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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배송 넘어 총알배송 시대'…빠른 배송만이 살 길, 퀵커머스 돌풍

[스페셜 리포트] ‘아듀 2021’ 리테일 패러다임 전환기②
이제는 새벽배송, 당일배송 넘어 '15분 배송' 시대
유통업계 진격, 도심형 물류센터로 거듭나는 편의점·마트

 
 
새벽배송, 당일배송에 이어 분 단위의 배송까지. 더욱 빨라지는 배송에 퀵커머스업계가 주목받고 있다. [중앙포토]
 
올 한 해 유통업계를 강타한 키워드는 '퀵커머스'다. 퀵커머스란 소량의 제품을 한 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것을 말한다. 배달업계와 유통업계는 너도나도 퀵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를 뜨겁게 달군 건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쿠팡과 마켓컬리 등의 이커머스가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으로 시장의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배달업계가 시간(時)과 분(分) 단위의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더욱 빨라진 배송 경쟁이 본격화됐다.
 
퀵커머스의 시작은 배달의민족의 'B마트'다. B마트는 2019년에 11월 서울 송파구 일대를 중심으로 시작된 서비스로, 생필품을 1시간 이내로 배달한다. 현재는 서울 전 지역과 수도권 일대로 서비스 지역이 확장된 상태다.
 
올해 7월 쿠팡이츠는 '쿠팡이츠마트' 서비스를 시작하며 퀵커머스 경쟁에 뛰어들었다. [중앙포토]
 
쿠팡이츠는 올해 7월 '쿠팡이츠마트' 서비스를 런칭하며 본격적으로 퀵커머스 경쟁에 뛰어들었다. 10~15분 이내에 배송을 기준으로 한다. 쿠팡이츠마트는 아직 테스트 단계에 있으며 현재 강남, 송파, 강동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배달대행 업계도 배달 속도전에 동참했다. 배달대행 기업 '바로고'는 지난 8월 자체 배달앱 '텐고'를 출시했다. 텐고는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생필품을 10분 이내에 배달한다. 15일 바로고는 1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추가 유치하며 텐고 서비스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배달대행 기업 메쉬코리아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위해 지난 7월 '오아시스마켓'과 손잡았다. 메쉬코리아는 연내 퀵커머스 서비스 'V마트'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오아시스 매장을 물류거점센터로 삼아 소비자에게 빠르게 배송하는 것이다. 하지만 메쉬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V마트 출시는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퀵커머스의 핵심은 도심형 물류거점센터 구축이다. 도심 내에 최대한 많은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해당 센터에 충분한 상품을 구축해 놓아야 소비자들한테 다양한 상품 선택권을 제공하고 빠르게 배달할 수 있다.
 
배달의민족을 비롯한 배달업계는 퀵커머스 시장 진입과 동시에 물류거점센터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매장을 확보하고 있는 정통 유통업계는 추가로 물류거점센터를 확보할 필요가 없다. 이미 확보된 매장을 물류거점센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나 마트는 매장 자체가 물류거점센터가 되기 때문에 퀵커머스 산업에 진출하면 그 파급력은 강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장이 곧 물류센터...퀵커머스전 뛰어든 유통업계 

GS수퍼마켓의 퀵커머스 서비스 우동마트(우리동네마트). [사진 GS리테일]
 
이에 유통업계도 본격적으로 퀵커머스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건 GS리테일이다. GS리테일은 현재 '우리동네딜리버리' 퀵커머스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GS25와 GS수퍼마켓을 비롯해 GS리테일이 보유하고 있는 1만6000여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주축으로 생필품을 빠르게 배달한다.
 
GS리테일은 이에 멈추지 않고 지난 1일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약 1.3%를 인수했다. 이는 퀵커머스 강화와 동시에 유통업계의 탄소 중립화 과제 해결을 위함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모빌리티 1위 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확보를 통해 물류 배달에서의 전기차 활용, 연료의 효율적 보급 등 시너지 효과를 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지난 4월 메쉬코리아의 지분 19.53%까지 인수했으며, 10월에는 요기요 인수를 마무리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성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퀵커머스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관련 역량 확보를 위해 메쉬코리아와 요기요를 인수하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광교점 매장에 설치된 천장 컨베이어. 광교점은 길이 101m의 천장 컨베이어를 통해 피킹 상품을 패킹 장소로 보낸다. [사진 롯데쇼핑]
 
롯데쇼핑의 온라인몰 롯데온은 신선식품 2시간 배송 서비스(바로배송)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온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주문자 인근의 롯데슈퍼나 롯데마트에서 제품을 소싱해 소비자에게 1~2시간 이내에 배달한다. 현재는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 부산, 제주, 광주광역시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내년 말까지 전국적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바로배송 서비스를 제일 먼저 시작한 곳은 롯데마트 광교점과 중계점이다. 두 매장은 바로배송 서비스 이후 배달 주문이 기존보다 10배 정도 증가했다"며 생필품 배달 서비스의 인기를 전했다.
 
이마트 이천점 PP센터는 지난 9월 리뉴얼을 마쳤다. 일 최대 3000건 온라인 주문 배송건을 소화한다. [사진 SSG닷컴]
 
신세계그룹의 SSG닷컴은 전국 이마트 매장에 PP(Picking & Packing)센터를 구축해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고 있다. PP센터는 온라인 주문이 오면 해당 PP센터에서 물건을 받고 포장해 소비자에게 당일 배송한다. SSG닷컴은 내년 상반기까지 대형 PP센터를 30개로 확대하고, 2025년까지는 전국에 70여개 이상 확보할 예정이다. SSG닷컴은"현재 하루 14만건 수준인 온라인 장보기 배송 물량을 최대 36만건까지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가능성이 높지만 불확실성 우려도 있어 

이렇게 유통업계가 퀵커머스에 뛰어드는 것은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늘어나는 소비자의 수요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을 비롯하여 B마트, 마켓컬리 등이 생기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빨리 받는 것'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퀵커머스 시장은 2025년까지 약 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업의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퀵커머스 시장 규모를 냉정하게 살펴보면, 음식점에서 배달해서 먹는 수요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의민족 전체 매출은 1조원이 넘지만, B마트 매출로 추정되는 매출은 1500억원 정도다. 또한 GS리테일과 BGF리테일 등 편의점 업체들 매출에서 퀵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 이내로 파악된다. 박 연구원은 "음식 배달 서비스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편의점과 슈퍼를 침투한 전체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35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며 시장 규모와 성장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현정 기자 lee.hyunj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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