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칼 빼들었지만…주가엔 ‘안 드는 칼’ [증시이슈]
주식 매도 규정 내놓고 자회사 통제 강화하지만
14일 카카오 상장 4개사 주가 일제히 하락 중
카카오가 본사와 계열사 임원의 ‘먹튀’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주가는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4일 오전 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전날보다 1~3%대 떨어진 상태다.
카카오 계열사를 총괄하는 조직인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CAC)는 모든 그룹사 임원을 대상으로 한 주식 매도 규정을 13일 마련했다. 임원이 보유한 주식을 상장 이후 최대 2년간 팔 수 없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받은 주식이라도 예외를 두지 않는다.
현행법보다 강한 규정을 마련한 건 최근 불거진 논란 때문이다. 지난해 말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와 경영진 7명은 스톡옵션으로 확보한 주식 44만주를 처분해 약 900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에선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고 먼저 팔아치운 것 아니냐”며 비판했다.
하지만 새로 마련한 규정으로 카카오 상장사 주가가 오를 가능성은 당분간 적어 보인다. 경영진의 돌발 행동으로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들은 이미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이번 일처럼 경영진 다수가 한꺼번에 보유 주식을 판 건 시가총액 상위에 있는 기업 중에선 전례가 없던 일이다.
실제로 14일 오전 11시 기준 카카오(-3.00%)·카카오뱅크(-3.48%)·카카오페이(-2.04%)·카카오게임즈(-1.41%) 등 상장 4개사의 주가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류영준 대표가 있는 카카오페이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13일까지 9거래일 동안 15.76% 떨어졌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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