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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카드론 금리 '역대 최저'라더니...대상자 1%에도 못미쳐

삼성‧KB국민카드 5% 미만 적용자는 각각 0.15%, 0.07% 수준
‘10% 이하’ 중금리 이용자 수도 전체 대비 ‘18%’ 수준
민형배 의원 “신용심사 정밀성 높여 최저금리 범위 넓혀야”

 
 
 
정부의 고강도 대출 압박으로 은행 대출이 막히자 ‘카드론’으로 대출 수요가 쏠린 가운데, 카드론 최저금리를 적용받는 이용자 수가 전체의 ‘1%’에도 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금리 적용 대상자가 구체적 수치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올 들어 카드사들이 ‘고신용자 모시기’를 앞세워 카드론 최저금리를 잇달아 내렸지만 실상과는 큰 차이를 나타낸 셈이다. 카드론 최저금리가 사실상 ‘미끼 금리’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고신용자 공략 ‘최저금리’ 인하…실상은 전체 대비 ‘0.78%’

 
7일 국회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 카드론을 취급하는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중 최저금리가 ‘5% 미만’인 곳은 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카드 등 5곳이다.  
 
이 같은 최저금리 인하 행렬에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까지 더해지며 카드론 잔액은 올 상반기 기준 34조원대를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만 6.5% 증가한 수치다. 
 
카드론 최저금리 4%대는 시중 은행과 1~2%포인트 차이로 수치 자체로만 놓고 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최저금리로 카드론을 이용할 수 있는 고객은 신용등급 1등급 내에서도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말 기준 7개 카드사의 카드론 전체 이용자 수 419만3000명 가운데 업계 최저금리로 일컬어지는 ‘5% 미만’ 금리가 적용되는 이용자수는 3만3100명으로 0.78%에 그쳤다. 또 5% 미만 금리가 적용되는 카드론 잔액은 2908억원으로 전체 카드론 잔액 34조1300억원 대비 0.85%에 해당했다.  
 
카드사별 카드론 전체 이용자 수는 ▲신한카드 107만7500명 ▲삼성카드 75만1100명 ▲KB국민카드 66만9500명 ▲현대카드 53만9600명 ▲롯데카드 45만4100명 ▲우리카드 37만9100명 ▲하나카드 32만2200명 순이다.
 
반면 ‘5% 미만’ 금리 이용자 수는 ▲하나카드 1만7700명 ▲롯데카드 8600명 ▲우리카드 4700명 ▲삼성카드 1200명 ▲KB국민카드 500명 ▲현대카드 400명 ▲신한카드 0명(최저금리 5% 이상) 순이었다.  
 
특히 카드론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 신한카드는 최저금리가 5.3%인 관계로 5% 미만 금리 이용자 수가 0명이다. 75만여명과 67만여명의 카드론 이용자를 보유한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는 최저금리 이용자 수가 각각 1200명, 500명에 그쳤다. 이들 카드사의 전체 카드론 이용자 수 대비 최저금리 이용자 수를 비율로 환산하면 각각 0.15%, 0.07% 수준에 불과했다.  
 
한편, 하나카드는 카드론의 공식적 최저금리가 6.9%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5% 미만' 최저금리 이용자 수가 가장 많아 눈길을 끌었다. 신용평점 하위구간에 해당하는 채권이 주로 대환대출과 보이스피싱 구제 채권 등에 해당되는 것임을 감안해도 신용평점 상위구간(신용점수 850점 이상)에 해당하는 이용자 200명 이상이 있었다.
 
이에 대해 하나카드 관계자는 “특별한 예외나 임의로 최저금리를 적용한 것은 아니다”라며 “고객이 카드론을 신청할 때 당사의 대출모형에 따라 5% 미만 금리가 자동 적용된 경우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카드론 이용자 80%, 중·고금리 적용…“전반적 금리 인하 필요”   

 
지난해 대다수 카드사들의 최저금리가 5%를 훌쩍 넘었고 신용등급 1~2등급의 카드론 평균 금리가 10% 내외였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5%이상 10%이하’ 금리를 적용받은 이용자도 상당히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실제 해당 구간의 금리가 적용된 카드론 이용자수는 75만4100명, 잔액은 7조6864억원으로 전체 대비 각각 17.98%, 22.52% 수준이었다. 최저금리·저금리 적용 대상자가 현저히 적을 뿐만 아니라, 결국 전체 카드론 이용자 가운데 80% 이상이 10% 초과 중·고금리 적용 대상자임이 확인된 셈이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상환능력에 따른 대출 주의 필요성과 함께, 적용 대상자가 1%에도 못미치는 최저금리 홍보·마케팅 전략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욱이 카카오·케이뱅크에 이어 출범을 앞둔 토스뱅크 등 중금리 대출 확대에 적극적인 인터넷전문은행의 공격적 행보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연 5~10% 수준의 중금리 대출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민형배 의원은 “카드사들은 ‘카드론 최저금리’를 마케팅으로만 활용할 것이 아니라 면밀한 신용심사를 통해 고신용자들은 최저금리 적용을 적극 확대해야 한다”며 “법정 최고금리가 낮아지는 추세인 만큼 카드론의 전반적인 금리수준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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