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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 한진칼 지분 인수…못 이룬 항공업 진출로 시너지 낼까

경영참여 보다는 단순투자 목적
“포스트 코로나 이후 항공업 관련 좋아질 것”

 
 
호반건설 사옥. [사진 호반건설]

호반건설 사옥. [사진 호반건설]

 
호반건설이 사모펀드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 전량을 인수한 가운데, 그 배경과 앞으로의 행보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반건설 측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항공업이 부상할 것으로 보고 투자에 나섰다”며 경영참여 가능성에 대한 업계 시선에는 선을 그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 940만주(지분 13.97%) 전량을 5640억원에 취득했다. 향후 콜옵션을 포함해 총 지분율을 17.43%까지 늘릴 수 있다.
 
이로써 호반건설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및 특수관계인(20.93%)에 이은 한진칼의 2대 주주에 오르게 됐다. 이밖에 한진칼 주요 주주는 반도건설(17.02%)과 델타항공(13.21%), 한국산업은행(10.58%) 등이다.  
 

경영참여 가능성은?…조원태 회장 백기사에 무게  

호반건설은 지분 인수 배경을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경영 참여에 나설지에 주목했다. KCGI가 지난 2018년 한진칼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로 올라선 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바 있기 때문이다. KCGI는 반도건설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한진칼 지분율 2.59%)과 이른바 ‘3자 연합’을 결성해 조 회장과 대립각을 보여왔다.  
 
하지만 2020년 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에서 산업은행이 한진칼 주요 주주로 올라섰고, 조 회장을 지지하면서 3자 연합에도 균열이 생겼다. 지난해 4월에는 한진칼 3자 연합도 해체됐다.  
 
재계에서는 호반건설의 이번 KCGI 지분 인수가 조 회장의 백기사가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과거 호반건설이 대주주를 상대로 경쟁적으로 지분을 인수하며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전력이 없다는 점에서다. 또한 기존 주주이자 동종업계인 반도건설과 사전 협의는 없었다는 전언이다. 호반건설이 오히려 조 회장 측에 사전 지분매입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아직 남은 상황이다. KCGI가 앞서 ‘지분 매각 시 견제 세력에 넘길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이 자금력을 앞세워 한진그룹 경영권을 노리고 지분을 추가 매입할 가능성도 예상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항공업 성장 기대”

 다만 현재 상황에서는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호반건설이 항공업 진출을 통한 시너지를 노리는 게 유력한 상황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성사되면 호반건설 입장에서는 대한민국에서는 유일한 항공사의 지분을 갖게 된다. 만약 양사의 결합이 무산되더라도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한공 지주사 한진칼의 지분을 인수했으니 손해 볼 게 없다는 시각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 8조7534억원, 영업이익 1조4644억원, 순이익 638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또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사가 보유한 저비용항공사(LCC) 3곳 중 한 곳을 인수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한진칼은 진에어를,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양사 통합 시 통합 LCC를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고, 통합 LCC가 불발되더라도 일부 LCC 인수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미 호반건설은 아시아나항공인수에 뛰어든 바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 2015년 아시아나항공을 거느린 금호산업 인수전에 나섰으나 채권단의 거부로 인수 시도가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아시아나항공 매각에서도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 참여 당시에 “건설업과 항공업이 만나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인수 의지를 보였었다. 호반건설은 지난 2018년 리솜리조트, 2019년 덕평CC와 서서울CC를 인수하면서 종합 레저기업으로 기반을 넓혔다. 항공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 기반이 마련돼 있다는 평가다.  
 
풍부한 자금 여력을 바탕으로 사세를 확장 중인 호반건설 입장에서는 전통적인 재벌 산업으로 불리는 항공업 진출로 재계에서의 위상상승도 노려볼 만하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가 머지않은 지금 항공산업이 다시 좋아질 것으로 판단해 투자했다”며 “투자처를 찾고 있던 가운데 한진칼은 매력적인 M&A 대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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