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최태원 회장도 평가받는다…SK, ‘이사회 멤버 역량 평가’ 도입 추진

이사회 경험·전문성·지식 등 보여주는 BSM 도입 검토
사외·사내이사 모두 평가대상…최 회장도 평가받을 듯
SK,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에 드라이브 걸어
블랙록 “SK, 투자 시장의 수혜자 될 수 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초청 경제인 정책대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SK의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 기조가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이사회 구성원의 역량을 다각적으로 평가하는 ‘이사회 역량 현황표(Board Skill Matrix ; BSM)’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해 온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의 지주회사 SK㈜는 이사회 구성원의 경험과 전문성, 지식 등을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이사회 역량 현황표(BSM)’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는 물론 사내이사도 평가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SK㈜의 사내이사인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평가를 받게 될 전망이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BSM을 통해 이사회의 역량은 물론 이사회 구성의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코카콜라·3M 등 많은 기업이 활용하고 있다.
 
BSM 도입은 SK㈜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면서 이사회 권한을 확대한 최태원 회장의 ESG 경영 강화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앞서 SK㈜ 지난 2019년 3월 사외이사를 포함해 등기이사는 누구나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도록 자격 요건을 강화했다. 이런 이유로 현재 SK㈜ 이사회 의장은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사외이사)이 맡고 있다.  
 
염재호 SK(주) 이사회 의장. [사진 SK그룹]
여기에 지난해 10월에는 이사회가 반드시 승인해야 하는 투자액 규모를 기존 자기자본의 1.5% 이상에서 1% 이상으로 강화하는 이사회 규정을 통과시켰다. SK㈜ 이사회가 심의하는 투자 규모가 2000억원 이상에서 1300억원 안팎으로 내려가면서 투자를 더욱 깐깐히 들여다보겠다는 이사회의 의지로 볼 수 있다.
 
바뀐 이사회 규정으로 투자가 무산된 사례도 있다. SK네트웍스는 1조원 규모의 매트리스업체 지누스를 인수하려고 했으나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최종 계약을 앞두고 무산됐다. 지난해 9월 SKC의 음극재 사업도 이사회에서 제동이 걸린 바 있다.
 
이사회의 권한을 강화하고 이사회 구성원들의 역량을 평가하고 공개하는 SK㈜의 행보는 국내 기업의 최대 약점인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최 회장은 “거버넌스 스토리의 핵심은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시장에 증명해 장기적인 신뢰를 끌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화면 왼쪽)이 지난 16일 오후 열린 SK그룹 사외이사-블랙록 화상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SK]
SK㈜의 변화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지난 16일, SK그룹 주요 관계사 사외이사 30명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원신보 아시아지역 총괄 투자 스튜어드십 본부장과 ESG 경영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원신보 본부장은 “최태원 회장이 예전부터 강조해온 사회적 가치 추구 경영이 ESG와 궤가 같다”며 SK의 ESG 경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ESG 경영 기업으로 돈이 이동하는 것이 최근 투자 시장의 주요한 흐름”이라며 “SK 이사회에서 투자자들이 중시하는 G(지배구조) 리스크를 E(환경)와 S(사회)만큼 잘 관리하면서 시장과 신뢰를 쌓아간다면 SK가 투자 시장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K㈜ 이사회는 지속적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 인사평가와 보상까지 진행하며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염재호 SK㈜ 이사회 의장도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CEO에 대한 인사평가는 이제 시작으로 SK그룹의 이사회 중심 경영은 계속 진화할 거라고 보면 된다”며 “외국의 기업을 보면, 차기 CEO를 양성하는 ‘석 세션 플랜(Succession plan·승계계획)’이 이사회의 책임이기도 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한국축구 40년만에 올림픽 좌절…홍준표, 한국축협회에 또 ‘쓴 소리’

2민희진 ‘노예 계약’ 주장에 하이브 반박 “논의 촉발, 보상 규모다”

3‘빅5’ 병원 ‘주 1회 셧다운’ 예고…환자들 “사직의사 명단 공개하라”

4尹대통령-이재명 29일 첫 회담…“국정 현안 푸는 계기되길”

5이부진 표 K-미소…인천공항 온 외국 관광객에게 ‘활짝’

6목동14단지, 60층 초고층으로...5007가구 공급

7시프트업, ‘니케’ 역주행 이어 ‘스텔라 블레이드' 출시

8데브시스터즈 ‘쿠키런: 모험의 탑’, 6월 26일 출시 확정

9‘보안칩 팹리스’ ICTK, 코스닥 상장 도전…“전 세계 통신기기 안전 이끌 것”

실시간 뉴스

1한국축구 40년만에 올림픽 좌절…홍준표, 한국축협회에 또 ‘쓴 소리’

2민희진 ‘노예 계약’ 주장에 하이브 반박 “논의 촉발, 보상 규모다”

3‘빅5’ 병원 ‘주 1회 셧다운’ 예고…환자들 “사직의사 명단 공개하라”

4尹대통령-이재명 29일 첫 회담…“국정 현안 푸는 계기되길”

5이부진 표 K-미소…인천공항 온 외국 관광객에게 ‘활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