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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 조심하라”던 정부, 2주 만에 “주택 공급 최우선”

수요 억제 정책에도 집값 상승세 지속
정책 불신 경고 안 통하자 대책 선회
민간 선호 아파트 공급 확대에 초점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최근 2년 동안 단 한 주도 내리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최근 2년 동안 단 한 주도 내리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서울 집값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정부가 부동산 관련 발언을 내놓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은 이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아파트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3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금융위기로 조정을 받기 이전 수준의 고점에 근접했다”며 아파트값 고점론을 꺼냈다. 부동산 가격 거품이 꺼지면 피해가 커질 수 있으니 시장 참여자들에게 쏠림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계령을 내린 것이다.  
 
홍 부총리는 부동산 가격 하락 가능성의 근거로 금융위기 이전 서울 아파트 실질 가격과 현재 상황을 비교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을 배제한 2008년 5월 금융위기 이전 서울 아파트 실질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2021년 5월 서울 아파트 실질가격은 99.5”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에서 조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나오고 우리나라에서도 7월부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확대 등 가계부채 관리 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런 상황을 따져보면 홍 부총리의 발언은 ‘집값 하락 가능성이 크니 집을 사는데 신중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5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는 5월 서울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가 137.8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4월(129.8)보다 8포인트 오른 것이다. 3월에도 소비심리지수는 129를 기록했는데 3개월 연속 오른 셈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가격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는 이가 많다고 해석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고 볼 수 있다.  
 
전세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은 2년째 전셋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월 1주차에 0.11%를 기록했던 전셋값 상승률이 4월 4주차(4월26일)에 0.03%까지 둔화했지만, 5월부터 다시 상승폭이 커져 6월 1주차엔 0.08%로 올라섰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건 아파트 실수요자와 부동산 투자자들이 정부 방침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대개 정부가 투자 위험을 경고하면 이를 믿는 사람들이 투자를 멈추면서 가격 상승세가 완만해지거나 꺾이기 마련인데,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런 효과가 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시로 변하는 정부의 주택 정책과 부동산 시장을 보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4차 부동산 시장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주택공급을 최우선으로 모든 정책역량을 투입해 나가겠다”며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 해소와 시장 기대심리를 제어하겠다”고 했다. 불과 2주 전 아파트값이 떨어질 수 있다며 수요 억제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냈는데, 이제는 부동산 시장이 스스로 안정화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공급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힌 것이다. 홍 부총리는 “‘주택공급 최우선’이라는 대명제 하에 향후 신규택지사업이 흔들림 없이 착실히 추진되도록 모든 정책역량을 투입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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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아파트 공급량 정부는 49만 가구 vs 민간에선 28만 예상  

 
정부가 발표한 내년 입주 물량도 시장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부총리는  내년 입주 물량이 전국 48만9000가구로 이는 평년 입주 물량(40만 가구)보다 큰 규모라고 밝혔지만, 민간 부동산 정보업체의 추산과는 차이가 난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전국 입주 물량은 약 28만1652가구인데. 정부 발표와 20만 가구 가까이 차이 난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민간업체의 집계 방식이 달라 주택 공급량에 대한 계산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고 이야기한다. 정부는 일반 아파트 입주자 모집 공고뿐 아니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임대 물량, 30가구 미만 소규모 아파트까지 계산하는데, 민간에서는 보통 일반 아파트 모집 공고만으로 계산한다는 것이다. 실수요자가 원하는 아파트 유형은 민간 아파트여서 정부 추산보다는 부동산 업체 조사가 실수요자의 변화와 기호를 잘 나타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정책을 쏟아내도 실수요가 원하는 방향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기가 쉽지 않다는 해석도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이코노미스트]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공급 위주의 정책을 펴겠다는 것은 발전적인 방향으로 보이지만,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얼마나 좋은 정책을 펼지 의심스럽다”며 “주택 공급량을 부풀려 발표하기보다 실수요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명확한 공급 대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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