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빚투족 어쩌나…주담대 7%까지 오를수도
[금리 인상 후폭풍②] 대출금리 어디까지 오를까
지난해 12월 코픽스 1.69%, 2년 6개월 만에 최고
기준금리 인상에 은행권 대출 금리 고공행진
수신금리도 오르며 시중 자금 은행에 몰려
영끌족과 빚투족의 비명이 더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6개월 사이에 3차례나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중은행 금리가 고공행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6%도 예상된다. 당국과 업계는 변동금리 대출자나 다중차무자도 늘고 있어 대출 부실이 커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기준금리 또 오르면 주담대 금리 6% 후반대도 가능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고, 코픽스가 오르면 그 반대의 경우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당장 이달 18일부터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에 이날 공개된 코픽스 금리를 반영했다. 신규 코픽스 기준 KB국민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3.57~5.07%에서 3.71~5.21%로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중 가장 높았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일제히 금리 인상 조정에 나선 모습이다.
주담대만 아니라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도 모두 오르고 있다. 4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 폭은 연 3.465∼4.865% 수준으로 전세대출 최고 금리가 4.865%인 하나은행의 경우 코픽스 인상에 따라 연 5%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4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도 3.44∼4.73%(1등급·1년 만기)로 최고 금리 5%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올해 1분기 가계의 신용(빚) 위험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이 이달 17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예상한 1분기 신용위험지수는 16으로, 지난해 4분기(11)보다 5포인트 높아졌다. 그만큼 은행권이 차주의 상환능력 저하, 이자 부담 증가 등이 심화됐다고 보는 상황이다.
문제는 지난해 8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주담대 변동금리가 4개월간 약 1%포인트 올랐다는 점이다. 올해 1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데 이어 추가 인상까지 예고한 상황이라 연말에 주담대 변동금리가 최고 7% 가까이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4일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뜻을 전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가 세 차례 인상됐지만, 실물경제상황에 비해 여전히 완화적 수준”이라며 “현 기준금리(1.25%)는 중립 금리 수준에 여전히 미치지 못한 것”이라며 밝혔다.
중소기업·자영업자도 위험하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19일 ‘소상공인 부채리스크 점검 간담회’에서 “자영업자에 대한 만기 연장과 상환 유예를 3월 말에 종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 평가정보가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개인사업자(자영업자)가 전체 금융권에서 빌린 기업대출(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지난해 11월 말 현재 약 632조원으로 2019년 말(482조원)보다 31.2% 증가했다. 특히 자영업 대출자 중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끌어쓴 다중채무자 대출액은 157조원으로 자영업자 대출 전체의 24.8%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으로 부채 이자도 갚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한계기업 비중은 지난해 말 40.9%를 기록했다.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코로나19 변이 발생과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자영업자의 채무 상환 능력이 악화할 수 있다”며 “당국과 금융기관이 취약·고위험 자영업자에 대한 맞춤형 관리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증시 하락·수신 금리 인상에 은행으로 돈 몰려
각 은행은 한은이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연 1.0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상한 데 따른 조치로 수신금리를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지난해 말부터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예대마진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에 대해 “시정조치 하겠다”는 경고성 입장을 재차 밝혀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수신금리를 올리는 모양새다.
은행업계에선 최근 국내·외 증시와 부동산 시장 불안정성 확대 등 영향에 금리가 높아진 은행 수신상품으로 돈이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 재난지원금 효과 등으로 시중에 풀린 돈이 예·적금으로 이동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의 ‘2021년 11월 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평균 광의통화량(M2 기준)은 3589조1000원으로 전월 대비 39조4000억원(1.1%)가 증가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2.9% 급증했다.
M2에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 외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금, 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 관련 대출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와 주식 등 대체자산 매도 등의 영향으로 (M2가) 늘었다”며 “기타금융기관 통화량도 금융채, 금전신탁, 정기 예·적금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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