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34조 M&A' 카드 만지작...파운드리 시장 재편에 삼성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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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34조 M&A' 카드 만지작...파운드리 시장 재편에 삼성도 긴장

파운드리 업계 3위 '글로벌 파운드리' 인수 추진
팻 겔싱어 CEO "아시아에 편중된 파운드리 서비스에 대안 제공할 것"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반도체 시장 1위 인텔이 34조원에 달하는 인수합병(M&A) 카드를 만지고 있다. 지난 3월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뒤 약 4개월만의 결단이다. 반도체 업계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양분하고 있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재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인텔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인수 시 300억달러(약34조2600억원) 규모의 거래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성사될 경우 인텔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가 될 전망이다.
 
인텔이 M&A를 고려하고 있는 글로벌파운드리는 세계 파운드리 업계 3위 기업이다. 1위인 TSMC(55%)와 2위 삼성전자(17%)의 뒤를 이어 7%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파운드리는 현재 AMD, 퀄컴 등 150개 이상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독일, 싱가포르 등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인베스트먼트가 2009년 AMD의 제조설비를 인수해 세운 기업이다.
 
종합반도체기업으로서 반도체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인텔은 지난 3월 파운드리 사업 진출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당시 “아시아에 편중된 파운드리 서비스의 대안을 제공하기 위해 연내 미국과 유럽 등에 추가로 공장 확장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히는 등 TSMC와 삼성전자를 직접 겨냥했다. 
 
또한 애리조나주에 있는 오코틸로에 반도체 팹 2곳을 짓는다며 200억달러 투자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2018년 수익성 저하를 이유로 파운드리 사업을 대폭 축소시킨 지 3년만의 복귀라 반도체 업계가 술렁였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생산은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생산 점유율만 낮을 뿐 미국은 반도체 설계와 장비 등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15대 반도체 업체 중 8개가 미국 회사다. 하지만 대부분이 반도체 설계를 중심으로 하는 ‘팹리스’ 회사라 반도체 생산에서는 뒤쳐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인텔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가 성사된다면 세계 반도체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구상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인텔은 200억 달러 투자 계획 발표와 함께 빠른 시장 진입을 자신했지만 단기간에 인프라 구축과 미세공정 기술력 축적은 불가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반도체 생산 공장은 가동까지 2~3년이 걸려서다. 이 때문에 이미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는 글로벌파운드리를 흡수해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업계 1, 2위인 TSMC와 삼성전자 역시 대규모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인텔도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TSMC는 올해 250억달러 규모의 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삼성전자 역시 미국 파운드리 공장 신증설에 170억달러 상당의 투자를 통한 공장 추가 설립 계획을 세우고 있어 규모의 경제에서 밀리지 않는다.  
 

TSMC 잡기 바쁜 삼성, 인텔 진출 부담될까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내 엔지니어들의 모습[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내 엔지니어들의 모습[삼성전자]

 
하지만 삼성전자에게는 인텔의 외연 확장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까지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위인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이기 미국에 170억달러(약 19조원)를 투입해 공장을 짓기로 했지만 아직 인센티브 등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지역을 선정하는 데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이후 멈춘 삼성전자의 대규모 M&A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총수 부재 상황에서 삼성의 대규모 투자 결정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생산라인 설립이나 첨단미세공정 등 새로운 기술력을 쌓기까지 상당한 준비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인텔의 영향력 행사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기술력이 중요한 반도체 업계에서 7나노미터이하의 미세공정이 가능한 곳은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글로벌파운드리의 경우 12나노미터, 14나노미터 공정에 집중하고 있고 인텔도 기술력이 경쟁사인 AMD에 비해 떨어진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당장 파운드리 공장을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M&A는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었지만 기술 측면에서는 10나노미터 공정에 머물러 있다”며 “7나노·5나노미터 첨단미세공정을 두고 경쟁을 펼치는 삼성전자와 TSMC를 따라잡기에는 몇 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M&A가 성사돼도 당분간은 업계 3·4위끼리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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