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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vs 고용' 딜레마 빠진 美 연준 파월 2기, 주식시장은 '물음표'

파월 연준 2기 고물가 속 '고용 안정' 과제
금융시스템·가상화폐·기후변화 등 난제 산적

 
제롬 파월(Jerome Powell) 미국 연방준비제도위원회 의장. [REUTERS=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차기 의장 재지명을 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바이든 취임 이후의 성장 회복을 위한 원활한 정책공조가 재신임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풀린 대규모의 유동성과 이로 인한 물가 급등 현상을 해소하는 일이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파월 의장도 이날 "고물가는 음식, 주택, 교통 같은 필수품의 높은 비용을 제대로 감당할 수 없는 이들에게 타격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경제, 더 강력한 노동시장을 지원하고 추가 물가 상승이 고착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의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파월 의장은 연준의 양대 목표인 '물가 안정'와 '고용 안정'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올 들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인플레이션이 6.1%로 31년 만에 최대폭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같은 고물가는 대규모의 재정 부양과 '제로 금리' 정책, 그리고 공급망 교란으로 수급 불일치가 겹친 데 따른 영향이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최근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라는 판단 하에 금리인상 카드 대신 점진적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파월 의장의 기대와 달리 고물가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파월의 연준 2기는 금리 인상 카드 등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역할을 선택해야 하며, 최악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고용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도 "파월 의장은 2기 때 매우 다른 경제 환경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물가 상승률이 계속 높다면 경기침체와 정치적 역풍을 무릅쓰고라도 비둘기파에서 매파로 축을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물가 안정 외에도 파월 의장이 맞닥뜨린 과제는 적지 않다. 일단 급격히 풀린 유동성이 끌어올린 주택시장과 주식시장의 시스템 불안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또 가상화폐의 폭발적 성장 역시 금융 시스템의 잠재적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공격적인 양적 완화 정책으로 부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됐다는 지적도 뼈아픈 대목이다. 또 가상화폐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달러화와 같은 기존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을 어떻게 적절히 규제할 것인지도 재무부는 물론 연준이 함께 고민할 과제다.
 
이 외에도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연준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파월을 재지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연준이 기후변화에서도 다른 중앙은행을 선도하는 리더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파월 의장이 연준의 107년 역사에서 전례가 거의 없을 정도로 정치적으로 까다로운 경제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어느 하나라도 실수한다면 경기 팽창을 끝내고 침체를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미국 뉴욕증시는 파월 의장의 연임에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27포인트(0.05%) 오른 35,619.25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15.02포인트(0.32%) 내린 4,682.9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2.68포인트(1.26%) 떨어진 15,854.76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파월 의장이 미 중앙은행인 연준을 4년 더 이끈다는 소식에 반색하던 뉴욕증시는 장 마감 직전 매도세가 강해지면서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특히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들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는 금리 상승 전망에 하락폭을 키웠다.

공인호 기자 kong.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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