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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로'…HDC현산, 한 달에 1개씩 시공권 잃어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시공권 배제·해지만 3곳
영업정지·등록말소 등의 행정처분 거론되며 계약 해지 요구 빗발쳐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모습. [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모습. [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의 시공사 계약해지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광주에서 벌어진 두 번의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우려가 깊어진 데다 영업 정지, 등록 말소 등의 행정처분이 거론되면서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 이후 HDC현산은 총 3곳의 사업장에서 시공권을 박탈당했다.
 
지난 8일 HDC현산은 유토개발2차와 2018년 11월 체결한 대전 도안 아이파크시티 2차(대전 도안 2-2지구) 신축공사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해지 금액은 약 1조971억 규모로 지난 2017년 매출액 대비 20.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HDC현산은 “도급계약 해지에 대한 법률 검토 후 대응 예정”이라며 “토지 가등기 등 기투입비용 회수를 위한 채권 확보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앞서 HDC현산은 지난 2월 광주 운암3단지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요구를 수용해 사업 시공과 브랜드 적용에서 빠졌고, 지난 3월에는 경기도 광명11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에서도 제외됐다.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한 달에 1개씩 시공권을 잃은 셈이다.

 

커지는 시공권 박탈 요구

시공권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사고 직후 조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아파트 붕괴 사고의 원인이 부실시공으로 인한 ‘인재’임이 드러나면서 시공사 해지 요구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부산 시민공원3구역 재개발조합은 HDC현산과의 도급 계약 해지를 위한 총회를 오는 5월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 최대규모의 재건축이라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조합도 지난 4일 서울시에 HDC현산을 시공사업단에서 제외하도록 권고해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사 현장에서 HDC현산의 관리부실로 시공 중인 건물 지하 PC구조체에 심각한 균열과 바닥 처짐이 발생했다는 것이 재건축조합의 주장이다.
 
경기도 안양시의 뉴타운맨션삼호아파트 재건축 조합도 오는 21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 재선정을 논의한다. 이곳은 지난 2016년 HDC현산·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HDC현산이 역대급 조건을 내세워 수주한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으로 해당 조합에서 역차별을 당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사업지는 현재 이주까지 마친 상태다. 이뿐만 아니라 서울시 노원구 상계1구역은 오는 14일 총회를 통해 HDC현산 시공사 본계약에 대한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시 동대문구 이문3구역, 수원시 영통2구역에서도 HDC현산을 시공사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정지, 등록말소 거론으로 불안감 커지는 HDC현산

이런 현상은 부실시공으로 인한 안전 우려가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게다가 HDC현산의 영업정지, 등록말소 등의 행정처분이 거론되면서 미래 불확실성으로 인한 불안감도 이유 중 하나로 풀이된다. 행정처분을 받기 전 도급계약을 체결했거나 관계 법령에 따라 인허가 등을 받아 착공한 건설공사의 경우에는 계속 시공할 수 있지만, 시공을 맡긴 조합원들의 불안감을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30일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와 관련해 HDC현산에 건설산업기본법(건산법) 82조 위반으로 오는 18일부터 8개월간 영업을 정지시키는 행정처분을 내렸다. 처분 사유는 해체계획서와 다르게 시공해 구조물 붕괴 원인을 제공한 점과 현장 관리·감독 위반이며 건산법에서 정한 가장 무거운 중징계가 내려졌다.
 
서울 송파구의 한 재건축 아파트 공사장에 'HDC'와 'IPARK(아이파크)' 글자가 테이프로 가려져 있다.[연합뉴스]

서울 송파구의 한 재건축 아파트 공사장에 'HDC'와 'IPARK(아이파크)' 글자가 테이프로 가려져 있다.[연합뉴스]

건산법 82조는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부실하게 시공함으로써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발생시켜 건설공사 참여자가 5명 이상 사망한 경우’ 최장 1년의 영업정지를 내릴 수 있다. 건설 근로자가 아닌 주변의 버스 승객이 사망으로 ‘일반 공중에 인명 피해를 끼친 경우’에는 해당 기업에 내릴 수 있는 영업정지 기간은 최장 8개월까지다.
 
문제는 지난 1월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에 대한 행정처분은 내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서 국토부는 HDC현산에 건산법 83조의 최고 수위인 등록말소 처분을 내려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했다. 건산법 83조는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해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일으켜 공중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 1년 이내 영업정지나 등록말소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 하반기 중으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에 대한 행정처분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김두현 기자 kim.doo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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