 한 채가 각광받고 있는 현재 대형 아파트에서 세대 분리함으로써 임대수익과 절세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만큼, 세대 분리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필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종 부동산 통계를 분석, 제공하는 큐레이션 서비스 ‘경제만랩’의 리서치 팀장이다.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후, 언론사에서 취재기자로 활동하다가 경제만랩 리서치팀에 합류해 부동산시장의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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