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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명품 플랫폼 시장…‘머·트·발’ 중 최종승자는 누구?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 1조원 돌파
명품앱 빅3 ‘머·트·발’ 합산 거래액 1조원 수준
가격 경쟁력, 로열티 높은 고객 확보가 관건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 증가한 약 1조7475억원을 기록했다. [사진 각 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온라인 명품 플랫폼의 성장세는 무서웠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7.2% 증가한 약 1조7475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명품 시장에서 온라인 거래가 차지한 비중은 10.6%로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나타냈다.
 
최근 명품 플랫폼들은 특정 카테고리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버티컬 커머스’로 영역을 확장해 소비자의 니즈를 전략적으로 공략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절대 강자가 없어 ‘춘추전국시대’라 불리고 있는 상황에서 머스티잇, 트렌비, 발란 외에 캐치패션, 구하다 등의 후발주자도 속속 등장하며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머·트·발’ 거래액·MAU 증가세…톱스타 광고 효과 ‘톡톡’

업계에 따르면 머·트·발 3사는 지난해 회사별로 80억원 이상의 광고 마케팅비를 지출했다. [사진 발란]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가 명품 3대장으로 불린다면 온라인 명품 플랫폼 업계에서는 ‘머·트·발(머스트잇·트렌비·발란)’이 ‘빅3’로 잘 알려져 있다. 다양한 후발주자들의 등장에도 이미 3사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압도적이라 판도를 뒤집기는 어렵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이들의 2020년 합산 거래액은 40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1조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머스트잇 거래액은 지난해 3500억원, 발란은 3150억원을 기록했다. 트렌비도 다른 업체들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머·트·발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3사 중 1위를 차지한 곳은 트렌비였다. 트렌비의 MAU는 78만8678명으로 발란(57만4742명)과 머스트잇(31만796명)을 앞질렀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해 올해 2월 MAU는 트렌비와 발란이 약 7배, 머스트잇은 약 3배 성장했다.
 
명품 온라인 플랫폼 MAU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이유는 유명 연예인이 모델로 나서며 인지도가 급격히 올라갔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머·트·발 3사는 지난해 회사별로 80억원 이상의 광고마케팅비를 지출했다. 지난해 8월 머스트잇이 배우 주지훈을 모델로 첫 TV 광고를 내보낸데 이어 트렌비가 9월에 김희애를, 발란이 10월 김혜수를 모델로 내세워 TV 광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톱스타들이 등장하는 광고의 파급력은 생각보다 더 컸다. 머스트잇은 주지훈이 출연한 TV 광고를 노출시킨 이후 신규 유입 고객이 66% 늘었고, 한 달간 거래액은 320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월평균 거래액이었던 21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발란은 김혜수가 출연하는 광고가 노출된 지난해 10월 이후 석 달간 거래액이 2000억원을 넘어서 전년 동기 대비 766%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3150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거래가 이 기간 집중된 것이다. 트렌비도 김희애를 앞세운 광고를 시작한 이후 지난해 11~12월 거래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 기간에만 2020년 연간 거래액(1080억원)에 달하는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로열티’ 높은 고객 확보, 강점 극대화 해야

업계는 명품 플랫폼 춘추전국시대에서 거래액과 이용자 수 규모를 기반으로 ‘로열티’가 높은 고객을 많이 보유하는 업체가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명품 쇼핑 앱의 특징 중 하나는 같은 업종 내 중복 사용률이 타 업종보다 낮다. 이 때문에 플랫폼끼리의 공존이 어려워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머·트·발끼리의 경쟁도 주목거리지만 현재 명품 플랫폼 업계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최근 일어난 무신사 ‘가품 논란’으로 소비자 불신이 확대돼 제품 검증 능력과 플랫폼 신뢰도도 이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이 논란은 지난 1월 한 소비자가 무신사에서 구매한 명품 티셔츠를 크림에 되팔면서 시작돼 긴 공방 끝에 무신사가 판매한 티셔츠가 최종 가품으로 결론났다. 지난해 시작한 ‘무신사 부띠크’ 명품 판매 사업의 타격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현재 SSG닷컴과 롯데온, 한화그룹 등 전통 유통 강자들과 네이버, 카카오 등의 플랫폼들도 명품 카테고리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사진 화면캡쳐]
 
무신사 외에도 명품 판매에 뛰어든 오픈마켓과 버티컬 커머스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명품 플랫폼들에게 압박으로 다가온다. 현재 SSG닷컴과 롯데온, 한화그룹 등 전통 유통 강자들과 네이버, 카카오 등의 플랫폼들도 명품 카테고리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명품 플랫폼만의 강력한 전략이 필요할 전망이다.  
 
명품 플랫폼만의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를 한 곳에서 쇼핑하고, 원하는 상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편의성까지 갖춰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삼성카드가 자사 회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명품 플랫폼 선호 이유’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격이 저렴해서’라는 답변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정품 여부 검증이 잘 돼서’, ‘브랜드와 상품이 다양해서’, ‘배송이 편리해서’라는 답변이 많았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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