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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투자처? 전기차, 메타버스 ETF가 유망” 김희수 에프앤가이드 퀀트본부장

지수 추종하는 ETF는 110개, 순자산액 12조원 넘어
금융데이터 기업에서 AI 활용한 지수회사로 탈바꿈

 
 
김희수 에프앤가이드 퀀트본부장은 “데이터 제공사에사 AI를 활용한 지수회사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말했다. [사진 전민규 기자]
메타버스 상장지수펀드(ETF) 3종이 상장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지난달 13일 상장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메타버스액티브’,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Fn메타버스’, NH아문디자산운용 ‘HANARO Fn K-메타버스MZ’ ETF의 한 달간 평균 수익률은 23.67%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평균 수익률은 0.29%다. 수익률만큼이나 투자자들에게 인기도 높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액은 한 달만에 2000억원 가까이 모였다. 
 
메타버스 ETF 3종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에프앤가이드(FNGUIDE)가 만든 지수를 추종한다는 점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국내 ETF 시장에서 지수개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에프앤가이드는 주식과 채권, 펀드에 대한 성과 평가와 분석, 기업의 재무 등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국내 유일의 금융데이터 제공사다. 최근엔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지수회사로 탈바꿈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올 들어 ‘메타버스’, ‘전기차’ 등 시장이 주목하는 테마지수 10개를 출시했다. 지수를 제공한 2007년부터 현재까지 에프앤가이드 지수를 추종하는 ETF만 110개(상장폐지 제외)다. 순자산액은 12조7000억원 달한다. 국내에 상장된 ETF의 18.7%(10월 말 기준)가 에프앤가이드 지수를 활용하고 있다. 순자산액 1조원이 넘는 대형 ETF는 5개나 있다. ETF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김희수 퀀트본부장을 지난 10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에프앤가이드 본사에서 만났다. 
 

내년 상반기 미국주식 담은 ETF지수 출시  

최근 가장 인기 있는 ETF는 뭔가.
‘전기차’, ‘메타버스’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인기다. ‘메타버스’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상황에서 가상현실 속 경제·사회활동을 하는 테마로 인기를 얻었다.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자금이 많이 유입됐다. 시장 흐름에 맞춰 메타버스 지수를 빨리 개발한 점과 메타버스 테마와 맞는 IT장비, 콘텐트 플랫폼 관련 회사를 잘 선별한 것도 인기를 끌었던 이유라고 본다. 지수에 담은 종목은 네이버나 SK텔레콤, 하이브 등이다. 전기차 ETF지수는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을 담고 있다. 현재는 골프웨어, 골프장비 같은 골프 산업이나 탄소 중립 관련 폐기물처리 테마지수를 개발 중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와 제휴해 사이즈가 큰 가상자산 5개를 중심으로 가상화폐 관련 지수도 산출해 놓은 상태다. 퇴직연금 쪽에서도 ETF로 자금 유입이 늘고 있어, 40·50세대의 자산 비중에 맞춰 TDF형으로도 지수를 만들 예정이다.
 
해외 종목을 담은 지수도 있나.  
내년 상반기에 미국 나스닥이나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미국 주식을 담은 지수를 발표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ETF의 전체 순자산액의 25%가 해외 ETF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자금이 많이 모일 것으로 본다. 현재 미국 회사들의 코퍼릿 액션(CA·유상증자, 합병, 병합 등 기업 이벤트) 데이터를 DB화(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수 개발은 어떤 과정으로 이뤄지나.
먼저 어떤 지수를 개발할지 자산운용사와 협의하거나 자사 내 회의를 통해 정해진다. 만들 지수가 정해지면 주식시장의 수익률을 규정하는 그로스, 스타일, 모멘텀 등의 여러 팩터에 가중치가 많이 들어가는 종목을 정한다. 테마형 지수를 개발할 때엔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고서나 기업 사업보고서에 있는 텍스트를 모아 인공지능(AI)으로 관심 있는 팩터와 연관된 기업을 골라낸다. 지수에 포함될 종목 선별을 위해 평가 툴을 이용해 종목과 비중을 바꿔가며 40가지 정도로 시뮬레이션해본다. 그렇게 스코어(점수화) 된 기업은 최종적으로 정성적 평가를 거쳐 지수로 개발된다. 지수에 담은 종목은 6월, 12월 단위로 조정한다.  
 
지수를 제공하는 금융회사는 어디인가.
현재 10곳 정도다. 미래에셋, 삼성, KB, 한화자산운용 등에 지수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NH-아문디와 메리츠, 에셋플러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에 지수를 제공해 상품을 만들었다. 
 

여러 ETF를 분산투자하는 게 효과적

ETF 투자는 어떻게 해야 효과적인가. 
여러 ETF를 분산투자하는 게 효과적이다. 해외 ETF 중에선 미국 ETF를, 국내에선 전기차, 자동차, 메타버스 ETF 투자가 유리하다. 원자재, 고배당, 리츠도 추천한다. 비슷한 ETF가 있다면 순자산가치총액과 설정액이 크고, 거래량이 좋은 것을 선택해야 한다. 거래량이 너무 적으면 매매할 때 거래비용이 더 많이 들 수도 있다. 최근 퇴직연금이나 IRP(개인연금)에서 ETF로 자금이 많이 유입되는데, 이러한 경우 장기투자가 목적인 만큼 ETF로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해 투자해도 좋다.  
 
지수 발굴에 있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지수개발 인력이 부족한 상황과 해외주식 정보를 포함한 데이터에 대한 접근이 어렵다. 자산운용사들이 요구하는 지수는 60개에 달하는데, 현재 리서치 인력은 8명이다. 내년 리서치 인력을 보강할 계획이다. 미국 사례를 벤치마킹할 수 있는 가격 데이터를 구해야 하는데, 한국거래소에서는 주식 시세만 제공하고 있고 파생상품에 관한 데이터는 제공하고 있지 않다. 이런 면에서 데이터 접근성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 글로벌 지수 개발에 있어선, 미국 증시 관련 데이터는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데, 중국은 기업 데이터 접근에 대한 라이선싱 절차가 까다롭다.  
 
앞으로 에프앤가이드의 목표는 뭔가.  
ETF 시가총액 비중으로 따지면 미국은 전체 증시 시가총액에서 10%가 넘는다. 국내 ETF는 2.5% 정도밖에 안 된다. 미국을 따라가려면 4~5배 더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에프앤가이드가 데이터 회사가 아닌 지수 회사로 거듭나 많은 ETF 지수를 만들어야 한다. 국내 ETF 시장에서 에프앤가이드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20% 이상이 되는 것이 목표다. 마이데이터 승인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해 ETF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는 사업도 계획 중이다. 해외 지수 회사와의 M&A를 통해 글로벌 인덱스 지수를 만들어 국내·외 지수로 범위를 확장해갈 계획이다. 

신수민 기자 shin.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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