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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 받는 기업 되려면, ESG 이젠 이론 아닌 실전으로 [신지현의 ESG 수업]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장기 여행처럼
고객의 사랑 계속 받기 위한 비즈니스

 
 
오스테드(Ørsted) 풍력발전. [사진 오스테드]

오스테드(Ørsted) 풍력발전. [사진 오스테드]

대선 토론 후 급부상한 키워드는 단연 ‘RE100’이었다. 기업이 사용하는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는 RE100 캠페인에는 이미 애플·구글 등 수백 개의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전력을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은 분명 비용이 더 들어가는 일이다. 그런데 왜 기업들이 비용을 아끼는 것보다 더 쓰는 일에 앞장서서 참여하는 걸까? 그 배경에는 바로 환경·사회·기업지배구조(ESG)가 있다.  
 
ESG는 기업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달성하기 위한 세 가지 핵심 요소이며, 중장기 기업 가치에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거버넌스(Governance) 측면에서의 비재무적 지표를 말한다.  
 
세계 3대 자산운용사인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어드바이저의 벤저민 콜튼 스튜어드십팀 공동대표는 “ESG는 어떤 기업이 계속 사업을 해 나갈지, 어떻게 위험요소를 줄여나가는지 따져보는 고도의 투자 전략”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관계 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K-ESG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중소·중견 기업의 공급망 ESG 리스크 관리를 위해 나섰다. 공급망 실사 제도에 대한 대응 능력을 높이고, K-ESG 경영 지원 플랫폼을 마련해 중소·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ESG 경영과 평가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정부 종합 지원 허브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대기업과 정부가 나서서 ESG 경영을 견인하다 보니 중소·중견 기업과 스타트업, 사회적 경제기업 등에도 ESG에 대한 중요성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비즈니스 경영에 있어 ESG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됐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인지한 리더가 먼저 기업 내부에 ESG 경영 도입과 추진에 대한 요구를 하게 되는 상황이다.  
 
오스테드(Ørsted) 발전현황. [사진 오스테드]

오스테드(Ørsted) 발전현황. [사진 오스테드]

오스테드, ESG 통해 고성장 재생에너지 회사 탈바꿈  

ESG 경영 관점을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비즈니스 전환을 한 사례도 많다. 예를 들어 덴마크 국영 석유기업 동 에너지(Dong Energy)는 원래 북해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던 회사였다.  
 
그러나 2017년 석유 사업 부문을 전부 매각하고, 사명도 오스테드(Ørsted)로 바꾸며, 최근에는 풍력·태양열·스토리지 솔루션과 같은 고성장 재생에너지 회사로 탈바꿈했다. 과연 이 회사의 변신은 성공했을까? 2016년 270크로네(약 5만 원) 안팎이던 이 회사 주가는 4년 만에 3배 이상 오른 약 850크로네에 거래됐다.  
 
이런 비즈니스 전환 너머에는 ESG가 반영돼 있다. 기업이 비즈니스를 지속할 수 있도록 미래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는 것도 ESG 개념과 궤를 같이한다. 경영진이 미래를 내다보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ESG 담당자는 의견을 내야 하고, 현장의 실무자도 이를 염두에 둬야 한다.  
 
물론 단기적인 실천 과제들을 지속적으로 평가하며 개선해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중장기 전략이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적절한지도 판단해야 한다. 석탄 집중 에너지 회사에서 풍력·태양열·스토리지 솔루션 고성장 재생에너지 회사로 거듭난 오스테드처럼 현재 수익을 내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까지도 의심하고 재검토하여 장기적인 글로벌 흐름과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야 한다. 비록 그것이 단기적으로는 비용이 들어가거나 이익 상충이 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는 돌파구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ESG부터 챙겨야

ESG 경영을 설명할 때, 교육에 비유하곤 한다. 인간이 인간다워지기 위한 교육을 전인교육이라고 한다면, 입시를 위한 성적 향상도 간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아직 학벌의 영향이 큰 사회라면 말이다.  
 
ESG 경영이 사랑 받는 기업, 존경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 ‘지속가능 경영’을 하기 위한 장기적인 여정이라면, ESG 평가는 단기적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가이드나 지표라고 이해하면 된다.  
 
국어·영어·수학·과학 중 어느 과목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성적을 끌어올리려면 어떤 과목을 더 챙겨야 하는지 수학능력시험을 통해 평가해 보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입시를 위한 성적을 달성했다거나 혹은 좋은 대학에 합격했다고 해서 사랑 받는 인간, 존경 받는 인간이 되는 배움의 과정이 끝나는 것이 아닌 것처럼, ESG 평가를 잘 받았다고 해서 해당 기업이 지속적으로 고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일단은 학력 중심 사회의 잣대를 맞추기 위해 성적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다. ESG 측면에서는 투자, 대출, 조달 심사 및 정부 연구개발(R&D) 사업 기회에서 우선권을 가지거나 규제로부터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현재 우리 기업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비즈니스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우선적인 ESG 지표 위주로 계획 및 추진을 하는 것이 우선 돼야 할 것이다.
 
 
※ 필자는 맞춤형 정책 추천-신청 서비스 스타트업 웰로의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다. 자칭 ‘Sustainfluencer’(지속가능성을 위해 영향을 미치는 사람)으로 부르며 다국적 기업의 사회적책임(CSR)과 마케팅 분야에서 20년간 쌓은 경험을 토대로 ESG(환경·사회·기업지배구조)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저서로는 ‘한 권으로 끝내는 ESG 수업’이 있다.  
 

신지현 웰로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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