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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그룹 회장, 경영권 승계 시동건다

정 회장 세 아들 정준선·원선·운선, 2019년부터 HDC 지분 확대
신성장 동력 이끌어갈 HDC랩스, 경영 수업 발판으로 거론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월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경영권 승계의 포석을 놓고 있다. 연내 합병 후 상장을 앞둔 HDC랩스(가칭)를 경영권 승계를 위한 발판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정 회장의 세 아들은 2년 전부터 HDC그룹 지주회사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DC그룹이 오는 12월 HDC아이콘트롤스와 HDC아이서비스를 합병해 상장하는 HDC랩스(가칭)를 통해 경영권 승계 작업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HDC랩스가 미래사업과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HDC그룹 내 중심 축으로 거듭나면서 경영권 승계의 주춧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HDC랩스는 합병 이후 약 2000억원 규모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활용해 M&A로 신사업 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HDC그룹은 2025년까지 인수합병(M&A)을 통해 신사업 분야에서만 약 3800억원의 매출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향후 세 아들 중 한 명이 HDC랩스에 합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HDC그룹의 새 먹거리를 책임질 사령탑으로 거듭나는 HDC랩스에서 성과를 보이면 경영권 승계의 당위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정 회장의 세 아들은 지난 2019년 5월부터 HDC그룹의 지주회사인 HDC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정 회장의 장남 정준선씨는 0.33%, 둘째 정원선씨는 0.28%, 막내 정운선씨는 0.1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정 회장의 세 아들은 20~30대로 증여세를 감당하거나 지분을 매입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정준선씨는 1992년생이고 정원선씨와 정운선씨는 각각 1994년생, 1998년생이다. 이로 인해 세 아들이 각각 13.01%씩 총 39.03%의 지분을 보유한 HDC자산운용이 재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HDC자산운용의 최대주주는 정몽규 회장의 완전 자회사인 엠엔큐투자파트너스로, 지분 48.07%를 보유하고 있다.
 
엠엔큐투자파트너스는 지주사 체제인 HDC그룹 밖에 위치한 정 회장의 개인회사다. 정 회장의 아내인 김줄리앤(김나영)씨가 대표를 담당하고 있다. 엠엔큐투자파트너스는 지난해 2월 HDC아이콘트롤스가 보유한 HDC 지분 1.78%를 매입한 후 추가로 사들이면서 올해 6월 기준 2.53% 지분을 가지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HDC자산운용은HDC그룹의 용산 철도병원, 공릉역세권 등 다양한 개발사업 리츠(REITs)를 운용하고 있다"며 "정 회장의 세 아들이 향후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분 매입이나 증여세를 부담하기 위한 재원으로 HDC자산운용 지분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HDC그룹 관계자는 "정몽규 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계획은 정해진 것이 전혀 없다"며 "자녀들의 지분 매입도 개인적인 사유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박지윤 기자 park.ji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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