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대출 막히고 대기업 떠나고…은행 리스크 관리 '발등의 불' - 이코노미스트

Home > 금융 > 은행

print

개인대출 막히고 대기업 떠나고…은행 리스크 관리 '발등의 불'

대기업 대출 증가세 '뚝'…금리 상승으로 회사채 발행 발길 돌려
부실 우려 큰 중기·소호대출 증가세 지속…"리스크 관리 애로 커"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올해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잔치'를 벌인 국내은행들이 내년 업황 악화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에 바짝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와의 전쟁'으로 사실상 가계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이 적은 대기업 대출마저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급격히 늘어난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어 '위드 코로나'와 함께 잠재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 대출 증가율, 지난해 대비 '3분의 1'토막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총 104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99조8000억원)과 비교해 5.0% 증가했다. 
 
은행별로 우리은행의 대기업 대출이 8.4% 늘어난 38조7000억원, 국민은행이 5.6% 증가한 20조6000억원, 신한은행이 0.1% 늘어난 18조1000억원, 하나은행이 1% 확대된 14조1000억원, 농협은행이 6.7% 증가한 1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대기업 대출 증가율은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2019년 말부터 2020년 9월 말까지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 증가율은 14.2%를 기록했다. 증가율로만 보면 9.2%포인트 급감한 것이다. 
 
반면 중소기업과 소호대출 증가율은 높게 유지되고 있다. 5대 은행의 올해 3분기 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9.8% 증가했고, 소호대출(개인사업자)은 8.9%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은 9.5% 늘어났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정부 주도로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2018년 말부터 2019년 3분기까지 5대 은행의 중소기업(소호대출 포함) 대출 증가율은 5%대에 그쳤다.  
 
중소기업 및 소호대출과 달리 대기업 대출 증가율이 크게 줄어든 배경은 저금리 기조와 함께 대기업들의 실적 호조로 인해 회사채 시장이 호황을 나타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수출 호조에 힘입어 대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20.2%를 기록, 통계 집계 이후 최대 수준을 보였다. 한은은 우리나라 주력산업이 대기업 위주다 보니 대기업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9월 말 전체 회사채 잔액은 618조2146억원으로 지난달 대비 3조463억원(0.5%) 증가했다. 일반 회사채 발행이 크게 증가하면서 하반기 들어 순발행으로 전환했다. 
 

이자도 못 내는 중소기업이 '절반'…커지는 연체율 상승 우려  

은행들이 긴장하고 있는 부분은 가계대출 규제가 내년에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소기업 여신 부문의 연체율이 급등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중소기업 대출 부실이 현실화될 경우 대손 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나 은행 순이익 증가세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내년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을 올해보다 더 낮은 4~5%대로 요구, 은행마다 내년 대출 심사를 더 깐깐하게 진행해야 한다. 여기에다 내년 1월부터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면 DSR 규제가 적용되고, 이어 7월부턴 1억원만 넘겨도 규제를 받게 된다. 전세대출 증가율이 가파를 경우에는 추가 규제도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가계 부문의 대출 자산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업황 불황까지 겹칠 경우 은행권의 순이익 증가세도 꺾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2020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중소기업은 절반 수준인 50.9%가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 상태였다. 업계에선 올해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만큼 이 수치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대출 잔액은 유지되고 있고 금리 상승세로 인한 NIM(순이자마진) 개선으로 앞으로도 순이익이 늘어날 여지는 있다"면서도 "다만 한계기업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과 최근까지 대출 만기와 이자를 유예해주는 기업들의 잠재부실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리스크 관리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