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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2호 2026-02-02

코스피 5000 k증시 새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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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 포인트' 환호에서 소외된 산업과 양극화 직시해야

전문가 칼럼

코스피 지수는 1983년 1월 4일에 처음 공표되었는데, 이는 3년 전인 1980년 1월 4일 100포인트를 기준으로 잡는다. 그로부터 43년이 지난 지금 5000포인트에 이르러 50배나 늘어났다. 경제 규모 측면에서 보면 명목 GDP 기준으로 1980년 약 40조원에서 2025년 26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니 60배가 커졌다. 즉, 경제에 비해 주식 시장이 더디게 성장했다는 말이다. 반대로, 그동안 시장에서 한국 경제가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세간의 관심은 이런 것보다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느냐에 있다. 그러나 최근 주식 시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한국 경제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도 있다는 점이다. 바로 향후 성장 구조와 산업 지형에 큰 변화가 있을 조짐들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주식 시장이라는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수정구슬에서 처음 보이는 것은 신성장 산업이 언제나 그렇듯이 경제와 시장을 주도하는 섹터라는 점이다. 지금의 글로벌 시장과 국내 시장의 변화는 수년 주기를 가지는 단기 경기 사이클인 키친 파동(Kitchin Wave)에서 나타나는 모습이 아니다. 그 범위를 훨씬 넘어서, 수십 년의 주기를 가지는 중기 주글라 파동(Juglar Wave)이나 장기 콘트라티에프 파동(Kondratiev Wave) 상의 경기 전환점의 특징을 가진다. 한국 경제 주력은 수출 산업 명확바로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던 18세기 후반 또는 정보통신(IT) 혁명이 시작되었던 1990년대의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 기존의 주력 산업에서는 공급자가 많아 큰 이윤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시장을 찾고 있다. 이 와중에 바람처럼 등장한 인공지능(AI)로 시작되는 인공지능 전환(AX․Artificial Intelligence Transformation)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주식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차이가 바로 이것이다. AI 반도체나 피지컬 AI 관련 기업들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를 통해 다시 한번 한국 경제의 주력 산업은 수출 산업이라는 점이 명확해졌다. 한국 경제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한 한국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2026년 1조9366억달러로 세계 전체 GDP 123조5845억달러의 1.6%에 불과하다. G2인 미국(25.7%)과 중국(16.7%)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내수 시장의 힘으로 경제를 끌고 가는 성장 구조는 미국․중국․유럽연합 등 거대 경제권에서만 할 수 있다. 우리도 한때 내수 중심의 경제 성장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유행한 적이 있었지만 결국 허상에 불과했다. 한국 경제가 살길은 협소한 내수 시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찾아야 한다는 우리 선배들의 ‘수출입국’(輸出立國)만이 진리라는 것이 또 다시 증명됐다. 그것에 충실했던 기업들, 특히 각 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의 상위권을 놓치지 않았던 기업들이 한국 경제와 글로벌 시장을 끌고 가고 있다. 반대로 전통 주력 산업의 몰락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런 산업군에 속해 있는 기업들이 무엇인가를 잘못해서가 아니라 시대의 흐름이 상황을 이렇게 만든 것이다. 한때 한국 경제의 뿌리라고 불렸던 철강과 석유화학이 대표적이다. 물론 일부 기업은 고부가 시장에 진출하면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산업군 자체가 신흥공업국과의 경쟁에 뒤처져 존폐가 걱정이 되는 상황이다. 조금 과장된 표현을 하자면, 그러한 저부가·저기술 산업에서 나오는 제품들은 어느 국가든 어느 기업이든 만들 수 있다. 그렇기에 그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이윤을 벌 수 있는지가 아니라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벼랑 끝에 몰려 있다고 보면 된다. 결국 언젠가는 후발 주자에 다 내주어야 하는 산업군들은 이번 주식 시장 랠리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또한 협소한 내수 시장에만 의존했던 산업들도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국내 플랫폼 산업이다. 내수 시장이 협소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시장 규모를 가지고 갈 수 있다면 그럭저럭 버틸 수는 있었겠다. 문제는 그 작은 내수 시장마저도 우리 기업들이 온전히 가져갈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이제 젊은 세대들은 국내 플랫폼을 외면하고 검색 엔진 성능과 AI 기능이 훨씬 뛰어난 미국 플랫폼을 사용한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내수 시장에 안주하고 새로운 기술 혁명의 흐름을 간과한 것이 잘못이다. AI 흐름…한국 주도하지 못한 것 명심해야 마지막으로 아무리 찾아보아도 유니콘(Unicorn) 기업은 없다는 점이다. 지금의 산업 지형 변화의 진앙지는 천문학적인 투자를 통해 개발된 기술력에 있다. 즉 대규모 자본을 동원할 수 있는 국가나 기업만이 빠르게 달리는 ‘4차 산업혁명’행 고속 열차에 올라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후발 국가 또는 중소·중견 기업에서 시대의 흐름을 주도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국가 간에도 산업 또는 기업 간에도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다. 특히, 이번 산업 대전환기 시장의 특징 중 하나가 승자독식(Winner-take-all)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국가 간 또는 기업 간에 경제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판단된다.한국 경제의 장점은 시대의 흐름을 잘 타는 능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1990년대 IT 시장의 성장성을 재빠르게 간파하고 국가 단위에서 기업 단위에서 빠르게 움직여 그 힘으로 한국 경제의 레벨업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한국 경제는 AX라는 시대 전환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코스피 5000 시대 이후의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희망적으로 바라보고 싶다. 다만 사족을 단다면 최근 주식 시장의 호황에 취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경제와 시장을 주도하는 힘은 AI 투자가 집중되는 미국 경제임을 분명히 하고 싶다. 우리가 올라탄 것이지 우리가 주도하는 흐름은 절대 아니다. 한편, 시장 참가자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산업과 시장을 투자의 대상으로만 보아야 한다. 레버리지(leverage) 효과라는 말로 포장된 ‘빚투’가 유행하게 되면, 즉 시장을 투기의 대상으로 보는 사람이 많아지는 순간 코스피 5000 시대라는 짧은 영광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2026.02.02 08:01

4분 소요
4대 과기원, 5년새 ‘두 번째’ 고점 [임성호의 입시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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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학년도 4대 과학기술원(한국과학기술원·광주과학기술원·대구경북과학기술원·울산과학기술원) 정시모집 평균 경쟁률이 82.79대 1로 집계됐다. 최근 5개 학년도 흐름을 놓고 보면 ▲2022학년도 74.02대 1 ▲2023학년도 61.87대 1 ▲2024학년도 103.74대 1 ▲2025학년도 80.73대 1 ▲2026학년도 82.79대 1이다. 2024학년도(103.74대 1)에 이어 최근 5년 사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전국 190개 대학의 2026학년도 정시 경쟁률을 비교하면, 최고치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기록한 120.50대 1이었다. 이는 전국 1위에 해당한다. 뒤이어 ▲한국과학기술원(KAIST) 81.80대 1로 2위 ▲울산과학기술원(UNIST) 80.53대 1로 3위 ▲광주과학기술원(GIST) 65.93대 1로 4위 ▲한국에너지공과대(KENTECH) 46.80대 1로 5위 순으로 나타났다.상위 5개교가 모두 정시 3회 지원 횟수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 이른바 ‘특수대학’이라는 점도 이번 결과에서 확인된다.증가하는 과기원 선호도대구경북과학기술원의 경우 2026학년도 정시에서 8명을 선발하는데 964명이 지원해 경쟁률 120.50대 1을 기록했다. 최근 5개 학년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DGIST 정시 경쟁률은 ▲2022학년도 74.05대 1 ▲2023학년도 59.60대 1 ▲2024학년도 97.47대 1 ▲2025학년도 75.33대 1 ▲2026학년도 120.50대 1로 변화해 왔다.다른 과기원들의 2026학년도 정시 지원 현황도 함께 집계됐다. 한국과학기술원은 15명 모집에 1,227명이 원서를 내 81.80대 1을 기록했다. 광주과학기술원은 정시 15명 모집에 989명이 지원해 65.93대 1로 나타났고, 울산과학기술원은 15명 모집에 1208명이 지원해 80.53대 1을 기록했다.한국에너지공과대의 정시 경쟁률은 2026학년도 46.80대 1(10명 모집·468명 지원)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2024학년도 40.10대 1, 2025학년도 28.10대 1과 비교해 상승 폭이 크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지원자 규모만 놓고 보면 4대 과기원의 정시 지원자는 2026학년도 4388명으로, 직전 학년도 4844명 대비 456명(9.4%) 감소했다. 다만 같은 시기 의대 정시 지원자가 전년 대비 3393명(32.3%)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과기원 지원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난다. 다른 의약학 계열도 비슷한 흐름이다. 2026학년도 기준으로 치대 정시 지원자는 전년 대비 17.1% 감소했다. 한의대는 12.9%, 약대는 22.4%, 수의대는 14.5% 줄었다. 의·치·한·수·약 정시 지원자 전체로 합치면 전년 대비 24.7% 감소한 양상과 대비된다는 평가가 가능하다.특히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이 큰 폭으로 확대됐던 점을 감안하면, 2026학년도에는 상위권 N수생(재수 이상 수험생) 등 수험생 구성이 줄어든 변수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제 아래에서도 과기원은 정시 지원자 수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감소 폭 자체는 의약학 계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작은 규모로 평가할 수 있다.정시에서 한국과학기술원의 지원자 감소 요인으로는 전형 구조 변화가 함께 언급된다. 한국과학기술원은 2026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삼성전자와의 계약학과인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선발을 진행하지 않았다. 전년도 정시에서는 해당 학과를 5명 선발했으나, 2026학년도에는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선발 인원을 전부 수시에서 뽑았다. 이 점이 KAIST 정시 지원자 수가 106명 감소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쟁률도 상승 흐름정시뿐 아니라 수시에서도 과기원 경쟁률은 상승 흐름을 보였다. 4대 과기원의 2026학년도 수시 경쟁률은 14.14대 1로, 2022학년도 이후 최근 5개 학년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수시 지원자 수 역시 전년 대비 3394명(16.1%) 증가했다. 한국에너지공과대도 2026학년도 수시 경쟁률이 24.33대 1로 집계돼 2022학년도 개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원자 수는 전년 대비 452명(22.8%) 늘었다. 4대 과기원과 한국에너지공과대는 수시에서도 6회 지원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 특수대학이라는 점이 함께 제시됐다.학교별 2026학년도 수시 경쟁률을 보면, 광주과학기술원 15.49대 1, 대구경북과학기술원 27.85대 1, 울산과학기술원 17.03대 1, 한국과학기술원 8.47대 1로 나타났다. 네 곳 모두 최근 5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시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점도 함께 확인됐다.수시 지원자 수는 네 곳 모두 증가했다. 광주과학기술원은 전년보다 377명(12.8%) 늘었고,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은 1172명(23.4%), 울산과학기술원은 1354명(20.6%), 한국과학기술원은 491명(7.6%)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4대 과기원 전반에서 수시 지원자 수가 일제히 늘어난 셈이다.이와 같은 흐름은 의약학 계열 수시 지원 추이와 비교에서도 대비된다. 2026학년도 의대 수시 지원자는 전년 대비 29.2% 감소했고, 약대는 16.7%, 한의대는 11.4%, 수의대는 20.7% 줄었다. 치대만 0.5% 증가로 집계됐다. 의·치·한·수·약대 수시 지원자 전체를 합산하면 전년 대비 3만1571명(21.9%) 급감한 상황이다. 이를 함께 놓고 보면, 4대 과기원 선호도가 의약학 계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종합하면 2026학년도는 수시와 정시 모두에서 과기원 선호도가 높아진 흐름으로 정리되고, 반대로 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 선호도는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의대 모집 정원이 2025학년도에 크게 확대된 뒤 2026학년도에 다시 큰 폭으로 축소되는 변수가 존재한다. 다만 경쟁률과 지원자 수를 함께 고려할 때, 자연계 상위권 학생들이 의대에 ‘집중적으로’ 몰리던 선호는 과기원 지원 상황을 통해서도 다소 완화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26.02.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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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은 시작일 뿐…韓 증시, ‘코리아 프리미엄’ 초입 단계” [이코노 인터뷰]

증권 일반

“‘코스피 5000’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한국 시장은 이제 디스카운트(저평가) 구간을 지나 프리미엄 시장으로 가는 초입에 들어섰습니다.”코스피 5000 돌파는 단순한 주가 숫자 전망이 아니다. ▲자본시장의 신뢰 ▲기업지배구조 ▲상장과 퇴출 시스템 등 한국 자본시장을 떠받치는 제도적 기반이 함께 바뀌고 있다는 변곡점으로도 읽힌다. 이 변화의 의미를 시장 한복판에서 가장 오랫동안 지켜본 인물 가운데 한 명이 채남기 법무법인 지평 고문(전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이다. 그는 한국거래소에서 32년간 기업공개(IPO) 심사와 상장폐지 실질심사(퇴출 심사), 공시제도 운영까지 직접 맡아온 ‘자본시장 룰메이커’(rule-maker)다.채 고문은 최근 와 만나 “코스피 5000이라는 숫자 전망에 집중하기보다 시장을 이끄는 동력이 바뀌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법률 실사 의무화로 공모 신뢰 높여야”채 고문은 코스피 5000 이후 시장이 맞이한 가장 큰 변화가 ‘지수의 높이’가 아니라 ‘신뢰의 무게’라는 점을 강조했다. 단기간에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지만, 한국 증시가 이제 프리미엄 구간으로 진입할 수 있느냐는 지수 숫자가 아니라 제도적 기반과 시장 신뢰에 달려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그는 최근 공모시장에서 반복적으로 불거져온 ‘상장 이후 부실화’ 문제가 한국 시장의 약한 고리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진 국면에서 상장 직후 논란과 가치 훼손 사례가 이어질 경우 공모시장 전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다.채 고문은 “거래소를 하나의 백화점으로 본다면 결국 중요한 것은 좋은 상품이 들어오는 것”이라며 “상장 직후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터지거나 기업 가치가 급격히 훼손되는 사례가 반복되면 투자자들은 공모시장 자체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5000 이후 프리미엄 구간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상장 단계에서부터 검증 체계를 꼼꼼히 갖추는 일이 필수라는 얘기다.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채 고문이 가장 강조한 대목이 IPO 단계에서의 ‘법률 실사’ 강화 필요성이다. 그는 한국거래소 재직 시절 IPO 심사와 상장 적격성 판단을 직접 담당했다. 이를 토대로 공모시장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상장 이전 검증 체계를 한층 더 정교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법률 실사는 기업이 상장에 나서기 전, 법무법인이 계약 관계와 소송 리스크, 지배구조, 내부거래, 규제 위반 가능성 등을 사전에 점검하는 절차다. 상장 이후 돌출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미리 차단해 공모시장 전체 신뢰를 뒷받침하는 역할이다. 채 고문은 “해외 주요 시장에서는 IPO 과정에서 법률 실사가 사실상 필수적으로 이뤄진다”며 “상장 이후 시장을 흔들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걸러내야 공모시장 신뢰가 유지된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은 아직 법률 실사가 제도적으로 의무화된 단계는 아니다. 최근 공모시장 신뢰 논란이 반복되면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주관사가 상장 실사를 총괄하고 법무법인이 일부 지원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상장 단계에서의 검증 강화가 공모시장 신뢰를 좌우한다면 채 고문은 그 다음 과제로 유통시장 전반의 제도적 안착을 꼽았다. 코스피 5000 돌파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이어지려면 시장이 작동하는 룰 자체가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예측 가능하게 자리 잡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채 고문은 “5000을 넘어선 이후에는 지수의 높이보다 한국 시장이 얼마나 선진적인 룰을 갖추고 있는지가 프리미엄을 결정짓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평가하는 기준이 과거보다 훨씬 정교해졌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실적이나 성장률이 아니라 지배구조와 주주 권익 보호, 공시 투명성과 같은 제도적 신뢰가 투자 판단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승 이후 과제는 ‘제도적 신뢰’의 정착”최근 ▲상법 개정 논의 ▲자사주 소각 확대 ▲배당 및 주주환원 강화 정책 등이 시장 신뢰를 끌어올리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순히 ‘주가를 올리기 위한 이벤트’가 아니라 한국 시장이 오랫동안 안고 있던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제도적으로 줄여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채 고문은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가장 큰 리스크는 실적이 아니라 ‘주주가치가 얼마나 제도적으로 보호되느냐’였다”며 “기업의 이익이 주주에게 어떻게 돌아가는지, 경영진이 주주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가 시장의 구조적 재평가로 직결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특히 시장이 고점 구간에 진입할수록 단순한 성장 기대만으로는 프리미엄을 설명하기 어렵고, 제도적 신뢰가 자산으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주주친화 정책의 무게는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채 고문은 한국 증시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이러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 흐름이 일회성 논의에 그치지 않고, 시장의 룰로 안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둘러싼 제도 정비 흐름도 코리아 프리미엄 전환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단순히 지수 편입 여부를 넘어 한국 시장이 글로벌 자금의 기본 투자 조건을 얼마나 충족시키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외환시장 접근성 개선 ▲영문 공시 확대 ▲공매도 제도 정상화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인프라 정비는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의 기본 요건으로 작동한다는 설명이다. 채 고문은 “코스피 5000은 숫자의 도착이 아니라 시장이 선진 구간으로 들어서기 시작했다는 출발 신호”라며 “앞으로 중요한 것은 지수가 어디까지 오르느냐가 아니라 이런 제도 변화와 신뢰가 실제 시장 운영 속에서 제대로 안착해 지속 가능한 프리미엄으로 이어지느냐”라고 강조했다.

2026.02.0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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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호구축 깨라” 당국 경고…금융사 사외이사 연임 관행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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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대거 임기 만료를 앞두면서,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계기로 이사회 ‘물갈이’가 현실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향해 연일 날 선 비판을 쏟아내는 가운데, 그간 이어져 온 사외이사 연임 관행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사외이사 연임 관례 깨질까…‘거수기’ 논란도 여전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2명 중 23명(71.9%)이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하나금융은 9명 중 8명이 교체 대상이고, ▲신한지주 9명 중 7명 ▲KB금융 7명 중 5명 ▲우리금융 7명 중 3명도 임기가 끝난다.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최초 선임 시 2년 임기를 보장받고, 이후 연임 시 1년씩 연장되는 구조다. 최장 임기는 KB금융이 5년, 나머지 3개 지주는 6년이다. 이에 통상 사외이사 교체는 1~2명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 이사회 구성을 두고 ‘참호구축’이라고 공개 비판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사외이사의 역할을 둘러싼 논란은 이사회 표결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2025년 반기보고서 기준 4대 금융 이사회는 총 27차례의 정기·임시 이사회를 열어 98건의 안건을 심의했지만, 부결된 안건은 단 한 건도 없었다.회사별로 보면 ▲신한금융 26건 ▲하나금융 20건 ▲우리금융 30건의 안건이 상정됐고, 사외이사는 해당 안건에 모두 찬성했다. 각 이사들의 전문성과 별개로, 사외이사가 경영진을 실질적으로 견제하지 못하는 ‘거수기 이사회’가 이어져 왔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KB금융 역시 22건 중 단 한 차례만 반대표가 나왔다. 작년 4월 24일 이사회에서 김성용 사외이사가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안)’에 대해 “밸류업 정책에는 예측 가능성이 동반돼야 한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냈지만, 안건은 과반 찬성으로 가결됐다. “참호구축 막겠다”…사외이사 단임제 논의도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는 사외이사 제도 손질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가 장기간 연임하며 경영진과 유착되는 구조를 차단하기 위해 임기 단축 방안을 검토 중이다.금융당국 안팎에서는 금융지주 사외이사 임기를 ‘3년 단임제’로 전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사외이사가 연임을 염두에 두고 회장 측과 밀착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현행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사외이사 임기는 금융회사 기준 최장 6년,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최대 9년이다. 다수 금융지주는 모범관행에 따라 최초 2년 이후 1년 단위 연임을 허용해 왔다. 3년 단임제가 도입되면 사외이사 재직 기간은 지금보다 최대 3년 줄어들게 된다.금융사들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회 개편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이 ▲사외이사 임기 분산 ▲교수 편중 ▲추천 경로 공개 ▲사외이사 수 확대 등을 지적하면서 이를 올해 주총부터 반영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하지만 현장에서는 사외이사 후보 풀이 지나치게 제한적이라는 하소연도 나온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금융사와 중요한 거래 관계가 있거나 사업상 경쟁·협력 관계에 있는 기업의 상근 임직원 등은 사외이사가 될 수 없다.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장치지만, 결과적으로 교수 중심 인선이 반복되는 ‘규제의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이 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일부 금융지주는 주주 추천 절차를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BNK금융지주는 최근 주주간담회를 열고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한 뒤 ▲사외이사 주주 공개 추천 제도 공식 도입 ▲사외이사 과반을 주주 추천 이사로 구성하기 위한 노력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주주추천’ 만능 아냐…실질적 역할 강화 필요 다만 전문가들은 주주추천 제도 역시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은행그룹 사외이사제도의 운영체계 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이와 같은 의견을 냈다. 김우진 선임연구위원은 “주주가 주주제안권을 행사해 사외이사를 제안하면 법령 또는 정관을 위배하는 경우가 아닌 한 임추위가 주주제안 사외이사 후보를 반드시 추천하게 돼 있어 임추위를 통한 엄격한 사외이사 추천 절차가 무시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금산분리로 인해 지배주주가 없는 국내 은행산업의 현실을 감안할 때 주주제안 추천 사외이사 후보도 엄격한 사외이사 후보 관리 및 추천 절차를 적용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결국 사외이사 선임 방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역할과 책임의 실질적 강화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 연구위원은 “이렇게 막중한 역할 및 책임을 보유한 이사회가 때로는 회사의 이익보다 사적 이해관계를 우선시하는 참호구축 문제 등 도덕적 해이를 초래하기도 한다”면서 “사외이사는 의사결정을 함에 있어 ‘총주주 이익 > 0’이 되는지를 파악하고, 동시에 소수 주주의 이해관계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2026.02.0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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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 해킹이 던진 경고…가상자산은 여전히 안전한가[김기동의 이슈&로(LAW)]

가상화폐

2025년 11월 27일 새벽, 업비트에서 약 445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이 비정상 출금되는 대규모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2019년 업비트에서 이더리움 탈취 사건이 발생한 이후 정확히 6년 만에 동일한 날짜에 다시 발생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줬다. 경찰은 두 사건의 범행 수법이 유사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북한 해킹 조직의 연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비트는 이용자 보호를 위해 피해 전액을 거래소 자산으로 충당하겠다고 발표하며 시장의 불안을 조기에 진화했다. 탈취 자산을 수천개의 지갑으로 파편화하는 고도화된 세탁 수법이 동원됐지만, 민관 공조를 통해 약 26억원 규모의 자산을 신속히 동결하는 성과를 거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실질적 내부통제 체계 필요한 이유이 사건은 우리에게 두 가지 상반된 메시지를 던졌다. 하나는 가상자산이 여전히 해킹의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는 불안감이다. 반면 탈중앙화와 국경 없는 이동을 특징으로 하는 가상자산에 대한 해킹이 더 이상 ‘추적 불가능한 완전범죄’가 아님을 증명했다. 가상자산 범죄가 이제 ‘기술의 틈’을 벗어나 ‘법의 망’으로 편입되는 변곡점에 선 것이다.범죄에 대한 대응은 사후 처벌보다는 범죄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현행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이용자 자산의 80% 이상을 콜드월렛(Cold Wallet)에 보관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콜드월렛에 보관되지 않은 나머지 자산(핫월렛 보관분 등)에 대해서도, 해킹이나 전산 장애 발생 시 피해를 배상할 수 있도록 법령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가상자산 경제적 가치의 5%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험에 가입하거나 준비금으로 적립하도록 하고 있다.여기에 더해, 가상자산사업자는 멀티시그 지갑(트랜잭션을 승인하기 위해 두 개 이상의 프라이빗 키가 필요한 지갑)을 사용하여 단일 권한자의 키 탈취만으로는 출금이 실행되지 않도록 위험을 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보안·통제 체계는 해킹 사고 발생 시 가상자산사업자가 관리·감독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였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며, 수사 과정에서는 ▲침해 경로의 특정 ▲내부자 개입 가능성 확인을 위한 핵심 분석 대상이 된다. 법적 규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업자의 실질적인 내부통제 체계다. 최근의 해킹 기법은 단순히 시스템의 취약점을 파고드는 것을 넘어, 내부자의 권한을 도용하거나 소셜 엔지니어링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술적 보안이 1차 방어선이라면, 관리 감독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내부통제 시스템은 법적 책임 여부를 가르는 결정적 잣대가 된다. 사고 발생 시 사업자가 면책을 받기 위해서라도, 금융회사 수준의 엄격한 거버넌스 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 온체인 분석과 국제 공조의 시대전통적인 수사 기법이 장부나 계좌 거래 내역을 추적하는 것이라면, 가상자산 수사의 핵심은 온체인 데이터 분석에 있다. KYT(Know Your Transaction) 기술은 블록체인상에 기록된 거래 정보를 분석하여, 범죄 수익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기법이다. 믹싱 서비스(여러 명의 거래를 섞어 출처를 흐리는 기법)나 브릿지(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통로)를 활용한 세탁은 추적을 어렵게 만들지만, 최신 KYT 도구는 복잡한 자금 흐름을 재구성하고 체인 간 연관성을 식별하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가상자산 수사는 속도전이며, 국경을 넘나드는 협력이 필수적이다. 자산이 해외 거래소로 유입된 경우 인터폴 및 현지 수사 당국과의 공조도 필요하다. 이번 업비트 사건에서도 솔레이어(Solayer) 재단과의 신속한 공조를 통해서 발행 재단의 스마트 컨트랙트 동결 권한을 활용, 약 23억원 규모의 레이어(Layer) 토큰의 이동을 즉각 차단할 수 있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가상자산 해킹에 대해서는 예방·수사·환수 체계가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국회에서 심의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안에 이런 내용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 특히 가상자산은 국경을 초월해 순식간에 이동하므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기 전이라도 해킹 정황이 확인되는 경우 수사기관이나 가상자산사업자가 자산을 동결할 수 있도록 긴급 조치권과 사업자의 협조 의무를 법제화할 필요성이 있다.가상자산사업자는 단순한 플랫폼이 아니라 범죄 예방과 피해 회복에 있어 제1차적 협력자다. 수사기관은 기술 환경의 변화에 맞춰 수사 기법을 고도화하고, 해외 수사기관 및 사업자들과의 국제적 협력을 통한 자산 동결 선례를 축적해야 한다. 법적 규제와 기술 인프라가 뒷받침될 때, 가상자산 해킹은 더 이상 기술의 사각지대가 아니라 법 집행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영역으로 편입될 수 있다. 김기동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

2026.02.0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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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가는 브랜드 되고 싶어요”…대체커피계 ‘코카콜라’ 꿈꾸는 산스 [이코노 인터뷰]

유통

“대체커피는 원두를 사용하는 커피보다 원가가 13% 정도 저렴합니다. 국제적으로 원두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다른 커피 브랜드가 가격을 올릴 때 산스는 오히려 가격을 내릴 수도 있죠.”대체커피 브랜드 산스(SANS)를 운영하는 김경훈 웨이크 대표는 최근 와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로 국제 원두 가격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추세에 따라 대체커피 수요는 점점 커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산스에서 판매하는 대체커피의 가격대는 4500원에서 6800원 사이로 스타벅스·블루보틀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김 대표는 “처음부터 가격을 낮게 설정하면 대체커피를 저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국제커피기구(ICO)와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250% 가까이 올랐다. 지난 2024년 이후 가파르게 치솟은 아라비카 가격은 지난해 2월 뉴욕 국제상업거래소(ICE) 선물거래소에서 사상 최초로 파운드당 4달러(약 5700원)를 넘어서며 4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스턴트 커피에 주로 쓰이는 원두인 로부스타도 최근 5년 동안 가격이 2배 넘게 뛰었다. 커피값은 오르는데 커피 소비량은 증가세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는 지난 2024년 2693억달러(약 386조7148억원) 수준이었던 세계 커피 시장 규모가 연평균 5.3% 성장해 오는 2030년 3695억달러(약 530조60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대체커피도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세계 대체 커피 시장 규모는 지난 2022년 27억달러(약 3조8772억원)를 기록했다. 연 8.9%의 성장세로 오는 2030년까지 53억달러(7조6108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커피 애호가에서 대체커피 개발자로 하루에 커피를 서너 잔씩 마실 정도로 커피를 좋아하던 김 대표가 대체커피 개발에 뛰어든 건 지난 2019년이다. 대학원 재학 중이던 그는 커피의 멸종 가능성을 다룬 논문을 읽고 커피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고민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커피의 대안을 만들기 위해 네이버에서 투자받아 푸드테크 스타트업 웨이크를 설립하게 됐다.웨이크가 개발한 대체커피 브랜드 산스는 대추씨·치커리 뿌리·보리 등 12가지 천연 원료를 활용해 국내 최초로 원두 없이 커피의 맛과 향을 구현했다.산스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첫 투자를 받은 뒤 1년이면 충분할 거라고 예상했던 대체커피 개발은 시행착오를 거쳐 4년을 훌쩍 넘겨 완성됐다.대체커피를 개발하며 김 대표가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원료’ 선별이다. 가격 변동이 적고 수급이 안정적인 식물을 먼저 찾고, 커피와 유사한 맛을 내는 방법을 고민했다. 약 80~100개의 후보군을 선정해 하나씩 맛보며 최적의 조합을 찾는 데만 꼬박 2년이 걸렸다. 그 과정에서 한국의 거의 모든 한약재를 달여봤다는 김 대표는 서울의 경동시장·약령시장부터 대전 약재시장까지 대체커피에 쓰일 재료를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 중국의 차 박람회에도 방문했다.다른 대체커피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산스만의 경쟁력으로 김 대표는 ‘맛’과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꼽았다. 산스를 운영하는 웨이크는 작년 7월 신세계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시그나이트로부터 프리A(Pre-A) 투자를 유치했다.김 대표는 신세계에서 투자를 결정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맛이라고 봤다. 그는 “모든 대체커피 제품 가운데 산스의 맛이 가장 뛰어나다고 자부한다”며 “전 세계 대체커피 스타트업 중 매장 운영이 가능하도록 원액과 시스템을 갖춘 곳도 산스뿐”이라고 말했다. 커피 아닌 반도체 만든다…美 우선 공략산스는 자체 추출·제조 시스템을 통해 콜드브루 형태의 원액을 생산한다. 보통 커피 업계에서는 생두를 직접 볶아 원두를 만들고 판매하는 곳을 ‘로스터리’(roastery)라고 부른다. 산스에서는 대체커피 제조 시설을 반도체 위탁생산을 뜻하는 ‘파운드리’(foundry)라고 칭한다. 식음료(F&B)보다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지향하는 산스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산스는 시작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목표로 삼았다. 우선 진출지로 삼은 건 미국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꿈(KOOM) 2025’ 페스티벌에 참여해 산스를 선보였다.그는 “생각보다 현지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면서 “10명 중 1명 정도가 산스에 관심을 보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3~4명 중 1명꼴로 산스의 메뉴를 주문했다”고 전했다.김 대표에 따르면 산스는 올해부터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 등을 통해 미국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유의미한 성과를 낼 때까지 미국 시장을 중점적으로 키울 예정”이라며 “미국에서 자리 잡은 뒤 마스터 프랜차이즈(MF)나 조인트 벤처(JV) 방식을 통해 일본, 동남아 등으로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국내에서는 직영 매장을 늘리고 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오프라인 매장 확장에 집중할 방침이다. 주요 대기업과의 협업도 강화한다. 현재 산스는 GS25와 RTD(Ready-to-Drink·완제품 형태의 주류·음료) 제품 출시를 논의 중이다. 스타벅스와 협업해 디저트나 프리퀀시 음료 등을 선보이는 게 올해 김 대표의 목표다.그는 “커피의 새로운 흐름은 ‘웰니스’가 될 것”이라면서 “3년 안에 산스를 미국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만큼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 높은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김 대표는 “많은 매출을 내고 성장하는 게 산스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아니다”며 “산스가 코카콜라처럼 인류의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100년, 200년 넘게 영속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6.02.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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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광고도 “생성형 AI로 제작됐습니다”

IT 일반

삼성전자도, 애플도 인공지능(AI)으로 광고를 만드는 시대다. 트렌드에 민감한 IT 기업들이 AI 제작 광고를 속속 내놓으면서 마케팅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삼성전자는 최근 이동식 스크린 ‘무빙스타일’의 영상 광고를 생성형 AI로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가 기획하고, 제작은 외주에 맡겼다. 삼성전자 직원이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 펭귄과 나무늘보를 손님으로 맞아 무빙스타일을 판매하는 모습을 담았다. 화면 크기·색상·스탠드 등을 개인 취향에 맞게 조합하는 제품의 특징을 알렸다.영상 하단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됐다’는 문구가 노출돼 있다. 말하는 동물은 물론 젊은 남성 직원도 배우를 쓰지 않고 AI로 구현했다. 펭귄이 등장하는 영상은 공개 약 한 달 만에 조회수 480만회를 돌파했다. “귀엽고 독특하다”거나 “AI를 잘 활용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삼성전자는 빠른 제작 일정 및 비용 효율을 고려해 AI 툴을 적극 활용했다. 회사 관계자는 “AI로 자연스럽고 현실에 가깝게 인물을 묘사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아직 어색한 부분이 존재한다”며 “그래서 동물 캐릭터로 거부감을 줄이고, AI로 만든 영상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고 알리는 형태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애플은 AI로 ‘대박’이 난 유튜브 채널 ‘정서불안 김햄찌’와 손잡았다. 30대 여성 디자이너가 개설한 것으로 알려진 해당 채널은 영상 업로드 9개월 만에 구독자 67만명을 돌파했다. AI로 탄생한 깜찍한 햄스터인 ‘김햄찌’가 직장 생활을 하며 겪는 난처한 상황들을 재치 있게 풀어내 공감을 샀다. 김햄찌는 유튜브를 넘어 SNS로 꾸준히 일상을 공유한 덕에 ‘해씨’라는 팬덤도 확보했다.애플은 ‘아이폰17’ 프로부터 확 달라진 후면 카메라 섬에 스티커를 붙이는, 이른바 ‘폰꾸’(폰 꾸미기) 수요에 대응해 이번 캠페인 협업을 진행했다. 김햄찌의 스티커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폰꾸 팝업스토어에 이어 서울역 대형 디스플레이에 떡하니 붙었다. 같은 시기 여의도 전광판에서도 애플의 폰꾸 마케팅이 펼쳐졌는데, 김햄찌와 양 날개를 이룬 건 무려 지드래곤의 패션 브랜드 피스마이너스원이었다.업계 관계자는 “김햄찌는 애플이 소구하는 젊은 여성층으로부터 인기가 많다. 사회 초년생까지 아우르는 넓은 스펙트럼도 매력적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KT도 온라인 전용 무약정 요금제 ‘요고’를 알리는 과정에서 AI로 재미를 봤다.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미소녀 전사 세일러 문’을 연상케 하는 AI 애니메이션으로 요금 할인 프로모션과 콘텐츠 혜택을 소개해 유튜브 조회수 300만회를 넘겼다.이처럼 1인 미디어 채널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AI 영상이 기업 마케팅에도 적극적으로 쓰이면서 AI 마케팅 시장의 몸집이 빠르게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마케팅 분야 AI 시장 규모가 2025년 473억 달러에서 2028년 1075억 달러(약 156조원)로 크게 뛸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세일즈포스의 2024년 조사에서 기업 32%가 ‘마케팅에 AI를 완벽하게 도입했다’고 답했다. 주요 사용 분야로 ▲고객 상호 작용 자동화 ▲콘텐츠 생성 ▲광고 성과 분석을 꼽았다.디지털 마케팅 기업 CJ메조미디어는 올해 트렌드 보고서에서 “비디오·오디오 동시 생성 기능으로 AI 영상 광고 콘텐츠의 퀄리티 향상 및 제작 편의성이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에는 AI가 타깃에 따라 다른 비주얼과 음성 멘트를 노출하는 개인 맞춤형 영상 광고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2026.02.02 07:00

3분 소요
코스피 5000은 ‘기록’, 6000은 ‘과제’…현실 가능성은

증권 일반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기록하자 시장의 관심은 ‘5000의 유지력’과 ‘6000의 현실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고점 인식과 과열 우려로 지수 조정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5000 기록’이 일시적 상징성에 그칠 수 있다는 심리도 함께 확산되고 있다. 다만 반도체 업황 회복과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가 맞물리며 상승 흐름이 쉽게 꺾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동시에 나온다.증권사들 ‘코스피 5500’ 제시…맥쿼리증권은 ‘6000’ 언급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해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3년 말 종가 대비 2024년 12월 29일 종가 기준 코스피 상승률은 75.6%로, 주요 20개국(G20)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높았다.올해 들어서도 코스피는 급등세를 이어가며 1월 22일 사상 처음으로 5000포인트에 진입했다. 올해 1월 2일 4224.53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22일까지 18.4% 상승했으며, 이 역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률이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4% 오르는 데 그쳤다.업계에서는 이번 상승을 단순한 과열 국면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이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는 만큼 이익 흐름이 유지될 경우 6000선에 근접할 여지도 열려 있다는 것이다.증권사들도 잇달아 5000선 이상을 전망하고 있다. SK증권은 이달 1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코스피 밴드 상단을 기존 4800에서 5250으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4600에서 5560으로 높였다. 키움증권은 연간 지수 범위를 3900~5200으로 제시했으며, 현대차증권 역시 올해 코스피 상단을 5500으로 제시했다.특히 맥쿼리증권은 지난해 12월 2일 발간한 ‘코스피 다시 포효: 6000으로 가는 길’ 보고서에서 이미 코스피 6000선 가능성을 짚었다. 해당 보고서는 “강한 이익 성장과 풍부한 유동성, 증시 친화적인 정부 정책에 힘입어 코스피가 6000선에 근접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수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정책이 받친 기대감…상법 개정에 추가 상승 가능성도정치권이 자본시장 활성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핵심 정책 과제로 제시하며 제도적 지원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도 ‘코스피 6000’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21일 기자회견에서 코스피 지수가 5000선을 목전에 둔 상황과 관련해 “그동안 왜곡돼 있던 경제가 제 모습을 찾아가는 중”이라며 “주가수익비율(PER)이 대만이나 일부 개발도상국보다도 낮다. 리스크만 해소된다면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강주했다. 주가 조작 등 불공정 거래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도 재차 밝히며 시장 안정을 통한 자본시장 신뢰 회복 기조를 재확인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코스피가 5000선을 돌파한 1월 22일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혁하겠다는 의견을 나눴다”며 전날 이 대통령과의 청와대 오찬에서 자본시장 제도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 추진 의지가 공유됐다고 전했다. 오 의원은 “개별 사안으로는 3차 상법 개정안을 조속히 추진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3차 상법 개정안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으로 담고 있다. 특히 이소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주가 누르기 방지법(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공감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오너 일가가 지주사 지분 상속·증여 과정에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낮추는 행위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지난해 7월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명시한 1차 상법 개정안이, 같은 해 8월에는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한 2차 상법 개정안이 각각 통과됐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도 22일 오전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주가 조작 엄벌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주주 친화적 제도를 통해 코스피 6000, 7000 시대를 국민과 함께 열어가겠다”고 말했다.이런 이유로 최근의 급등 이후 지수 흐름이 안정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냐에 대해 증권업계는 중장기기 전망을 낙관적으로 내놓고 있다. 정부의 의지만 아니라 AI 투자가 일회성 테마가 아닌 인프라 구축과 응용 확산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변화라는 점이 강조되고 있어서다.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가파른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기업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면서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10.48배로 5년 평균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전환 정책과 국민성장펀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등 투자 세제 지원을 위한 세법 개정까지 감안하면 실적과 유동성에 기반한 상승 흐름은 중기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2026.02.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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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만에 4000→5000…코스피 랠리 움직인 핵심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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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선에 올라서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무엇보다 이번 돌파는 속도에서 전례를 찾기 어렵다. 지수 출범 이후 1000선까지는 6년이 걸렸고, 2000선 도달에는 18년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후 3000선까지 13년, 4000선까지도 5년이 소요됐지만, 5000선은 불과 3개월 만에 넘어섰다. 코스피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이뤄진 급등 구간이다.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복귀와 반도체·인공지능(AI) 중심 대형주의 실적 기대, 금리 인하 전환 전망과 정책 드라이브가 맞물리며 지수 상단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상승 속도가 가팔랐던 만큼 이번 돌파가 구조적 재평가의 시작인지, 단기 과열 국면인지에 대한 논쟁도 커지고 있다. 3개월 만에 1000포인트…숨 가빴던 상승 추이코스피 상승 속도는 전례 없이 가팔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해 11월 4일 종가4052.3포인트(P)에서 출발해 연말로 갈수록 랠리가 가속화되며 12월 27일에는 하루 만에 3% 가까이 급등, 5000선 안착 기대를 키웠다. 그리고 1월 27일, 코스피는 마침내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5000선을 넘어섰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5.26P (2.73%) 오른 5084.85로 장을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올해 1월 들어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1월 15일 종가 기준 4812.7P로 48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1월 26일에는 장중 5000선을 웃돌며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5000 시대’에 진입했다. 불과 3개월 만에 지수가 약 950P 이상 급등한 셈으로, 단순 반등을 넘어 외국인 자금 복귀와 반도체·AI 대형주 중심의 구조적 자금 재편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그리고 1월 27일, 코스피는 마침내 종가 기준 사상 처음 5000선을 넘어섰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5.26포인트(2.73%) 오른 5084.85로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지난 22일 장중 처음 5000선을 돌파한 이후, 종가 기준 ‘오천피’ 시대가 본격화된 것이다.상승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4% 오른 5243.42에 출발하며 장중 5200선을 넘어섰다. 코스피가 5200선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종가 기준 5000선 안착 이후 불과 2거래일 만에 또다시 새 기록을 경신한 셈이다. 전날 5100선을 넘어선 지 하루 만에 추가 상승이 이어지며 ‘속도전’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이번 랠리를 견인한 첫 번째 동력은 외국인 수급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한국 시장은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 변방시장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뚜렷하게 강화되며 시장 분위기가 급반전했다.특히 반도체와 AI 밸류체인을 중심으로 대형주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증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표주가 실적 개선 기대를 바탕으로 상승 흐름을 주도했고,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 기대가 코스피 전체를 밀어올리는 구조가 형성됐다.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에 위치해 있고, AI 투자 사이클이 본격화될수록 외국인 입장에서도 비중 확대가 불가피한 구간”이라고 설명했다.또 다른 변수는 글로벌 매크로 환경이 꼽힌다. 주요국 통화정책이 긴축의 끝자락에 도달하면서 금리 인하 전환 기대가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했다. 금리 하락은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할인율이 낮아질수록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글로벌 증시 전반에서 성장주 중심의 랠리가 나타난 배경에도 이러한 기대가 깔려 있다.코스피 역시 금리 피크아웃 이후 리레이팅 흐름이 반영되며 지수 상단이 열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상승이 경기민감주 순환이 아니라, 기술·성장 대형주 중심으로 진행된 것이 특징이다.이번 상승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단연 정부 정책이다. 최근 정부는 자본시장 활성화와 기업가치 제고를 핵심 과제로 내세우며 세제 지원, 주주환원 강화, 시장 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기조가 강화되면서 한국 시장의 만성적 저평가 요인,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가 커진 것도 투자심리 회복에 영향을 줬다.증권가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한국 시장을 다시 보기 시작한 배경에는 반도체뿐 아니라 기업 거버넌스 개선과 정책적 드라이브가 함께 작용했다”고 분석한다.관건은 실적 지속성·환율·정책 동력다만 코스피 5000을 바라보는 시각이 마냥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지수가 사상 최고치 구간에 들어서면서 밸류에이션 부담도 동시에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PER과 PBR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실적이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특히 단기간 급등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의 추격 매수까지 겹치며 과열 신호가 일부 포착되고 있다.향후 코스피 흐름을 좌우할 변수는 기업 실적, 환율, 정책 동력으로 압축된다. 반도체와 AI 업황 회복 기대가 실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경우 지수 상단은 한층 열릴 수 있다. 반면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 외국인 자금 유입이 둔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와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코스피 5000 이후 흐름을 결정할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코스피 5000 돌파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글로벌 유동성 환경 변화와 외국인 자금 복귀, 반도체·AI 실적 기대, 정부 정책이 맞물리며 한국 증시가 다시 한 번 재평가 국면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부담이 적지 않은 만큼, 향후 시장 방향은 실적 지속성과 정책 동력, 글로벌 변수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또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과정에서 순환매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도, 단기 과열 부담에 대한 경계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상승 탄력이 둔화되는 가운데서도 그간 소외됐던 업종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순환매 흐름이 나타나며 지수의 최고치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상승 파동이 강하게 전개될 경우 5600선 진입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현재 흐름이 중기 상승세의 마지막 국면일 수 있다”며 “5000~5450선까지 추가 상승 여력은 남아 있지만 이후에는 조정 국면 진입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 속도가 역사적으로도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코스피는 1월 21일까지 16.5% 상승해 2000년 이후 월간 기준 역대 4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이익 전망치 상향과 투자자 예탁금 증가가 맞물리며 상승 경로는 중기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다만 최 연구원은 “각종 지표가 과열 수준에 진입한 만큼 단기적인 속도 조절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추가 랠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현재의 과열 부담을 일정 부분 해소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코스피 5000은 달성 가능한 목표지만, 연이은 상승에 따른 단기 과열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며 “5000포인트 도달 이후 숨고르기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02.0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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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한 이너서클·골동품” 금융사 CEO 연임 저격…주주총회 무사히 넘길까

은행

금융당국이 금융사 지배구조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패한 이너서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골동품’ 발언에 더해, 금융감독원은 ‘지배구조 특별점검’에 나섰다. 금융지주 CEO 연임 관행을 둘러싼 문제 제기에, 금융사들은 오는 3월 주주총회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됐다.금융당국, 금융지주 지배구조 ‘대수술’ 예고금융당국은 금융지주의 현행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 대통령이 금융당국 업무보고 자리에서 금융권 CEO 연임 관행을 비판하며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지적한 이후, 지배구조 개선 논의에 불이 붙었다.지난 1월 5일에는 이찬진 원장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 관행을 겨냥해 “6년을 기다리다 보면 차세대 리더도 ‘골동품’이 된다”고 직격했다. 여기에 최근 금융감독원은 특별점검에 착수해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금감원은 지난 1월 23일 8개 금융지주에 대한 특별점검을 마무리했다. 이번 점검은 ▲CEO 승계 절차 ▲이사회 독립성 ▲사외이사 평가 체계 ▲이사회 집합적 정합성 등 지배구조 전반의 운영 실태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금융지주들은 점검 기간 동안 금감원이 요청한 사항을 취합해 보고서 형태로 제출했다.점검 결과는 지배구조 태스크포스(TF) 3차 회의에서 제도 개선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금융위원회(금융위)와 금감원은 매주 금융지주와 실무회의를 진행 중이다. 회의는 ▲CEO 선임 절차 ▲이사회 독립성 ▲성과보수 체계 등 3개 분과로 운영되고 있다.지난 1월 22일 열린 TF 2차 회의에서는 CEO 선임 절차와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방안이 논의됐다. 특히 CEO와 사외이사 간 임기 시차를 조정하는 임기 차등화, 시차임기제 등을 통해 무분별한 장기 연임을 견제하는 방안이 검토됐다.금융당국과 금융지주는 이번 논의를 통해 지배구조 모범관행 강화를 넘어 법 개정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배구조 모범관행은 2023년 12월 은행권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업계와 학계가 함께 마련했으며, 은행권은 2024년부터 모범관행을 이행하고 있다. 다만 모범관행은 금융회사 내규에만 적용돼 법적 구속력이 약하고, 당국 제재도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외부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는 등 논의를 거쳐 오는 3월까지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해 상반기까지 입법을 완료할 계획이다. 신한·우리·BNK, 회장 연임 불확실성 커져금융지주들은 살얼음판 분위기다. 신한금융·우리금융·BNK금융은 최종 회장 후보로 현 회장을 선임하며 연임을 가시화했다.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회장 선임 승인만을 남겨둔 상태지만, 당국이 지배구조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특히 BNK금융은 여러 논란 속에 최종 후보로 빈대인 현 회장을 낙점했다. 이 과정에서 라이프자산운용은 공개 주주서한을 통해 회장 선임 절차 중단을 요구했다. 지난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BNK금융 회장 후보자 등록 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BNK금융 이사회는 이러한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빈 회장의 연임을 최종 결정했다.통상 회장 후보가 결정되면 주주총회에서 선임 안건은 무난히 통과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이미 단독 후보를 확정한 금융지주들의 회장 연임 절차에도 일정 수준의 보완 요구가 뒤따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금융권 관계자는 “최종 후보 선정까지 마치고 3월 주주총회만 남겨두면 보통은 무난히 통과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엔 긴장감이 예년과 다르다”면서 “당국의 발표 내용을 주시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당국은 CEO 선임과 관련한 주주 권한 확대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차기 회장 최종 후보 선정을 주주총회 의결 사항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현재는 이사회가 최종 후보를 정하면 주주총회에서 선임 여부만 묻는 구조인데, 후보 자격을 부여하는 단계부터 주주 의사를 반영하겠다는 취지다.정치권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여당을 중심으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 또는 제도화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앞서 2022년 1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3명은 금융지주 대표이사의 연임을 1회로 제한하고 총 재임 기간을 6년으로 묶는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은 국회에서 계류되다 폐기됐다. 현행 지배구조법은 임원의 자격 요건만 규정할 뿐 대표이사의 연임 횟수나 임기에 관련한 규정은 없다. 금융당국도 문제의식을 분명히 하고 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TF 회의에서 “은행 지주회사는 주인 없는 회사의 특성을 갖고 있어 지주 회장의 선임 및 연임 과정에서 폐쇄성과 참호 구축 문제에 대한 비판이 지속 제기돼왔다”며 “나눠 먹기 식 지배구조에 안주함에 따라 영업 행태도 예대마진 중심의 기존의 낡은 영업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 실망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권 부위원장은 “CEO 선임 과정이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폐쇄적으로 운영된다는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누가 보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개방적·경쟁적 승계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며 “특히 CEO의 연임에 대해서는 주주의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2026.02.0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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