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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나누는가] “다단계는 죄가 없다, 문제는 제품”…박한길표 성공 방정식

 
박한길 애터미 회장. [사진 애터미]
 
‘절대품질, 절대가격’. 박한길 애터미 회장은 ‘토종 애터미의 경쟁력’을 이렇게 정의했다. 돈을 버는 방식보다 제품에 집중하면 매출은 자연스레 늘어난다고 믿었다. 그의 확신은 현재 승승장구 중인 애터미로 현실이 됐다.
 

원리원칙에 충실…‘직판’ 역사를 새로 쓰다  

후발주자로 시작해 업계 최고자리에 오르기까지 박 회장의 도전은 언제나 ‘원리원칙’을 기반으로 했다. 생필품,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생활에 필요한 제품들로 카테고리를 확대할 때도 ‘절대 품질, 절대 가격’의 원칙을 지켜냈다.  
 
그렇다고 생산업체에 단가를 후려치는 방식을 쓴 건 아니다. 대량 생산을 통해 원가를 낮추고 디자인을 바꾸지 않으면서 생산시설을 자동화시키는 등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뺄 수 있는 비용을 모두 줄였다.  
 
협력사로부터 제품을 직접 납품받으면서 중간 유통단계도 없앴다. 이런 노력으로 애터미에서 판매하는 500여개 제품은 모두 합리적인 가격을 자랑한다. 1초마다 한 개씩 팔린다는 애터미 칫솔은 990원이다. 이 칫솔은 지난해 2600만개나 팔렸다.  
 
“기획 단계부터 팔릴 수밖에 없는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해요. 품질은 좋고 가격이 싸다면 팔리게 돼 있죠. 애터미 제품을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셈이죠.”  
 
박 회장은 애터미의 사업방식인 네트워크마케팅(다단계), 직접판매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단계를 편견으로 보는 사회적 시선도 잘 알고 있다. 과거 일부 다단계판매업체의 부적절한 영업방식과 유사수신, 불법행위 등이 다단계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심었기 때문이다.
 
“욕먹는 업종에 왜 뛰어들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죠. 하지만 교과서적인 원리로 보면 네트워크마케팅방식은 하나의 영업방식일 뿐입니다. 문제는 방식 자체에서 오는게 아니라 원리원칙을 벗어나는 데서 비롯됩니다. 수익을 얻기 위해 저품질의 제품을 비싸게 판 것이죠.”  
 
박 회장은 그럴수록 ‘제품’과 ‘소비자’에 집중하면서 네트워크마케팅이라는 합법적인 유통방식만 적용하기로 했다. 그는 수당을 챙기기 위해 부풀려진 가격의 제품을 소비해야 하는 돈 중심의 소비로는 사업 지속성이 떨어진다고 일찌감치 판단했다.  
 
“오늘 회사가 망해도 피해 보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게 또 다른 제 철칙입니다. 원료값을 선금으로 주고, 주문한 물량이 공장에 입고되는 순간 판매와 무관하게 일주일 내 물품 대금을 100%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죠.그래야 좋은 제품을 계속해서 공급받을 수 있으니까요.”  
 
박 회장은 애터미를 통해 이룰 게 아직 많다고 했다. 애터미의 더 큰 성장만이 소비자들에게 제품력을 인정받고, 다단계에 대한 선입견도 풀어나갈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아직까지는 직판 시장이 5조에 머물고 있지만 대형마트, 백화점 등 유통업체를 넘어 글로벌로 나아간다면 50조, 100조원도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한길표 성공 방정식이 ‘뒤늦게 태어난 미운(다단계)오리’의 힘찬 날갯짓으로 이어질 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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