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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시공권 입찰 앞둔 한남2구역, '조합장 해임' 건으로 시끌시끌

조합 차입금 유용에 제3자 뇌물수수 주장까지…갈등 심화
김 조합장 “나쁜 의도 없었다, 악의적 헐뜯기에 불과”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소재 한남뉴타운 2구역 주택가 현장. [민보름 기자]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소재 한남뉴타운 2구역 주택가 현장. [민보름 기자]

 
용산 재개발 기대주인 한남뉴타운(한남재정비촉진지구) 2구역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조합장인 김 모씨의 뇌물수수 및 공여, 임의적 조합비용 차입 등 비리 혐의가 제기되면서 이르면 다음달 중 조합장 해임 총회가 열릴 전망이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2구역은 오는 19일 용산구로부터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은 뒤 내년 4월 중 시공사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조합원들이 내년 시공권 입찰 전 서둘러 조합장 비리 문제를 결론지어야 한다고 나서면서 한달 반 만에 전체 조합원 911명 중 340여명이 조합장 해임에 찬성 입장을 밝힌 상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제45조에 따르면 조합원 1/10(92명) 이상 요구로 조합 임원 해임 총회를 개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조합 내부에서는 현 집행부와 김 조합장의 비리혐의를 제기하는 반대파 사이에 갈등이 격해지고 있다. 김 조합장은 “법률 자문을 받은 결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뇌물수수·공여 문제 불거져, 형사고발 리스크 생기나

김 조합장은 2017년 추석을 앞두고 용산구 공무원 A씨에게 상품권을 전달하다 서울시 암행감찰에 적발된 바 있다. 해당 사건은 당시 금품을 수수한 공무원이 감봉 및 전보조치를 받은 뒤 마무리됐다. 
 
그러나 추가적으로 문제되는 행위가 다수 알려지며 한남2구역에 본격적인 내부 갈등이 일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한남2구역 협력업체 2곳이 김 조합장이 회장으로 있는 단체에 수백만원을 기부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대한노인회 용산구지회 내부 자료에 따르면 조합 업무 대행사인 N사 대표 박모씨와 E설계사무소 명의로 2019~2020년에 걸쳐 각각 500만원과 250만원이 해당 단체에 기부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조합원들은 김 조합장과 협력업체 간 이해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형법 130조 ‘제3자 뇌물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해당 혐의가 입증된다면 김 조합장에 대한 형사 고발 및 처벌이 가능해 재개발 사업 진행에 변수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김 조합장은 “기부 사실을 나중에 알았으며 어떤 대가성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장 압류됐다더니…12억원 어디에 

한남2구역 조합장 보유 건물 모습. [민보름 기자]

한남2구역 조합장 보유 건물 모습. [민보름 기자]

 
이밖에 김 조합장 보유 건물이 연관된 사안 또한 두 가지나 된다. 김 조합장은 지난해 7월 자신 소유 건물 3층에 한남2구역 조합사무실을 입주시켰다. 이 과정에서 그는 전세금 명목으로 조합으로부터 12억원을 개인 통장에 지급 받았다. 그런데 조합은 해당 비용을 조합원 총회 없이 이사회 결정을 통해 S사와 W사 등 조합 협력업체로부터 차입했다. 이 또한 도정법 45조 위반이다.  
 
조합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조합장은 협력업체로부터 조합통장에 입찰보증금을 직접 받을 경우 정비업체 채무 건으로 압류된 조합통장에서 해당 보증금이 인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본인 개인통장으로 조합으로부터 사무실 전세금을 입금 받는 방식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해당 정비업체 채무 건은 지난해 9월부터 압류가 풀려 있었다. 이 사실이 문제가 되자 지난달 김 조합장은 압류 해제 이후 업체로부터 차입해 지급받았던 금액 중 2억원을 다시 조합에 반환했다. 조합 사무실을 조합장 건물에 입점시키는 행위 또한 도정법 위반이라는 지적에 따라 임차인 명의를 조합이사 6명으로 변경했다.  
 
이에 대해 한 조합원은 “결과적으로 김 조합장 개인이 사실과 다른 정보를 핑계 삼아 공실이던 자기 건물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조합으로부터 12억원 목돈을 갖다 쓴 꼴이 됐다”면서 “이후에 그가 건물 지분 일부를 자녀에게 증여하고 양평에 주택을 장만하는 등 목돈을 지출할 계획이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나 그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김 조합장은 “전세 보증금 일부로 양평 주택을 마련한 것은 사실이나 건물 지분에 대한 증여세는 자녀들이 연부연납을 통해 스스로 지급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자녀 명의에 근저당도 잡혀 있다”면서 “애초에 주택 구입을 목적으로 전세금을 받은 것이 아니며 건물주 입장에서 정기예금 이자가 연 1.2% 정도에 불과한데도 조합의 당시 사정과 임차료 지출을 고려해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월세를 받지 않고 전세를 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조합에 보증금을 돌려주어야 할 것에 대비해 금융기관에 대출신청도 한 상태”라고 밝혔다.  
 

"사업기간 늘어질라"…시공 입찰 전 해결 기대

이 건물은 한남2구역에서 활발하게 홍보활동을 벌이던 2개 건설사 사무실이 올해 3월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7개월간 입점해 있기도 했다. 이 사실이 문제가 되자 두 업체는 건물에서 퇴거했으나 일부 조합원들은 해당 건설사에게 유리한 입찰조건이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는 입장이다. 
 
이 같은 혐의가 불거짐에 따라 소통위원회 등에 속한 조합원 다수는 집행부 교체가 미뤄질 경우 불공정한 환경에서 시공사가 선정되거나 조합에 불리한 계약이 체결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신속하게 해임 총회를 추진하고 있다.  
 
이달 기존 시공사와 시공계약 해지에 대한 항소심에서 패소한 신반포15차 사례처럼 건설사와의 소송전으로 사업이 지체되고 사업비가 증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에선 시공사 선정 이후를 자재 선정 등 큰 이권을 결정할 수 있는 ‘본 게임’으로 본다”면서 “요즘 조합 집행부가 바뀌면 시공사를 교체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조합이 대기업인 대형건설사를 상대로 소송전을 벌이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은 현실이기에 어느 쪽이든 시공사 선정 전에 결론 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민보름 기자 min.bore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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