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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린느 성지’ 인증샷 후 ‘카페 디올’서 라떼 한 잔…MZ세대 ‘청담동 큰손’ 된 사연

코로나19에 백화점 대신 명품거리 찾는 MZ세대
주요 명품매장 2030세대 매출 비중 68% 껑충
쇼핑과 함께 이색 체험 공간 제공…2030 유인

 
 
청담동 명품거리에 위치한 '하우스 오브 디올'과 '셀린느 청담점' 외관. [사진 각사]
 
온라인 명품시장 큰손으로 거듭난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가 이젠 오프라인 매장마저 접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유동인구가 많은 복합몰이나 백화점에 방문하는 것이 꺼려지자 상대적으로 인파가 적고 단독 매장이 모여 있는 명품거리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감성적 체험’을 중요시하며 브랜드 가치와 스토리, 콘셉트를 즐기는 것을 선호하는 MZ세대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커피·인증샷 맛집 된 ‘청담동 명품거리’…이색체험은 덤 

서울 청담동 명품거리. [중앙포토]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해당 매장에서의 MZ세대 매출 비중은 2019년 41%에서 68%로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청담동 명품거리에서 10개의 명품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셀린느, 끌로에, 사카이, 알렉산더왕, 엠포리오 아르마니 등의 명품 브랜드가 입점해있다.
 
청담동 명품거리는 지하철 수인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을 나서면서 시작된다. 명품 브랜드의 모든 상품 라인을 한 공간에 보유하고 있어 쇼핑이 편리하지만 MZ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명품 매장에서 즐길 수 있는 ‘이색 경험’이다. 
 
청담동 명품거리에 입점해있는 매장들은 각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단독 매장인만큼 건물 외관도 개성 있는 모습으로 꾸며져 있을 뿐 아니라 쇼핑과 함께 다양한 이색 경험도 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점이 젊은 세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는 평가다. 
 
이중에서도 특히 셀린느 매장은 개성 있는 외관 덕분에 MZ세대 사이에서 ‘인증샷 성지’로 유명하다. 매장에서 쇼핑을 하고 건물 앞에서 인증샷을 찍은 뒤 SNS에 공유하는 식의 인증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실제 셀린느 청담 전문점의 올해 2030세대 고객 수는 지난 2019년보다 220% 증가했다. 구매 금액 또한 같은 기간 2배 넘게 증가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디올의 단독 부티크 매장인 ‘하우스 오브 디올’도 하얀색 곡선의 특이한 외형을 뽐내며 청담동 명품거리 한 편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매장에서는 디올의 다양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물 5층 ‘카페 디올’에서 브런치와 디저트 메뉴까지 즐길 수 있다. 
 
고급스러운 카페 인테리어만큼 판매되고 있는 메뉴의 가격 또한 명품답다. 카페 디올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은 1만9000원으로 일반 카페의 커피보다 4배 이상 비싸다. 가장 비싼 메뉴는 차와 각종 디저트 메뉴로 구성된 ‘애프터눈 티 세트’로 12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하우스 오브 디올’ 건물 5층에 위치한 ‘카페 디올’. [사진 SNS 캡쳐]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 매장 지하에 위치한 ‘카페 마당’. 카페에서는 에르메스 접시와 잔에 음식을 낸다. [중앙포토]
명품 브랜드 중 최고로 꼽히는 에르메스도 청담동 명품거리 근처에서 단독 부티끄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 매장 지하에는 에르메스 카페라 불리는 ‘카페 마당’이 위치해있다. 이곳에서는 음료와 디저트 외에도 샌드위치, 팟타이 등 식사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카페 마당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는 접시와 찻잔 등 이곳에서 사용되는 모든 식기 도구가 에르메스 제품이라는 점이다. 평소 고가라 구매하지 못했던 제품들을 소비자가 직접 사용해볼 수 있도록 했다. 카페 마당에서 판매되는 메뉴의 가격은 대부분 2~3만원선으로 식사에 디저트까지 추가하면 1인당 5만원을 훌쩍 넘는다.  
 

늘어나는 MZ세대 큰손들…브랜드 갑질 부추긴다는 우려도

MZ세대가 명품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상에서 큰손으로 급부상한 것을 넘어 이젠 오프라인까지 진출하며 활발한 소비를 이어가고 있다. 
 
젊은 세대의 명품 소비는 기존 중장년층의 수요가 많았던 명품 브랜드에 신선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지적되고 있다. 젊은 층까지 명품 구매에 뛰어들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자 일부 명품 브랜드가 상습적으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어 소비자를 상대로 ‘값질’을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정희 교수(중앙대학교 경제학과)는 “젊은 소비자들까지 명품을 계속 찾고 있는 상황에서 명품 브랜드는 고급 이미지를 더욱 강조해나갈 것”이라며 “외관을 화려하게 꾸미고 가격도 그에 맞춰 계속해서 인상할 것이므로 명품 소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변화가 먼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명품 브랜드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벌어들인 것만큼 소비자에게 다시 돌려주기도 하면서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채영 인턴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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