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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검사 출신 금감원장 도마 위에 '은행' 오른다

[尹 정부 금융 인사] ① 신임 금감원장 취임 후 금융권 긴장감 고조
윤 대통령, 검사 출신 금감원장 비판에 “적임자”라며 두둔
내부통제 강화 마련, 원장 취임 후 첫 시험대로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이 8일 여의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이 8일 여의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장에 첫 검찰 출신으로 이복현 신임 원장이 취임하면서 은행권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은행권에서 직원들의 거액 횡령 사건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잦은 횡령 사건을 두고 정부와 정치권에선 개인의 일탈이 아닌 내부통제시스템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신임 금감원장 입장에선 은행권의 내부통제 강화 마련이 취임 후 첫 시험대가 됐다는 분석이다.
 

이 신임 원장이 던진 화두 ‘불법 근절’

9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7일 이 신임 금감원장이 취임식을 통해 내놓은 감독당국의 방향성은 ‘불법적 행위 근절’을 통한 금융시장 신뢰 마련이었다. 그는 당일 오후 금감원 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어렵고 중요한 시기에 중책 맡아 무거운 책임감 느낀다”면서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종전과 같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 원장은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은 시장 질서에 대한 참여자들의 신뢰를 제고시켜 종국적으로는 금융시장 활성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규제와 관련해서는 지난 8일 금감원 기자실을 들러 “금융산업 특성상 규제 자체가 아예 사라질 수 없는 것”이라며 “어떻게 합리화하고 더 예측 가능하게 할지, 피감 기관들과 관계를 서비스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불편을 없게 하려는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 원장의 금감원장 선임에 대해 적극적으로 두둔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원장에 대해 “경제학과 회계학을 전공한 사람이고, 오랜 세월 금융수사 활동 과정에서 금감원과의 협업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며 “적임자라고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금감원장 자리를 “법적 기준을 통한 예측 가능한 일을 해야 하는 곳”이라며 “법 집행을 다루는 사람들이 역량을 발휘하기에 아주 적절한 자리라고 생각해왔다”고 설명했다.
 

은행 횡령사건에 정치권까지 “금융사·당국의 책임”

서울시내 한 건물 내 현금인출기. [사진 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건물 내 현금인출기. [사진 연합뉴스]

이 때문에 은행업계에선 현재도 금감원의 감독과 조사의 권한이 막강한데 대통령과 신임 금감원장의 발언 등으로 감독당국의 조사가 더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올해 크고 작은 횡령사건이 터지면서 내부통제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우리은행에서는 직원 한 명이 약 614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하며 현재 재판에 넘겨졌고, 이 외에도 신한은행,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등에서 횡령이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통계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5월까지 금융권에서 횡령을 한 임직원은 174명으로 횡령 규모는 1091억8260만원에 달했다. 이 중 환수금액 회수율 11.6%에 불과했다. 이 기간 횡령금액 규모는 업권별로 ▶은행 808억3410만원 ▶저축은행 146억8040만원 ▶증권 86억9600만원 ▶보험 47억1600만원 ▶카드 2억5600만원 순으로 많았다.
 
정부와 정치권은 금융권 횡령 사건이 개인의 일탈이 아닌 은행 시스템의 문제와 당국의 감독 기능 부재로 지적하고 있다. 강 의원은 “최근 횡령액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은 금융위와 금감원의 기능이 부재함을 보여준다”며 “제대로 된 금융감독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잇따른 횡령사건으로 인해 110개 국정과제에 ‘내부통제제도 개선’을 제시하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 그치지 않고 금융사에까지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금감원 내부에도 긴장감 돈다

금융감독원 [사진 중앙포토]

금융감독원 [사진 중앙포토]

은행만 아니라 금감원 내부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6여년 동안 11번에 달하는 우리은행 종합검사 및 부문 검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범행을 포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은행권 일각에선 “금감원의 종합검사는 형식적인 부분이 많다”는 지적과 함께 “종합검사 시 금감원 요구 자료를 빠짐없이 전달해야 한다. 강도 높은 조사에서도 횡령을 막지 못한 부분에서 금감원도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이유로 정은보 전 금감원장도 “감독당국의 검사과정에서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 신임 원장이 검사 출신이라는 비판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 것도 최근 은행 횡령사건의 충격이 그만큼 컸던 것”이라며 “재계 저승사자로 불린데다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인사가 금감원장에 오르면서 업계에 긴장감이 도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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