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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부진했는데’…드릴십 매각에 반전 노리는 삼성重

악성 재고 처분에 흑자 전환 기대감…7년 적자 끊을까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드릴십. [사진 삼성중공업]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수주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중공업이 이른바 ‘악성 재고’로 꼽힌 드릴십 매각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적자 행진을 이어오던 삼성중공업이 적자 행진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5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이날 현재까지 올해 수주 목표의 30%를 채우지 못한 상태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등 다른 국내 대형 조선업체가 수주 목표의 50% 안팎을 달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진한 성적표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삼성중공업이 올해를 끝으로 적자 행진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란 기대감이 많다. 수천억원의 재고손실로 집계돼온 드릴십 매각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어 드릴십 4척 매각을 위해 큐리어스 크레테 기관전용사모투자 합자회사(이하PEF)에 590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PEF는 삼성중공업과 국내 다수의 투자기관이 참여하는 펀드로, 총 1조7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5월 중 출범 예정이다. PEF가 삼성중공업의 드릴십을 매입하고 시장에 재매각해 매각 수익을 출자 비율 및 약정된 투자수익률에 따라 투자자들에 배분하는 방식이다.
 
삼성중공업 측은 “현재 보유 중인 드릴십은 총 5척인데 이 가운데 이탈리아 사이펨 측이 용선(매각 옵션 포함) 중인 1척을 제외한 4척을 매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유럽 지역 시추 선사와 조건부 매각 계약을 체결한 드릴십 1척에 대한 권리도 매각 대상에 포함된다. 흑자 전환의 걸림돌로 작용해온 드릴십을 사실상 모두 매각한 것이다.  
 

‘올해는 다르다’…실적 개선 시동 거는 삼성重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째 적자 행진 중인 삼성중공업이 내년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323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조원을 넘어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흑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중공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해양플랜트 분야 역시 분위기가 좋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발표한 해외 경제 포커스에서 주요 기관이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연평균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양플랜트는 바다에 매장돼 있는 석유‧가스 등의 자원을 발굴‧시추‧생산하는 설비를 말하는데, 저유가 시절에 명맥이 끊겼던 분야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그간 중단됐던 대규모 해양플랜트 프로젝트가 재개되는 것은 물론 신규 발주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삼성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삼성전자도 위기 때마다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중공업이 2016년, 2018년, 2021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조 단위 유상증자를 단행할 당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삼성중공업이 삼성전자의 평택반도체 건설 공사 일부를1901억원에 수주했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물론 악재도 있다. 철강업계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은 변수다. 조선용 후판 가격에 따라 선박 건조의 수익성이 결정되는 구조라, 올해 상반기에도 후판 가격이 오를 경우 수익성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후판 가격 인상 등의 여파로 삼성중공업은 372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떠안은 바 있다. 여기에 조선업 호황으로 선박 건조 현장에서 인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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