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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폰, 최대 수출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

D램·LCD 가격 하락, 중국 OLED 공세, 스마트폰 부품난까지
시장조사기관, D램 가격 최대 20% 하락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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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차질, 시스템 반도체 수급난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폰 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수요가 급증했던 IT, 가전 등 핵심 수요처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지난 9월 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폰 등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이 일제히 관련 시장 하락전망을 이어가자 업계에서는 긴장감이 감돈다.
  
9월 ICT 수출은 213억4000만달러(약 25조5000억원)를 찍었다. 199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26년 만에 최대 규모다. 반도체 수출액은 122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4% 증가했다. 반도체 초호황기였던 2018년 9월(125억4000만달러)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특히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가 37억5000만달러의 수출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출액을 달성했다. 
 
디스플레이는 24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9월보다 15.7% 증가했다. 국내 기업들의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축소에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 확대, 신규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 등에 힘입어 OLED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스마트폰은 전년 동기 대비19.6% 증가한 12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D램 가격 하락에도 내년 시장은 올해와 유사"

지난해 8월 가동에 들어간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 시설인 평택2 라인. [사진 삼성전자]

지난해 8월 가동에 들어간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 시설인 평택2 라인. [사진 삼성전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이 여전히 수출 ‘대들보’ 역할을 했지만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의 하반기 전망은 잿빛이다. 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 세계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D램 시장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 D램 가격이 최대 20%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D램 주요 수요처인 스마트폰, 서버, PC, 노트북 등 IT 시장의 성장세가 더뎌지면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과잉이 발생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보고서는 내년 D램 공급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환산 증가율)가 올해 대비 17.9%에 달하지만 수요 비트그로스는 16.3%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의 아이폰 감산으로 모바일용 D램 수요가 줄면 D램 값 하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D램 값 하락이 이어져도 내년 D램 시장의 수요나 성장세가 급격하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이 공장을 신설하는 등 생산케파를 늘리면서 가격 하락이 예상되고는 있지만 가격이 하락해도 내년까지 물량이 이를 상쇄하며 내년에도 올해 정도의 시장 규모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D램 가격이 하락해도 수요 시장 자체가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수요기업들의 공급망 관리 체계도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최근 D램 가격 하락론의 가장 큰 이유가 수요처들이 이미 재고 확충에 나섰다는 것인데,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수급난과 물류난이 이어지면서 수요처들 역시 재고를 더 가져가는 방향으로 공급망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본다”며 “단기적으로 보면 D램 시장 위축 분위기가 맞지만 중·장기적으로 시장 자체가 얼어붙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LCD 가격 하락·중국 OLED공세 악재 겹친 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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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업계에는 LCD 가격 하락과 중국 기업의 OLED 추격이라는 두 가지 악재가 있다. 3분기 LCD TV 패널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고, 전문가들은 하락세가 계속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수요가 견조하던 IT패널도 4분기에는 하락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IT 제품 수요가 줄고 부품 수급도 원활하지 않아서다.
 
한국 디스플레이의 ‘마지막 보루’라 불리던 OLED 시장은 중국의 추격을 받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LCD 시장을 장악한 중국 기업이 OLED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1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BOE가 아이폰13에 들어가는 6.1인치 OLED 패널을 지난달부터 출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BOE가 애플에 OLED패널을 대량 공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에 OLED패널을 공급해오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소식이다. BOE 공급 비율이 늘어나면 삼성과 LG의 몫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BOE는 공급 비율을 초기 20%에서 향후 4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LCD 시장을 장악한 중국 기업에 한국이 OLED마저 추격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혜 연구원은 “아직까지 중국 기업과 한국 기업의 OLED 기술은 2년 정도의 격차가 있다”며 “BOE 등 중국기업이 애플을 공급사로 확보한 이후 성장하기 전 기술 개발을 통해 격차를 벌려 나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애플 아이폰 1000만대 감산..."삼성은 타격 적을 것" 

지난 9월 14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CEO가 아이폰13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9월 14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CEO가 아이폰13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부품난으로 인한 생산차질을 겪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아날로그 반도체 부족으로 아이폰13 시리즈 생산량을 1000만 대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애플뿐 아니라 스마트폰 업체의 90%가 부품난 탓에 하반기 제품 출시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전망했다. 이에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를 종전 14억5000만 대에서 14억1000만 대로 3% 낮췄다. 
 
MLCC 등 스마트폰 주요 부품 생산기지인 중국이 전력난을 겪으면서 생산 차질이 발생했고 스마트폰 생산기지인 베트남은 코로나19로 도시가 봉쇄되고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여기에 삼성전자, 애플, 샤오미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일제히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반도체 수요는 늘었지만 공급이 따라주지 못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브로드컴 등에서 필요한 만큼의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날로그반도체 부족 사태가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처럼 장기화 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아날로그칩 등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차량용 반도체에 비해 생산하는 기업들이 훨씬 많다”며 “전 산업에 걸쳐 반도체 품귀 현상이 나타나자 제조라인이 다변화 하고 있어서 일시적으로 물량이 부족하지만 다시 스마트폰용 칩 생산이 늘어나면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스마트폰 생산 차질은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전자는 애플처럼 아날로그반도체 공급 부족의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아날로그반도체를 브로드컴 등에서 공급받지만 삼성전자는 아날로그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기 때문이다. 안 전무는 “스마트폰 경쟁자이자 반도체·디스플레이 고객사인 애플의 감산이 삼성에게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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