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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도 놀랐다…달리는 수소 트레일러부터 인명구조 수소 드론까지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모빌리티+쇼', 국내 기업 수소기술의 실험장
10대그룹 수소 기술 총집합…생산부터 유통·활용까지 체험할 수 있어

 
 
'2021수소모빌리티 쇼'에서 현대자동차 부스를 찾은 내빈들이 트레일러드론 시연을 관람하고 있다.[연합뉴스]
처음 보는 형태의 자율주행 트레일러 드론이 전시장 내부 도로를 천천히 달린다.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무인수송 모빌리티 ‘이-보기(E-bogie)’다. 15.3m의 거대한 크기지만 일반 트레일러보다 좁은 반경으로 회전하며 정밀하게 움직인다. 트레일러 드론이 선회용 로터리를 회전을 해 돌아오자, 최태원 SK회장과 조현상 효성 부회장을 비롯한 관람객들이 일제히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8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모빌리티+쇼’에는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SK E&S, 포스코, 현대중공업, 두산, 효성, 코오롱 등 국내 내노라 하는 기업들이 총출동해 자신들이 개발하고 있는 수소 기술을 한껏 뽐냈다. 막연히 수소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자리가 아닌 수소 사회 실현을 미리 보여준 자리였다.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자율주행 트레일러 드론부터 수소 트램, 수소 굴착기, 미니 딜리버리 모빌리티까지. 수소 기술의 다양한 활용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단순히 모빌리티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수소 생산부터 저장, 유통까지 획기적인 기술의 발전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수소사회의 실체를 눈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인명구조와 재난현장에 투입되는 레스큐 드론[현대차그룹]

인명구조 드론부터 울산 달릴 수소트램까지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1수소모빌리티 쇼'에 현대차가 수소 연료전지를 적용한 친환경 트램이 전시되어 있다.[연합뉴스]
현대자동차그룹 전시장에는 이-보기를 활용한 다양한 모빌리티가 전시돼 있었다. 이-보기는 납작한 형태의 자율주행 플랫폼이다. ‘보기(bogie)’는 원래 차체를 지지하고 주행하는 장치를 뜻한다. 이-보기 역시 차체를 어떤 형태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컨테이너운송. 항만물류. 공항운영. 건설. 화재진압 및 인명구조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할 수 있다. 트레일러드론 맞은편에는 재난현장에 투입되는 ‘레스큐 드론’이 전시돼 있었다. 레스큐드론은 이-보기 위에 소방용 방수총과 비행드론을 탑재했고 영상송출이 가능하다. 제자리에서 돌거나 대각선으로 움직이는 크랩워크도 구현한다.
 
다른 한쪽에는 2024년 울산을 달릴 예정인 수소 트램이 전시돼 있었다. 현대차와 현대로템이 협업해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한 친환경 트램이다 일반적으로 전철은 유가선으로 운행이 되지만 트램은 수소탱크나 수소연료전지스택이 위에 있어 전기를 바로 생성해서 달리기 때문에 무가선으로 운행이 된다. 수소트램은 달리는 공기청정기로도 불린다. 한 시간 주행으로 약 800마이크로그램(㎍)의 미세먼지를 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성인 107명이 1시간 동안 숨 쉴 수 있는 양의 청정 공기다.
 
전시장 말미에는 엠비전 투고(M.Vision 2GO)라는 도심형 딜리버리 모빌리티가 있었다. 수소연료전지로 구동되는 엠비젼 투고는 도심 물류 운송 서비스에 적용가능하다. 양산시점은 미정이나 이날 전시장에는 이러한 기술이 구현된 콘셉트카가 마련돼 있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수소연료전지로 가동되는 수소지게차와 수소굴착기 시연을 보였다. 수소지게차의 경우 오는 10월부터 실증사업이 본격화된다. 수소굴착기는 최대 1~2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또한 20분 충전으로 8시간의 작업이 가능하도록 개발 추진 중이다. 또한 ‘수소 드림 2030’을 주제로 수소의 생산부터 운송, 저장, 활용까지 수소 생태계 전반을 전시했다.
 
포스코 전시장에는 하늘색 모형의 수소차가 전시돼 있었다. 포스코가 디자인하고 생산하는 수소저장탱크(액화수소용기) 등 핵심 부품을 설치한 수소차 모형이다.  
 
두산그룹은 이번 전시에 두산 퓨얼셀파워BU, 두산퓨얼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 3개 계열사가 참여했다. 두산은 수소, 전기,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연료전지 '트라이젠(Tri-gen)'과 발전·건물·주택용 연료전지, 수소드론 등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전시장에 옮겨왔다.  
 
SK E&S와 효성, 코오롱 등은 수소 ‘생산’ 기술에 집중했다. SK E&S는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소로 개질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폐가스전에 영구 저장, 제거해 친환경 블루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을 3D모션그래픽으로 전달했다. 효성그룹은 액화수소 플랜트와 충전소를 중심으로 수소 생산, 유통, 활용 등에 이르는 전 과정을 3D영상과 전시모형 등을 통해 전 과정을 보여줬다.  
 
코오롱그룹은 수소사업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중심으로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텍과 코오롱플라스틱이 참여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주요 수소사업 제품은 수소연료전지용 수분제어장치와 고분자 전해질막(PEM), 막전극접합체(MEA)다. 코오롱글로벌은 육상과 해상풍력발전 사업에 이어 풍력발전단지에서 발생하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10대 기업 수소 청사진, 눈으로 확인하고 체험한다

수소모빌리티+쇼에서는 15개 국내 그룹사와 기업이 참여한 수소기업협의체도 출범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앞서 수소 사업 비전을 발표하며 각사가 그리는 수소사회 청사진을 내놨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30년까지 수소차 설비 구축과 연구·개발(R&D), 충전소 설치 등에 11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또한 2040년 수소에너지 대중화를 위해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도 개발할 계획이다.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은 승용차와 상용차 뿐 아니라 트램, 기차, 트레일러, 배, UAM 등 다양한 교통수단에 적용될 전망이다. 
 
SK그룹은 수소생태계 구축을 위해 향후 5년간 약 18조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수소 생산, 유통, 공급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 전 과정을 통합 운영하는 국내 유일 사업자가 되겠다는 목표다.  
 
포스코그룹은 2050년까지 연간 수소 생산 500만 톤, 매출 30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현재 포항에서 상용 가동 중인 파이넥스(FINEX)의 수소 농도를 단계적으로 높여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을 지속한다. 향후 10~20년 내에는 파일럿 테스트 및 기술 개발을 마치고, 기존 고로 설비를 수소환원제철 설비로 단계적으로 전환해 2050년까지 상용화한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에선 롯데케미칼이 지난 7월 2030년 탄소중립성장 달성과 함께 국내 수소 수요의 30%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약 4조4000억원을 단계 투자해 약 3조 원의 매출과 1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실현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수소기술연구센터는 전력 소모가 많은 기존 수전해 기술의 단점을 보완한 차세대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기술(AEMEC)’을 개발하고 있다. 기술이 경제성을 갖추면 한화그룹은 그린수소의 생산과 저장·운송, 충전 전 밸류체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수소 밸류체인 ‘수소 드림 2030’을 발표했다. 로드맵에 따라 2030년까지 친환경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각 계열사들이 관련 사업 추진에 매진하고 있다. 
 
GS는 해외자원개발, 국내외 플랜트 건설, 건설 수송용 에너지 보급 영역에서 축적한 역량을 통해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활용 분야에서 포괄적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더 나아가 포스코와 이차전지 재활용과 수소산업 등에서 손잡고 신사업 성장을 위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등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두산그룹은 수소시장 선점을 위해 계열사 역량을 결집 중이다. 듀산퓨어셀의 경우 수소연료전지 발전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다. 최근엔 수소, 전기, 열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트라이젠에 관심이 모인다. 트라이젠은 수소와 전기를 함께 충전할 수 있는 복합 충전소, 온수 공급 및 지역 난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차세대 연료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효성은 오는 2023년까지 울산 용연공장 부지에 연산 1만3000톤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건립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독일 산업용 가스업체 린데그룹과 손을 잡았다. 앞으로 5년간 1조 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 능력을 연 3만9000톤까지 늘릴 전망이다. 
 
코오롱은 향후 수소 시장에서 핵심 소재 통합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글로벌 점유율 1위의 수분제어장치를 비롯해 국내 유일 막전극접합체(MEA)와 고분자전해질막(PEM)을 동시에 생산하는 기술력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2030년 수소 관련 사업매출 1조 원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임수빈 인턴기자 im.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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