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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직접 개발 원해" 현대차, 또 반도체 자립 선언...현대모비스가 중추 역할

현대모비스, 미래차 소프트웨어에 최적화 된 반도체 개발한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COO[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다시 한 번 반도체 자립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차량용반도체 공급난으로 생산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고 감산에 들어가는 등 직격타를 맞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 독일 인피니언, 일본 르네사스 등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기업에 맡겼던 반도체 개발 및 설계 역량을 직접 갖추겠다는 것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은 13일(현지시간) 현지 기자들과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그룹 내에서 자체적으로 반도체를 개발하기를 원한다"며 "앞으로 이러한 잠재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에 끌려 다니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반도체 내재화를 위한 핵심 역할은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맡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말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기술과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3월 열린 ‘현대모비스 전략 및 신기술 발표 컨퍼런스’에서 “향후 소프트웨어와 반도체가 합쳐진 최적화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해 오트론의 반도체 부문을 인수한 것”이라며 “차량용 반도체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의도도 있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차세대 소재인 실리콘카바이드(SiC)를 사용한 전력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고 내년부터 신차에 탑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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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확보는 곧 완성차 업계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가 됐다. 반도체 부족이 곧 수익성 타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컨설팅 업체인 알릭스파트너스는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올해 세계 자동차업계 매출 손실액을 기존 추정치 1110억달러에서 2100억달러로 배로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가동 중단을 반복하며 줄줄이 감산에 들어갔다. 현대차 역시 아산·울산·미국 등 생산기지의 가동을 일시적으로 멈췄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9월 판매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4∼22% 줄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감산에 대해 무뇨스 현대자동차 COO는 “8월과 9월이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며 “4분기에는 정상적인 영업 일정으로 돌아가 차량을 인도하기를 계획하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의 생산 감소치를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가 자율주행·전기차 미래 책임진다 

차량용 반도체
완성차 업계의 반도체 자립이 꼭 반도체가 부족해서 만은 아니다. 자동차의 전동화와 자율주행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반도체가 자동차의 핵심 부품으로 떠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는 내연기관차의 5배~8배가량의 반도체가 필요하다. 
 
또 전장 시스템 설계가 고도화되고 있는 자동차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반도체를 통합할 수 있는 최적화된 플랫폼이 완성차 업계의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반도체 자체 개발에 대한 중요성도 커졌다. 테슬라처럼 자사가 직접 개발한 자율주행 시스템이나 전동화 플랫폼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탑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계 뿐 아니라 구글과 애플 등 IT 업계가 자사의 OS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탑재하기 위해 반도체 자립에 나서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폴크스바겐 역시 자율주행차용 소프트웨어와 반도체를 직접 개발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일본 도요타는 지난해 4월 덴소와 합작사 미라이즈테크놀로지를 설립하고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 테슬라 역시 독자 개발한 차량용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해 자율주행 성능을 높이고 있다. 포드와 GM은 인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손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의 반도체 자립을 이끌고 있는 현대모비스 또한 미래 소프트웨어에 맞는 반도체를 개발해 최적화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조만간 차량용반도체 관련 청사진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최근 전동화·자율주행화 추세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반도체를 묶는 전동화 플랫폼 구축이 중요해진만큼 미래차에 최적화된 반도체 개발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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