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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에 칼은 뺐는데…부동산 규제 완화 카드는?

[대선주자 경제정책] 집값 어떻게 잡을까
이재명·윤석열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에 한목소리
이재명 측 “외면했던 재건축에 전향적 메시지 낼 것"
윤석열, 1기 신도시 재정비 공약 내세워

 
 
이재명(왼쪽), 윤석열 대선 후보. [중앙포토]
 
문재인 정부 임기 내내 여당이 죄여온 재개발·재건축 규제 정책에 주력 대선후보 모두가 칼을 빼들었다. 주택가격 상승 이유가 ‘수급불균형’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카드'로 공급 문제에 성난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우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재개발·재건축에서 크게 ‘용적률과 층수 규제 완화’와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후보는 지난 6일 밤 MBC 100분 토론에서 주택 공급 문제와 관련 “재개발·재건축에서 용적률과 층수 규제 완화는 진보정권에서는 금기나 마찬가지인데 저는 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일부는 공공주택으로 환수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재명·윤석열,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공통분모'  

지난 8일 오전에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를 찾아 부동산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이 후보는 노후 아파트단지의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안전진단에서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문턱을 높이는 ‘구조 안전성’ 항목의 비중을 낮추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구조 안전성은 건물 노후화로 인한 붕괴 위험성을 평가하는 항목인데, 기준이 높아서 재건축 통과율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문 정부는 지난 2018년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과 절차를 강화했다.  
 
이재명 선대위 관계자는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 막아놨던 재개발·재건축 문제를 풀지 않는 한 서울에서 획기적인 공급 정책을 내기 어렵다”며 “그간 민주당이 외면해왔던 재건축 이슈를 듣고 전향적인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해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했다. 지난 4일 광명 소하리 기아 공장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기존 택지 내에서 공급량을 늘리려면 재건축·재개발 같은 도시정비사업에서 용적률, 층수 규제를 완화해주는 게 필요하다”며 “신규 주택 공급으론 3기 신도시가 있다. 도시정비사업도 동시에 하는 방식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역시 최근 서울 신시가지에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공약을 내거는 등 주택 공급을 강조하고 있다. 먼저 노후 아파트가 밀집한 목동·송파·노원 등 재건축 수요가 높은 지역부터 선제적으로 완화하는 공약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세 지역의 규제 완화를 시작으로 향후 타 지역으로 범위를 넓혀 간다는 구상이다. 안전진단 평가 항목 중 '구조안전성'의 가중치를 현행 50%에서 30%로 낮추고, 대신 주거환경 비중을 현행 15%에서 30%로 높이는 안을 검토 중이다.  
 

윤석열 '1기 신도시 재정비 공약' 차별화 될까  

윤 후보는 지난 6일 수도권 1기 신도시에 주택 10만호를 공급하는 공약도 발표했다. 용적률 상향 조정, 규제 완화 등을 통한 충분한 주택 공급으로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해당 신도시는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5곳이다. 다만 윤 후보 집권시 1기 신도시 재건축 시점은 오는 2026년부터로, 차기 정부에서의 재정 소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1990년대 초반 개발된 대표적인 1기 신도시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 [중앙포토]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신도시 재정비 공약을 발표했다. 우선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위한 특별법을 만들어 용적률 상향 등 행정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1기 신도시의 평균 용적률은 169~226% 수준으로, 토지용도 변경과 종·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추가하고 체계적인 재정비사업이 추진되면 기존 30만호 외에 10만호 이상의 추가공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윤 후보는 “1기 신도시 5곳은 입주 30년이 지나 업그레이드가 꼭 필요한 지역”이라며 “1기 신도시를 재정비해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층간소음이 없고 드론택배, 자율주행 인프라를 갖춘 미래형 주거지역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기존 재건축 리모델링 사업은 집주인에게만 혜택이 한정됐다”며 “집주인뿐 아니라 세입자에게도 우선 청약권, 임대주택 입주 기회를 드려 정착하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여윳돈이 부족한 고령가구도 별도 지원하겠다”며 “이사 물량이 한꺼번에 몰려 집값이 들썩이지 않도록 3기 신도시 부지 중 나중에 개발될 땅에 1기 이주전용단지를 만들었다가, 다 쓰고 나면 공공임대주택이나 분양 주택으로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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