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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불안하다” 계좌 늘어난 증권사 랩어카운트

랩어카운트 가입건수 올해 처음으로 200만건 넘어서
소수 업종에 집중투자해 업종에 따라 수익률 편차 갈려

 
 
코스피지수 3000선이 무너지고 증시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투자자가 늘면서 ‘랩어카운트(wrap account·일임형 종합자산관리계좌)’ 에 눈을 돌리고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랩어카운트 계약 건수는 202만3743건이다. 지난해 말(195만6302건)보다 6만7441건 늘었다. 계약 건수가 200만 건을 넘긴 건 올해가 처음이다. 가입 고객도 늘었다. 지난해 12월 말 175만9801명에서 7월 말 183만4328명으로, 반년 사이 7만4527명이 추가로 가입했다. 같은 기간 총 잔고도 11조6637억원 증가해 144조1916억원을 찍었다. 가입 고객과 가입 금액 모두 역대 최대치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고객과 투자 일임계약을 맺고 투자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자산을 운용하는 자산관리 상품이다. 국내외 주식뿐만 아니라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부동산, 해외 대체투자 등 다양한 유형의 자산에 분산투자가 가능해 변동성 장세에서 주목받는다. 
 

2차전지·혁신기업·증여 등 다양한 상품 선보여 

 
랩어카운트가 인기를 끌자 증권사의 상품 출시가 봇물을 이뤘다. 올 들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대다수의 증권사가 다양한 랩어카운트 상품을 내놨다. 투자처와 컨셉트도 다양하다. 2차 전지, 헬스케어 등 유망 테마 국내외 ETF에 투자하거나 증여서비스와 랩을 결합시킨 증여랩, 차세대 혁신 기술 기업 등에 투자한다.
 
최근 인기가 높았던 랩어카운트는 하나대투의 ‘증여랩’과 삼성증권의 ‘올인원 랩’이다. 하나대투가 7월 출시한 증여랩은 3개월만에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들였다. 국내외 주식과 펀드(ETF 포함),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투자하는 올인원 랩도 출시 5개월 만에 2375억원(9월 24일 기준)의 돈이 모였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랩 상품은 편입한 주식을 여러 번 바꿔도 추가 수수료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급변하는 증시에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다”며 “향후 장내채권까지 편입 상품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혁신 ETF 랩’을 선보였다. 미국 아크(ARK)자산운용의 혁신(ARKK), 유전공학(ARKG), 차세대 인터넷(ARKW), 핀테크(ARKF), 로보틱스(ARKQ) 등 테마형 액티브 ETF 5개에 투자한다. 아크자산운용의 액티브 ETF들은 지난해 100%가 넘는 수익률을 달성하며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유명세를 탔다.    
 
가입문턱을 낮춘 것도 계좌가 늘어난 이유다. 과거 억원 단위로 높았던 최소 가입금액 문턱이 10만~3000만원 정도로 내려간 점도 랩어카운트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했다. 지난해 8월 메리츠증권이 출시한 ‘메리츠펀드마스터Wrap’은 최소 가입금액이 10만원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대부분은 목돈을 투자해야 해서 부담이 될 수 있는데 마스터앱은 가입금액이 적어서 적립식 투자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모펀드와 달리 자산운용상황 알 수 있어  

 
여기에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로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자 신뢰가 꺾였지만 랩은 ‘깜깜이 투자’라는 오명을 쓴 사모펀드와 달리 자산 운용 상황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고객이 원한다면 구체적인 운용 지시도 내릴 수 있어 인기를 더욱 얻었다.  
 
다만 증권가 전문가들은 랩어카운트에 투자할 땐 편입하고 있는 자산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랩어카운트는 펀드와 ETF에 비해 소수 핵심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투자 종목 업황에 따라 수익률 편차가 갈릴 수 있어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업종이 부진하면서 반도체 투자비중이 높은 상품의 수익률은 좋지 않았다”며 “투자하고 있는 종목의 업황이 어떤지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수익률보다 안정적인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겐 펀드나 ETF가 분산투자 측면에선 더 좋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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