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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주택 시장 안정화 신호?..."강남까지 내리고, 6개월은 더 봐야"

정부 “주택시장 안정화” VS 민간 “아직 섣부른 판단”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광범위하게 바라봐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강남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주택 시장 안정화 흐름이 확고해지고 있다”는 정부의 분석에 대해 주요 민간 기관 및 전문가들은 “아직 섣부른 판단”이라며 대조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강력한 규제에도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의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인 시간을 두고 주요 지역 하락세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주택시장의 안정화 흐름이 보다 확고해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서울은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 진입 직전 수준까지 안정되고 11월 실거래의 절반이 직전 거래 대비 보합·하락했다”며 “지방은 세종·대구를 비롯해 가격 하락 지역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전세시장에 대해서도 “가격 상승세가 지속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를 “사전청약, 2.4대책 예정지구 지정 등 주택공급 조치와 기준금리 인상, 가계부채 관리 강화 등”의 효과로 평가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 효과로 집값이 안정화하고 있다고 보고 지금의 부동산 정책의 기본 틀을 견지할 것임을 강조한 셈이다.  
 
정부는 최근 부동산 시장상황을 보여주는 각종 지표를 통해 집값이 고점에 도달한 근거로 제시했다. 우선 한국부동산원이 주간 단위로 발표하는 매매가 동향에서 상승세와는 다른 기조가 확인됐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월 1주차에 0.10%였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8월 4주차에 0.22%까지 높아졌지만 이후 꾸준히 낮아졌고, 마침내 11월 5주차 0.10%로 내려앉았다.
 
서울 아파트의 전세 가격 상승률은 8월 넷째 주 0.17%에서 11월 다섯째 주 0.10%로 둔화됐다. 같은 기간 수도권도 0.25%에서 0.12%로 가격 상승 추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또 아파트 경매시장에서의 낙찰률(62.2%)이 연중 최저, 평균 응찰자 수(2.8명)도 2000년대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한 것도 근거로 제시됐다. 경매 낙찰률은 부동산 매수심리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여겨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집값 안정화 추세에 대해 “속단하기는 좀 이르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미국 경제학 교과서 연구 자료를 제시하며 두 가지 데이터와 통계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종완 원장은 “하나는 2분기 이상 데이터가 통계적으로 검증돼야 한다”며 “부동산 움직임이 좀 느리기 때문에 6개월 연속해서 통계 거래가 감소하고 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하나는 하락하는 지역이 50% 이상 늘어야 된다”고 덧붙였다.  
 
고 원장은 “현재 하락하는 지역이 지금 30% 정도 즉 3분의 1 정도 된다”며 “그건 사실 안정적인 신호로는 볼 수 있다. 하지만 내년 3월까지 계속 지금의 위축 내지 시장이 진정되는 국면이 계속 나타나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은 수요가 적은 서울 주변 변두리 지역만 내리고 있다. 이게 확산돼야 되는 거다. 서울은 노도강과 금광구 정도 중저가 주택들이 단기 급등했던 것들이 내리고 있는 것의 ‘하락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정도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 아파트 보합·강보합 주요 지역을 보면 강북(0.0%), 관악(0.01%), 광진(0.03%), 금천(0.04%) 등이다. 서울 아파트 직전 대비 가격 보합·하락 비율은 지난 7월 26.1%, 8월 25.8%에서 9월 28.8%, 10월 35.5%, 11월 49.6%로 커졌다. 세종(-0.26%), 대구(-0.03%), 전북 김제(-0.18%), 경북 영주(-0.11%) 등은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
 
고 원장은 ‘하락조짐’이 아닌 ‘뚜렷하다’로 가려면 국내 최고 집값을 자랑하는 강남까지 내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차례 장기 하락이 있었는데, 97년 말 IMF나 2008년 서브프라임모지 때 상황을 생각해 보면 과거 내릴 때는 집값 상승의 진원지인 강남하고 마용성도 내린다”며 “마지막에 내린다. 이때도 지방부터 내렸는데 주요 중심지 가격까지 내릴 때 비로서 확실히 ‘변곡점이 왔구나’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지방에서 수도권, 서울 강남 등 중심지까지 가격하락이 6개월 이상 지속돼야 확실히 하락세로 전환됐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금리인상·대출규제 강화 등에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값 상승세를 보면 집값 하락세를 예단하기 이르다. 학군수요 지역·재건축 단지 등 주요 인기 단지에는 최근에도 신고가 행진이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고 원장은 “변수는 내년 ‘선거’다. 새 정부의 정책에 따라 내려갈 수도 올라갈 수도 있다”며 “지금 5년에 한 번 온 거다. 커다란 ‘결정적 변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등도 최근 내년 경제 전망 등을 통해 집값이 2~3% 수준의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경기 회복과 재건축 관련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올해보다 불안해질 전세시장 등에 의해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내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등을 통해 나올 각종 개발 공약이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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