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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미래 먹거리 마련 움직임 분주…영역 다각화에 집중

바이오시밀러·CMO 기반 셀트리온 신약 개발에 집중
삼바…위탁생산개발에서 유전자 치료제 및 백신 생산으로 사업 다각화
SK팜테코 통해 유전자·세포 치료제(GCT) CMO 사업 확장

셀트리온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 조감도 [사진 셀트리온]
국내 대표 바이오시밀러·CMO 기업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로직스가 영역 확장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SK 역시 자회사를 필두로 바이오 몸집 불리기에 나서며, K바이오가 미래 먹거리를 향한 확장세가 매섭다.
 
셀트리온은 지난 14일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CT-P59·성분명 레그단비맙)가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이번 임상 3상 결과를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등 글로벌 규제기관에 제출할 방침으로 향후 수출 모멘텀이 예상된다.  
 
앞서 셀트리온은 렉키로나가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조건부 허가를 받으며 ‘국내 1호 코로나19 치료제’의 탄생을 알렸다. 지난 2002년 회사 설립 이후 19년 만에 첫 신약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셀트리온은 기존 바이오시밀러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신약 개발을 비롯한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 발굴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렉키로나 임상 3상의 성과는 셀트리온이 진행 중인 사업 다각화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현재 셀트리온은 다케다사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업부를 인수해 케미컬 의약품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현재 증설 중인 셀트리온 3공장을 케미컬 의약품 제조용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화할 가능성이 크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20일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전문개발업체 익수다 테라퓨틱스에 지분투자도 결정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의 바이오신약 개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가 갖는 시장성은 여전히 충분하지만 경쟁 역시 치열한 상황이고,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추기 위해선 바이오신약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셀트리온 역시 사업보고서를 통해 “항체의약품 시장 내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바이오신약 개발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초부터는 신약개발 사업을 위한 ‘글로벌 생명공학 연구센터’ 건립 작업을 본격화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전경 [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직스는 올해 들어 항체의약품 위주의 위탁생산개발에서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 백신으로의 바이오사업 다각화를 표명하는 등 신약 개발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코로나19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의 완제의약품 생산을 맡기로 했고, mRNA 백신 원료의약품 생산 설비 증설을 준비하고 있다. 수익률이 더 높은 원액 사업까지 확장에 나선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에 집중하고 있는 항체의약품을 넘어 빠르게 부상하는 시장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확장 및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바이오클러스터의 중심부에 미국 R&D 센터도 개소했다.
 
앞서 삼성그룹은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바이오’를 선택, 투자 우선순위로 CMO와 바이오시밀러를 뒀다. 이 계획에 따라 지난 2011년 CMO 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2년엔 바이오시밀러 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설립됐다.
 
또한 이 과정에서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 대주주로 합류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3종의 유럽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승인된 ‘아두카누맙’의 CMO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맡을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모두 다른 회사 제품을 대량 위탁생산하고, 복제하는 것에서 사업이 끝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신약 개발보다는 상대적으로 바이오시밀러나 CMO 분야가 사업적으로 더 수월한 것으로 본다. 이를 기반으로 다진 후, 다시 신약 개발 등 새로운 분야로 영역 확장에 나서는 복안이라는 것.
 
이포스케시 생산시설 [사진 SK ]
SK㈜는 CMO 통합법인인 SK팜테코를 통해 저분자의약품으로 CMO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3월엔 프랑스 유전자·세포 치료제(GCT) CMO인 이포스케시를 인수하며 바이오의약품 CMO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최근 SK㈜는 이포스케시가 약 5800만 유로(약 800억원)를 투자해 최첨단 시설을 갖춘 GCT 제2 생산공장 건설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제2공장은 기존 공장의 2배 규모이며, 미국과 유럽의 선진 GMP 기준(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에 맞춰 설계된다.
 
북미·유럽 시장 판매 의약품 생산을 위해서는 cGMP(미국), eu-EMP(유럽) 등의 인증이 필요하다. CMO 산업의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국내외 로컬 GMP 시설 확보가 필수적이다.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 북미와 유럽이 각각 40%,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요 글로벌 제약사 또한 북미, 유럽 기업이기 때문이다.
 
SK㈜는 GMP 시설을 직접 짓기보다 GMP 시설을 인수·합병(M&A)하는 방식으로 생산 케파를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즉 SK팜테코는 북미, 유럽 지역의 로컬 GMP 시설을 토대로 CMO 사업을 영위하며 현지에서 글로벌 제약사 및 바이오 기업의 퍼스트 밴더로 성장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SK(주)는 항체 신약 이외에 AI 기반 신약 플랫폼 기술 보유 업체 투자를 통해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말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 기술을 보유한 미국 로이반트 자회사 프로테오반트에 2200억원대 대규모 투자를 했고, 최근엔 싱가포르 항체의약품 개발사 허밍버드바이오사이언스에 120억원대 2차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3월에는 국내 AI 신약 개발사 스탠다임에 50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도 했다. AI 신약 개발 기술은 기존 신약개발 사업의 비효율성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SK(주)의 이런 행보를 통해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 뒤를 잇는 혁신 신약의 탄생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자회사 SK팜테코를 통해 글로벌 CMO 기업으로서 입지를 쌓고, 항체 신약 등에 기반한 바이오의약품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K바이오 기업의 영역 확대에 대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며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인하우스에 R&D 기능을 넣는 방법이 있고, 또 하나는 자금력을 가지고 기술력을 가진 업체와 콜라보레이션 하거나 M&A 등의 다양한 방법을 시도 중”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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