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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다 10살 젊은 동남아…이커머스 중심지로 급부상

동남아 전자상거래 시장 2025년께 192조원대 성장 전망
카페24, 최대 오픈마켓인 쇼피·라자다 연동해 해외 진출 도와

롯데마트 인도네시아 찌마히점 내부 모습. [사진 롯데쇼핑]
국내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커버낫’은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에게 인기가 높다. 자사몰을 통해 올리는 매출은 연 600억원 규모에 이른다.  
 
국내에서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해외에서 주문을 요청하는 고객도 생겼다. 특히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국가 고객의 관심이 크게 늘어 최근 동남아 이커머스 채널인 ‘쇼피’에 입점했다. 그러나 특별히 홈페이지를 새로 구축하거나 운영 인력을 늘리지는 않았다. 국내에서 카페24 플랫폼을 이용해 자사몰을 운영하는 커버낫은 카페24의 마켓통합관리를 통해 해외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 등에 상품을 연동해 판매 중이다. 
 
커버낫 관계자는 “현지 조사 결과 동남아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엿봤지만 해외 이커머스 시장에 선뜻 뛰어들기엔 정보가 부족하고, 언어 장벽 등 부족한 점이 많았다”며 “기존 자사몰을 해외 사이트와 연동하는 것만으로 해외 고객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다 자체 프로모션에도 참여할 수 있어 해외 고객의 재구매율이 20% 이상 상승했다”고 말했다.
 

국내 쇼핑몰, 해외 이커머스 업체와 연동해 진출 

 
패션·식품 등 유통업계가 동남아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BGF리테일은 지난달 말레이시아에 CU 1호점을 냈고, 롯데쇼핑도 2019년 이후 2년 만에 롯데마트의 베트남 15호점을 열었다. 이마트 자회사인 이마트24 역시 올 상반기 중 말레이시아에 진출할 계획이다. 유통 대기업이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는 방식이라면 기존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중소업체는 이커머스 시장을 공략한다.
 
동남아 전자상거래 시장은 지난해 70조원 규모에 달한다. 2015년 약 6조원 규모에서 10배 이상 급성장했다. 연평균 약 35%의 성장세를 보여 2025년에는 192조원대로 팽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동남아 소비자의 1인당 온라인 쇼핑 지출액도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는 2018년 기준 1인당 125달러(약 14만원)를 지출하던 것에서 2025년 390달러(약 43만원)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동남아 최대 오픈마켓 '라자다'. [사진 라자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동남아의 이커머스 시장이 더욱 커진 모양새다. 싱가포르 정부투자기관인 테마섹(Temasek)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동남아 주요 6개국에서의 디지털 환경 소비자는 36% 증가했다. 특히 이 기간 중 새롭게 유입된 소비자 가운데 94%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끝난 후에도 지디털 서비스를 계속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남아 오프라인 시장보다 온라인 시장 전망이 밝은 이유 중 하나로는 동남아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젊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동남아 6개국의 평균 연령은 31.2세였다. 같은 해 42.6세를 기록한 한국보다 10년 이상 젊다. 특히 이중에서 국내총생산(GDP)이 가장 높은 인도네시아의 경우 인구가 2억7000만명에 달해 세계 4위를 차지하지만 평균 연령은 29세에 불과하다.
 
젊은 인구의 모바일 사용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필리핀(하루 평균 5시간 11분)은 세계에서 모바일 인터넷을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는 나라다. 태국(4시간 57분)과 인도네시아(4시간 46분) 등도 세계 평균(3시간 22분)보다 오래 사용한다. 한국은 평균 2시간 20분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모바일 인터넷 사용량은 이커머스 시장 활성화로 이어진다.
 
컨설팅업체 ‘위아소셜’이 발표한 ‘디지털 2020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16~64세 인터넷 사용자 중 80%가 조사 시점으로부터 최근 1개월간 모바일 기기로 쇼핑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태국(69%), 필리핀(66%), 말레이시아(64%), 베트남(59%) 등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젊은 인구→높은 모바일 인터넷 사용량→이커머스 시장의 확대로 이어지는 것이다.  
 
자료: 디지털 2020 보고서, 위아소셜(We are social)·훗스위트(Hootsuite)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업체인 카페24도 동남아시장을 눈여겨 본다. 중국·미국·일본 등에 해외법인을 보유한 카페24는 2019년 7월 베트남 호치민에 법인을 세운 데 이어 지난해 3월에는 현지에 플랫폼을 선보였다.  
 
카페24 관계자는 “베트남에서는 온라인 쇼핑 시에 신용카드로 즉시 결제하는 것이 아니라 구매자가 상품을 수령할 때 배송 기사에게 현금을 지불하는 ‘현금 후불결제(COD)’ 방식이 일반적”이라며 “PC에 비해 모바일 이용자가 월등히 많은 점을 고려해 웹 인터페이스를 모바일로 구동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UI를 최적화한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현금 후불결제’ 도입 등 현지화 전략 필요

 
동시에 ‘쇼피’ ‘라자다’ 등 동남아 최대 온라인 쇼핑몰과 연동해 국내에서 자사몰을 운영하는 사업자가 손쉽게 해외 판매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대만을 포함한 동남아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오픈마켓인 쇼피의 경우 지난해 주문량이 28억건, 거래액이 40조원에 달한다. 회원수 6500만명을 보유한 동남아 최대 오픈마켓 라자다 역시 자체 물류 서비스를 통해 섬이 많은 동남아 시장에 특화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 쇼핑몰 가운데 이들 쇼핑몰에 연동한 곳은 약 900여곳이다. 거래 중인 상품은 2만 여개에 이른다. 카페24 관계자는 “지난해 쇼피와 라자다를 통한 한국 상품의 거래액이 전년 대비 4배 가량 급증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한류 열풍의 근원지인 동남아 소비자의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호감도가 특히 높아 앞으로 이커머스 시장을 통한 상품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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