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상승 이끌 업종은 조선·바이오株 [이종우 증시 맥짚기]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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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상승 이끌 업종은 조선·바이오株 [이종우 증시 맥짚기]

주가하락과 장단기 금리차 줄어 경기침체 확률 높아
반등 때엔 낙폭 컸던 대형주→테마주로 옮겨갈 듯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사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연착륙 확률은 10%도 채 되지 않는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경기 둔화 우려의 단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제공했다. 지난달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하향 조정된 경제 전망치를 내놨다. 지난해 12월 4.0%와 2.2%였던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3월에 2.8%와 2.2%로 하향 조정되더니 지난달에는 1.7%로 떨어졌다. 
 
현재 상황은 전망만큼 나쁘지 않다. 1분기 미국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개인 소비와 투자는 직전 분기보다 2.7%, 2.3% 늘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경기를 총괄한 선진국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여전히 50위다. 5월 미국의 산업생산이 5.8% 증가했고,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도 4.5% 늘었다. 산업생산과 고용지표에서는 경기침체 징후가 관찰되지 않는 것이다. 실물 지표만 보면 지금 미국 경제는 중국과 무역분쟁이 한창이던 2018~2019년보다 낫다.
 
미국 실물 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건 이연 소비 덕분이다. 코로나19 기간 미국 가계는 재난지원금과 실업급여를 통해 정부로부터 많은 자금 지원을 받았다. 이 중 일부를 쓰지 않고 비축해 미국과 유럽 가계의 저축률이 20% 중반까지 상승했다. 코로나19 기간 중 가장 공격적인 지원이 이루어진 미국은 2년 동안 가계 저축이 4조5000억달러가 늘어났을 정도다. 이렇게 늘어난 저축이 소비의 하단을 지지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와중에 구입하지 못했던 서비스를 사려는 이연 소비도 작동하고 있다.  
 
문제는 금융변수다.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고, 장단기 금리차도 줄어 경기침체 확률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물가 상승압력이 커 당분간 장단기 금리차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5월에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8.6%를 기록한 이후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다. 올해 남아있는 4차례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올릴 경우 연말에 기준금리가 3.0%를 넘을 수 있다. 이 상태가 되면 미국의 장단기금리차는 더 줄어들 것이다. 미국 경제가 침체국면에 빠질지 아니면 단순 경기 둔화로 끝날지는 금리 인상 압박 속에서도 견고함을 유지하고 있는 소비와 투자가 얼마나 더 버텨내 주느냐에 달려 있다.  
 

6월 주가하락은 경기 침체 반영돼 

 
경기가 둔화되면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까? 당연한 얘기지만 경기 둔화 정도와 직전 상승 폭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1980년 이후 미국은 여섯 번의 경기 침체를 경험했다. 2000년 이전 세 번의 침체 때에는 주가 하락률이 20%를 넘지 않았다. 반면 2000년 이후 세 번의 침체는 클 경우 45%, 작아도 30% 가까이 주가가 하락했다. 2000년 이후 주가 하락이 컸던 건 경기 둔화에 다른 요인이 겹쳤기 때문이다. 2000년은 IT버블 붕괴, 2008년은 금융위기, 그리고 2020년은 코로나19로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이런 사실을 감안하면 앞으로 주가는 위기에 준하는 사태가 발생하느냐 아니냐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는 경기 둔화 폭이다. 2018년에 코스피가 고점 대비 26% 하락했다. 경기 둔화로 기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결과다. 주가가 하락했지만 이전보다 조정 폭이 크지 않았다. 경기 둔화로 주가가 하락한 1990~1992년의 경우 코스피가 고점에서 55%나 떨어졌다. 1990년은 4년간의 호황이 끝나고 경기가 둔화되는 때여서 영향이 컸던 반면, 2018년은 직전 경기 확장이 크지 않아 하락이 제한적이었다.
 
6월에 코스피가 크게 떨어진 건 위기에 준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경기 둔화 폭이 클 거란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2009년에 저금리가 시작됐고 지난해까지 햇수로 13년간 이어진 셈이다. 중간에 2년 정도 금리를 올렸지만, 인상 형태가 한번 올리고 오랜 시간 관찰했다가 다시 올리는 느린 대응이었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았다. 지금은 다르다. 인상 속도가 빠르고 폭도 크다. 반면 경제 주체의 금리 대응력은 대단히 낮다. 자산 가격도 높아 금리 인상이 위기의 단초가 되는 게 아닌가 의심하는 게 당연하다.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를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주식시장이 예측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호재든 악재든 발생 초기에 영향력을 최대로 반영했다가 이후 수정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이런 주식시장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이번 주가하락 때 경기 침체가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보는 게 맞다. 최대치가 반영된 만큼 앞으로 악재에 대한 반응은 약해질 것이다.  
 

투자심리 위축이 주가 상승 짓눌러  

 
2011년 이후 코스피는 2000선을 유지해 왔다. 코로나19 발생 직후 1450까지 내려갔었지만 이는 심리적 쇼크에 의한 과민 반응에 지나지 않는다. 10년 넘게 주식시장이 특정 지수를 중심으로 움직였다는 건 우리 시장의 본질적 가치가 그 지수대 부근에서 형성돼 있다는 의미가 된다. 코스피가 2300 밑으로 내려오면서 주가와 본질적 가치 사이에 차이가 거의 없는 상태가 됐다. 경기가 크게 둔화돼도 주가 하락은 크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주가가 크게 하락한 후 반등할 때에는 낙폭이 컸던 종목 순서로 주가가 오른다. 이번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대형주 중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하락이 컸다. 카카오나 게임주가 더 크게 떨어지긴 했지만, 이들은 평가의 잣대가 다시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적절한 투자 대상이 되지 못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중심이 테마주로 옮겨올 것이다. 이미 몇 개 테마가 만들어졌다. 주가가 하락하는 와중에도 조선과 바이오 주식은 상승했다. 이 다음 상승을 이끌 주자가 될 수 있다는 암시로 해석된다. 
 
주식시장을 분석하는 방법은 계속 변한다. 처음에는 지식이 중요하다. 경제 상황에 대한 분석과 기업의 가치를 따지는 일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단계를 지나면 경험이 중요해진다. 과거 비슷한 사례를 찾고, 그때 주가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따진다. 과거와 주변 상황이 다르고 여건이 바뀌기 때문에 사람들의 행동도 달라지지만, 인간의 욕망이 비슷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미래를 예측하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마지막은 심리에 대한 탐구다. 인간 행동에 대한 분석으로 볼 수 있는데, 투자의사 결정이 내려지는 심리적 근거를 찾는 작업이다.
 
지금 중요한 건 지식과 경험이 아니다. 지식과 경험상 주가가 더는 크게 하락하기 힘든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남은 건 심리다. 하락 와중에 투자 심리가 크게 훼손돼 주식시장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직후 같은 극적 전환이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박스권을 거치면서 투자 심리를 바꾸는 작업이 완성될 거로 보인다. 주가가 전환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이종우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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