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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장악력’ 커진 3세 김동관, 대외 행보로 그룹 내 입지 굳히나

바이든 방한 당시 그룹 대표해 참석
기업인 유일 다보스 특사단에 참여
37조원 투자 계획에 담당 사업 대부분
성과 내면 경영권 승계에 속도 붙을 듯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가 지난해 5월 '더 푸르른 지구를 위한 저탄소 에너지 해법'을 주제로 열린 '2021 PG4 서울 정상회의' 에너지 세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한화솔루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의 경영 승계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부친을 대신해 공식 행사에 꾸준히 모습을 드러내며 한껏 커진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3월에는 그룹의 실질적 지주사인 ㈜한화의 사내이사로 참여하면서 그룹 내 장악력은 더욱 높아진 모습이다. 재계에서는 곧 ‘김동관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다보스 특사단’까지  

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올해 기업인으로 유일하게 윤석열 대통령이 파견한 ‘다보스 특사단’에 참여해 ‘민간 외교관’ 활동을 펼쳤다.
 
지난 23일부터 나흘간 이어진 다보스포럼에서 김 사장은 특사단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에너지·국제관계 전문가 중 한 명인 대니얼 예긴(Daniel Yergin) S&P 글로벌 부회장을 만났다.
 
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기간에도 한화를 대표해 자리에 참석했다. 김 사장은 지난 21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김 회장을 대신해 참석했다. 같은 날 오후에 진행된 바이든 대통령 환영 만찬에도 참여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지나 레이몬도(Gina Raimondo) 미국 상무부 장관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기업인들과 함께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특히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김 사장은 태양광 사업에 대한 한·미 경제 협력 강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한·미 국민에게 양질의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탄소 발자국이 낮고 투명성이 보장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양국의 경제·기술 동맹을 태양광 분야까지 확대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지나 레이몬도 미 상무장관은 “협력 강화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한미 경제협력이 반도체와 원전에 이어 태양광 부문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10여 년 전부터 미국 태양광 시장에 제품을 공급해왔다. 특히 2019년 1월부터는 미국 조지아주 달튼시에 1.7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가동해, 미국 내수 시장 판매를 확대했다. 달튼시에 자리한 공장은 미국 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올해 초에는 미국 폴리실리콘 기업 ‘REC실리콘’을 인수하는 등 ‘태양광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미국 모듈 생산 라인에 2000억원을 투자해 1.4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후계자 입지 공고히…성과 앞세워 한화 이끌까  

한화를 대표해 김 사장이 부친 대신 전면에 나서는 모습이 자주 연출되면서 재계에서는 ‘김동관 경영 승계’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대외적으로 사실상 후계자 입지가 공고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의 주력 회사인 한화솔루션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 사장은 우주·항공사업을 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내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 20%를 보유한 쎄트렉아이의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한화의 등기 임원에 선임되면서 그룹 경영의 주요 현안에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룹의 우주 사업 총괄 조직인 ‘스페이스허브’를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다보스 특사단으로 참여한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왼쪽에서 세 번째)의 발언을 대니얼 예긴(Daniel Yergin) S&P글로벌 부회장(오른쪽에서 첫 번째)이 듣고 있는 모습. [사진 한화]
최근 발표한 37조6000억원의 그룹 투자 계획도 김 사장이 맡고 있는 사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그룹이 그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다. 대부분의 투자 금액이 태양광 사업을 포함한 에너지 사업과 방산 및 항공우주 분야에 배정돼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제 김 사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사업에서 성과를 낼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1981년 창업주이자 아버지인 김종희 회장이 갑자기 별세하자 29세의 젊은 나이에 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당시 한국화약그룹의 총매출액은 1조1079억원이었다. 40여 년이 흐른 지난해 한화그룹의 연결 기준 매출은 52조8360억원, 영업이익은 2조9278억원을 기록했다. 김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을 앞세워 다수의 인수합병(M&A)과 사업 다각화를 통한 결실이었다.  
 
불과 29세 나이에 경영권을 승계받아 비약적으로 그룹을 성장시킨 부친의 성과에 비견할 만한 실력을 증명해낼 수 있을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허인회 기자 heo.inho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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