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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다른 상가 2개 터서 쓰던 임차인, 월세 밀린다면? [임상영 부동산 법률토크]

공동 체결한 임대차 계약, 특약 없으면 임대인 전원이 해지해야

 
 
한 아파트 단지 상가 모습 [연합뉴스]
저는 소유주가 같은 구분상가 2개 호실을 임차해서 하나의 가게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중 한 호실에 대한 경매가 진행되어 해당 호실을 기존 소유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낙찰 받게 되었습니다. 이제 각 호실을 보유한 두 사람이 공동임대인이 된 셈인데요. 하필 제가 상가 월세를 3개월 정도 연체한 상황이었습니다. 새로운 소유자는 이를 이유로 제게 임대차계약 해지를 통보하였고, 해당 호실에 대한 상가 인도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합니다. 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실제로 인접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한 명의 임차인에게 부동산을 임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차인이 영업을 위해 집합건물의 여러 호실을 터서 사용하거나 여러 필지의 토지를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다수의 부동산 소유자들과 각각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하나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게 되는 것이지요. 또는 질문자 사례처럼 임대차 목적물 중 일부의 소유자가 변경되면서 임대인이 여러 명이 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그런데 임차인이 월세를 연체하는 등 계약을 위반했다면 임대차계약의 해지는 공동임대인 중 일부가 해도 효력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민법 제547조 제1항은 ‘당사자의 일방 또는 쌍방이 수인인 경우에는 계약의 해지나 해제는 그 전원으로부터 또는 전원에 대해 해야 한다’고 명백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해당 법 조항에 대해 대법원도 “여러 사람이 공동임대인으로서 임차인과 하나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민법 제547조 제1항의 적용을 배제하는 특약이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동임대인 전원의 해지의 의사표시에 따라 임대차계약 전부를 해지하여야 하고...(중략) 임대차목적물 중 일부가 양도되어 그에 관한 임대인의 지위가 승계됨으로써 공동임대인으로 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판결했습니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2다5537 판결). 즉, 민법 상 공동임대인 전원이 아닌 그중 일부만이 계약 해지의 뜻을 전한다면 효력이 없습니다.
 
다만 임대차계약서에 위와 같은 민법 규정을 배제하는 특약, 예컨대 계약 체결 및 해지의 권한을 공동임대인 중 대표자에게 위임하거나 각자가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의 특약이 존재한다면 그에 따르게 됩니다. 그렇지 않다면 공동임대인 전원이 빠짐없이 해지의 의사표시를 해야만 효력이 있습니다. 같은 법리가 임대인이 한 명이고 임차인이 여러 명인 경우에도 적용되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은 공동임차인 모두에게 계약 해지의 의사표시를 해야 합니다.
 
그러니 질문자 사례에서는 해당 호실의 새로운 소유자가 단독으로 임대차계약 해지를 통보하더라도 아무런 효력이 없습니다. 이런 사실을 기초로 해지 통보에 대응하시고, 연체된 월세를 이른 시일 내에 납부하시어 임대인들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사유를 없애시기 바랍니다.
 
※필자는 뱅가드 법률파트너스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현대건설 재경본부에서 건설·부동산 관련 지식과 경험을 쌓았으며 부산고등법원(창원) 재판연구원,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로 일했다.  

임상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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