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긴축·금리인상에 불안한 투자자들…주식·코인 파티 끝났나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커지며 정기예금, 금 등 안전자산 투자금↑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고객센터 모니터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은행 정기예금에 돈이 쏠리고 있다. 지난 2년간 위험자산인 주식과 암호화폐 투자가 큰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들어 열기가 다소 식으며 투자금이 은행 쪽으로 이동하는 셈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정책과 금리인상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 자산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려는 수요가 더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금·금으로 투자금 쏠리나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1월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666조7769억원으로 전월 말(654조9359억원)보다 11조8410억원 늘었다. 은행권이 예·적금 금리를 올린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1%에서 1.25%로 올리자 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올렸다.  
 
반면 수시 입출금식 예금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700조3291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711조8031억원)보다 11조4740억원 줄었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원할 때 언제든지 은행에서 찾을 수 있는 초단기 예금을 말한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해 고객이 원할 때 자유롭게 돈을 넣고 뺄 수 있어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투자금 11조원이 은행 정기예금으로 이동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총 수신잔액으로 살펴보면 지난달 말 기준 1788조5520억원으로 전월 말(1754조3592억원)과 비교해 34조1929억원 증가했다.  
 
안전자산인 금 투자에 자금이 쏠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국내 금값은 지난해 12월 6만6000원대에서 지난달 말 7만1000원대까지 상승 기조를 보인다. 4일 기준으로는 6만9000원대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말 월스트리트저널은 "투자자들이 통화 긴축의 영향에 대비하기 위해 배당주와 금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주식시장과 암호화폐시장은 얼어붙기 시작했다. 지난해 1월 42조1000억원에 달했던 코스피·코스닥 합산 월평균 거래 대금은 올 1월 20조6510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또 지난해 연말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하면서 국내 코인거래소에 예치된 돈도 대폭 감소했다.  
 
금융위원회가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예치금은 지난해 말 기준 7조631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난해 9월 24일(9조2000억원)보다 1조5690억원(17.1%) 줄어든 것이다.  
 
골드바 모습.[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긴축 국면…투자금 대이동 불가피

앞으로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준이 계속해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긴축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아서다.  
 
시장에 풀리는 돈을 조절하면 유동성이 줄어 단기적으로 증시나 코인 시세에는 악재다. 지난 2년간 주린이(주식투자+어린이)와 코린이(코인투자+어린이)가 우후죽순 늘었지만 시장이 침체되면 이들이 가장 먼저 빠져나갈 수 있다.
 
또한 올해 치뤄질 대선, 우크라이나 사태 등도 시장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분석이다. 이에 시장을 보수적으로 보는 고액 자산가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금이나 달러 등 안전자산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라 현재의 국면이 쉽게 바뀌기도 어려워 보인다.  
 
현재 평균 1%대인 은행 예금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최근 국민은행의 ‘KB더블모아 예금’ 금리는 1년 기준 최고 연 2.05%로 상향 조정됐고, 신한은행의 시니어 고객 대상 5년 만기 ‘미래설계크레바스 연금예금’금리는 연 2.15%가 적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식과 코인 투자를 해왔던 투자자들에게 2%대 금리가 당장은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하지만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금이나 정기예금 등 안전자산 투자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삼성자산, 한미일 분리과세 부동산 ETF 시리즈 600억 돌파

2이수형·김종화 한은 금통위원 취임…“엄중한 대내외 상황 무거운 책임감”

3삼성SDS 1분기 영업이익 2259억원…전년比 16.2%↑

4네오위즈 인기 모바일게임 ‘고양이와 스프’, 중국 정식 출시

5‘세계 3대 시장’ 인도 방문한 정의선 회장…”“인도권역은 현대차그룹의 성장에 큰 기여”

6 메모리 ‘봄’…SK하이닉스 1Q 매출 12조4296억, 영업이익 2조8860억

7넷마블의 비밀병기 ‘아스달 연대기’…IP 저력 보여줄까

8GS25, 오양주로 빚은 한정판 막걸리 업계 최초 출시

9편의점서 금테크… CU, 1g 카드형 골드 이틀 만에 완판

실시간 뉴스

1삼성자산, 한미일 분리과세 부동산 ETF 시리즈 600억 돌파

2이수형·김종화 한은 금통위원 취임…“엄중한 대내외 상황 무거운 책임감”

3삼성SDS 1분기 영업이익 2259억원…전년比 16.2%↑

4네오위즈 인기 모바일게임 ‘고양이와 스프’, 중국 정식 출시

5‘세계 3대 시장’ 인도 방문한 정의선 회장…”“인도권역은 현대차그룹의 성장에 큰 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